+ 나와 스타워즈.2 : ep.2)클론의 습격
+ 나와 스타워즈.3 : ep.4)새로운 희망
+ 나와 스타워즈.4 : ep.5)제국의 역습
+ 나와 스타워즈.5 : ep.6)제다이의 귀환
+ 나와 스타워즈.6 : 남은 여러 조각들

- 최근 20세기 폭스사 로고 보다 조금 낡은 듯한 영상의 로고가 쿵짝 거린다. 이어서 푸른빛 발광의 루카스아츠가 빛나고, 모두가 기억하는 [아주 먼 옛날, 아주 먼 은하계에서...]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스타워즈의 6번째 이야기이자 3번째 단락이 시작된다. 이 날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여전히 벅찬 존 윌리암스의 테마가 펼쳐지고...
- 공화국 어택 크루저의 거대한 삼각형 외형이 등장할 때부터 탄식이 나온다. 이미 [에피.2]에서 '제국의 탄생과 제다이의 몰락'을 예고하는 분위기는 있어왔지만, 전쟁의 한 가운데 타이 파이터의 프로토타입을 몰며 전장을 오가는 두 제다이를 보자니 내 가슴도 답답해져 왔다. 게다가 엑스윙 파이터를 연상케하는 파이터를 몰고 있는 - 장고 펫의 얼굴을 한! - 클론 트루퍼 파일럿을 보아하니 이런 감정은 더해 오고...
- 그런 가운데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등장인물(?)인 R2D2의 활약이 웃음짓게 만든다. 버즈 드로이드들을 전기로 구워내고, 점핑을 하고, 이런 그런 가운데 슈퍼 배틀 드로이드는 발로 한번 걷어차는구나=_=;
이 와중에 분리주의자와 드로이드 부대, 무역연합이 다스 군주의 손놀림에 놀아나고 있다. 그는 의도적으로 공화국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모든 일들을 뒤에서 획책하고 있었고, 그 시나리오 안에서 다스의 우수한 혈통을 이었던 카운트 두크 마저 라이트 세이버 가위=_=;에 싹둑, 제너럴 그리버스는 허약한 호흡기관과 내장이 활활 타오른다.
- 그러고보니 기대 인물(!)이었던 제너럴 그리버스의 유일한 장기는 36계였구나. 이것이 못내 안타깝지만, [클론 워즈]에서 우수한 활약을 보였던 숱한 제다이들과 시스들은 이 한편 안에서는 자신들의 버거운 활약상을 미처 보여주지 못하고 산화한다. [에피.3]는 일찌기 예고 되었지만 '쇠락' '명멸' '악의 번성'이 주 키워드였던 하강의 에피소드였다.
- 그래서 앞서 나온 [에피.1]와 [에피.2]의 호흡이 다시금 안타깝다. 지나치게 어린 팬들을 위해 밝은 어조로 무장했던 [에피.1]는 지금 생각해도 좀 황당하고, [에피.2]는 본 궤도에 올라온 제법 쓸만한 에피소드였지만 그럼에도 정리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 걱정을 태산만큼 남겼던 작품이었다. 결국 [에피.3]는 수습하기에 참 바빠 보인다. 누굴 원망하겠어. 누구나 떠올리는 그 양반을 원망할 수 밖에.

- 그럼에도 [에피.3]에는 무시 못할 탄식의 장면이 나온다. [에피.2]에서부터 보기에도 위태위태해 보였던 - 화학 작용 제로의 - 두 커플은 같이 붙어있을 때보다 따로 떨어져 있을 때 더 나아 보인다. 아나킨과 파드메는 예고된 운명을 앞두고 서로를 위해서 보이지 않지만 막연함과 공포를 안고 눈물을 울컥거린다. 그 장면은 외면하기 힘들었다.
또 하나 더, 그 수많은 제다이들의 사연을 보여줄 순 없었겠지만 제다이 한명한명이 쓰러질 때 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요다가 가슴을 쓸어내릴때도 무시하기 힘들었다. 예고된 장면들이었지만 그래도 그 고통과 명멸은 예상 외로 호소력이 있었다.
- 아나킨은 [에피.2] 때보단 월등히 나아보였다. 불안정한 연기력인지 정말 불안한 영혼의 소유자임을 입증하는 것인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초중반까지 그의 마스터였던 오비완을 존중하는 몇몇 대목은 대견해 보였다. 오비완씨는 [에피.2]부터 '이 바보 같은 시리즈' 안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몇몇 대목은 알렉 기네스풍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이완 맥그리거'였다.
그 반면 파드메님은 갈수록 추락... 재미없는 민주주의 관련 단어만 뱉다, 그렇게 안타깝게 사라진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무진장 텁텁한 화장과 무거운 가발을 뒤집어썼던 [에피.1]가 차라리 나았다.
