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드리야르 사진전 [존재하지 않는 세계] 말장난 후기. _뭔가를 접하며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반대편에서 만나는 첫 골목,
100미터에 자리잡은 대림미술관. 거기에서 만나는 장 보드리야르
[존재하지 않는 세계]전에 다녀 왔다. 자연광을 기본으로 사진전시관
전용의 성격을 띈 [대림미술관]의 단정함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만난, 포스트 모더니스트 논자로서 한때 우리나라 석학들의
숱한 짝사랑(!)을 받아온 장 보드리야르의 강연이나 저술이 아닌 사진전
이라는 이색적인 경험. 일요일은 더웠습니다.


보드리야르의 작품은 아니고 남봐완님의 음식 첫 접사물.
본 사진전의 어투를 빌리자면 상단 사진의 제목은 [서울]입니다.

그녀는 그저 서울의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우리의 입에
넘어가기 전의 순간을 포착해 찍었고, 이 사진에 담긴 식사가 담고
있는 의미와 사진 미학으로써의 '개미눈꼽만큼'의 의미조차도 제목이나
해설로써 저는 설명하기를 거부합니다.

[서울]이라는 제목은 그저 숱하게 찍은 이런저런 곳들의 풍경을
기억하기 위한 기호일 뿐이며, 이 사진이 다소간 보정된 형태로나
때로는 왜곡된 색상으로 다른 곳에 소개되어도 그다지 개의치 않습니다.

80년대부터 간간히 잡아온 카메라 슈터로써의 보드리야르의 활약(?)은
90년대부터 지금까지가 왕성한 편입니다. 거기에는 기교나 그가 거쳐간
곳의 대지를 담는 장중한 야심이 애초부터 없습니다.(브레송 사진전의 무게감과는
다른 세상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주심 되겠네요)

시카고, 뉴욕, 나이아가라, 부에노스 아이레스, 리오 등의 타이틀이
그가 거쳐간 여정을 드러내지만 거기엔 지명의 기표와 사진이라는 기의라는
이성적 해석이 야기하는 사고의 과정이 애초에 거부되어 있습니다.

보드리야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도슨트의 설명은 '힘들겠지만 이 사진들에
대한 최소한의 해석도 관두시고, 그저 이미지 자체로