하지만 역시 이 시리즈의 중심을 잡는 - 최소한 영화 같이 보이게 만드는 - 역할을 중견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윈두님의 명복과 펠퍼틴님의 다스 군주 영업맨 정신에 박수를.
- 프리퀄과 클래식을 보는 재미는 역시 인물의 관계와 은하계 테크놀러지의 상성을 확인하는 재미에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 한 솔로에 대한 힌트가 나오지 못했던 것과 [에피.1]의 겅간족 보다도 비중이 적었다고 할 우키족의 존재감은 아쉬웠고, [에피.2]와 [에피.3]에서의 AT-ST 워커의 프로토 버전이라 할 수 있을 AT-RT를 어그적어그적 타는 클론 트루퍼들은 재밌었다. 밀레니엄 팰콘 발견과 TANTIVE IV의 하얀 내부도 잊을 수 없지.
데드 스타에 대한 서비스샷도 놓칠 수 없었는데, [에피.2]에서 카운트 두크가 손바닥에 홀로그램으로 선보인 데드 스타의 설계도는 [에피.3] 말미의 타킨 총독와 두 명의 다스님들이 바라보던 공사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공화국 군부는 갈수록 구려지는 밀리터리 병기의 디자인과 꽉 막힌 시스템으로 바보 같은 스톰 트루퍼 군단을 양상할 것이다. 그중 한 솔로 청년은 제국군 학교에 입교할 것이고, 츄바카의 목숨도 구해주는 일도 생기겠지.
- 이제 영화 말미다.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였지만 난 출산 장면을 프리퀄이 그렇게 정면으로 다룰 줄 몰랐다=_=; 은하계는 출산시에도 드로이드를 쓰는구나. 뭔가 망할 센스라는 생각이...
소설판에서는 몇년 더 사는 것으로 되어있다는 쌍동이의 엄마는 애아빠의 수술 장면과 교차하기 위해, 즉 비극적인 어조를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생을 마친다. 포스의 균형을 찾아줄 이의 탄생이라는 허망한 전설은 좀더 지연된다.
- 극적인 호흡이나 진행에 무리수를 둔 운전 감각이었지만, 다스 베이더의 탄생에 이 시리즈를 위한 마지막 탄식은 남겨둬야 했다. 어쩌겠는가. 조지 루카스에게 고맙다는 말은 해주고 싶다.
이 먼길을 기어이 당도하고야 말았구나. 후웁..후웁..후웁.. 이미 많은 후기를 쓰는 분들과 더불어 나 역시 이제는 다스 베이더에게 '어떤 연민'을 가질 수 있을 듯 하다.
- 그렇게 이야기는 끝났으되, 이야기는 이어진다. 조지 루카스가 제작자들에게 욕 먹을까 두려워 상영 당일 은둔했다던 각박한 예산 속의 은하계 무용담은 만든 본인 자신도 예상치 못하게 거대화되어 20세기 최고의 환타지로 이어졌다. 그 거대화된 세계관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다는 혐의는 지금도 여전하지만 두 개의 타투1.타투2의 석양이 비치는 타투인 행성의 '새로운 희망'을 예고하는 그 장면에는 어쩔수 없이 박수를 보낸다.
존 윌리암스의 [에피.3] 사운드트랙 마지막 트랙 제목은 [A New Hope and End Credits]이다. 프리퀄 사운드트랙 전체를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편과 달리 유례없이 희망적인 사운드이며, 이 모든 것을 총괄한 조지 루카스와 스타워즈 자체에 대한 헌사로 가득하다. 그렇게 전설은 마무리 되었다. 만세.





덧글
유리 2005/06/07 17:08 #
양육비..ㅋㅋㅋㅋㅋ렉스님의 글을 보며 다시 떠올려보니..
찡한 생각이 많이 드네요..^^
yu_k 2005/06/07 17:11 #
올블로그에서 들렀습니다.마지막 그림이 참 인상적이네요. 사실 오비완이랑 요다가 막노동 해서라도 양육비를 벌어다줘야 맞는거 아닙니까?-_-;;;;
계란소년 2005/06/07 17:26 #
오비완과 요다는 광선검 장인이 되서 양육비를 벌어줬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프리퀄 최고의 문제점 중 하나가 우주 전투의 부재(그것도 함대VS함대)라고 생각하는데, 에피3에선 그나마 조금 타는 목에 이슬을 부어주더군요. 반대로 빅토리 급이 아니라 베내터 급이란 걸 알고서 다시 화내면서 갈증이 났지만...
Nariel 2005/06/07 17:46 #
저도 양육비 ㅋㅋㅋㅋ영화를 보고 나서 글을 읽으니 좋네요 ^^
ciel 2005/06/07 17:57 #
한 솔로가 조금도 안 나온 건 정말! 아쉬웠어요오오~ ;ㅁ;
끄레워즈 2005/06/07 18:17 #
뭐, 만들어 준 게 어딥니까? 라는 생각이..._no;;;
misery 2005/06/07 18:17 #
저도 아나킨도 맘에 들고 나름의 비장미 넘치는 씬들도 참 좋았어요.다른 영화들 같았으면 저게 뭐야, 이랬겠지만요.
그런데 헤이든을 다른 영화에서 보긴 봐야 할텐데 잘 상상이 안 가는군요.
마크 해밀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런지...
정worry 2005/06/07 18:51 # 삭제
맞아요. 중요한 거에요. 양육비! 게다가 루크가 비행술도 배워야했고... 분명히 오비완이 부업으로 뭘 해서 조달해줬을 거에요.
CN 2005/06/07 20:01 # 삭제
애시당초 외전의 부분들만을 루카스가 존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클래식 이전을 다룬 소설들을 루카스가 크게 존중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캐릭터와 설정들은 팬들을 위해 의식적으로 들고 갈려고 노력했다고 하더군요. (에피 6의 결말을 바꾸어서 국내에 에피 7,8,9로 알려진 쓰론을 물먹인 댓가가 아닌가 합니다만)
kritiker 2005/06/07 21:38 #
2보다는 나았으니 다행이다--;하고 그래도 보며 좋아라 합니다. 전.
lukesky 2005/06/07 21:56 #
엔딩 장면이 최고의 염장질이었지요 --+++
jamf 2005/06/07 22:50 #
클론워즈에서 보였던 제다이의 모습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좀 아쉬웠습니다.그리고 말씀하신 지나치게 클래식과의 연계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결말이 좋았으니 만족하렵니다^^
THX1138 2005/06/08 00:17 #
5번을 봤지만 계속 느꼈던건 '정말 초반부터 신나게 달린다'였습니다. 조지 루카스 짜맞추느라 머리 상당히 굴렸다는게 느끼지더군요. 근데 대단해요 대단해요 ㅜ ㅜ 처음 봤을때는 2시간 30분 가량을 계속 울면서 봤는데;;; 나중에는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울컥하더군요. 엔딩 정말 좋았어요 ㅜ ㅜ
EST_ 2005/06/08 00:47 #
좋았던 부분도 있었고 실소를 자아낼 만큼 어이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랜 시간에 걸쳐 계속되어온 스타워즈의 마지막이라는데서 오는 감흥이랄까 아쉬움이랄까 하는 묘한 기분이 제일 강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렉스 2005/06/08 18:35 #
유리님 / 그러게요. 분명 찡한 구석도 있었던 영화였어요+_+yu_k님 / 거친 환경을 제공해 제다이의 싹을 키운건 좋지만;;
오웬 부부가 넘 소심하게 키웠던거 같아요;
계란소년님 / 그렇군요..테크놀러지의 극단을 시험할 수 있는
함대 전투씬을 포기하다니...(부르르)
나리엘님 / 이제 스포일러 걱정 안하셔도+_+ㅋㅋ
ciel님 / 외전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해도...무리일 성;
끄레님 / 고맙지요'')/ 각본은 좀 공동창작으로 하시지;;
렉스 2005/06/08 18:35 #
미저리님 / 마크 해밀님은 심슨즈에도 다분히 출연을;;정worry님 / 미친 벤 케노비라고 동네 아이들의 돌팔매를
맞은건 설마 아니겠죠?;;
CN님 / 그래도 엔키노의 김정대씨의 [에피.1][에피.2] 당시의
스타워즈 고찰 기사들은 대략 짐작대로 맞아들어가더군요.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 않은 [에피.3]의 스토리라인이었어요.
크리티커님 / 그러게요..스타워즈니까 투덜대고 스타워즈니까
이렇게 멋져 죽어..라고 말합니다..흐
lukesky님 / 그 멋진 오웬 부부의 젊은 시절은 가고..왜 세월의
풍파를 거쳐 "미친 벤 케노비완 상종 말고, 농경 기술이나 배워!"
전원일기 양촌리 주민이 되신건지;;
jamf님 / 역시 jamf님은 클론워즈 다운 분위기를 헤헤 :)
THX1138님 / 네..헛점은 있었지만 그 짜여진 각본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에요. 거기에 설득될 수 있었고, 전 좋았습니다 :)
EST_님 / 저도 EST_님처럼 클래식과 프리퀄을 조금 별개로 느끼긴
해야겠습니다. 솔직히 프리퀄은 조지 루카스 자신이 만든 '거대한
팬픽' 같아요.(반농담 반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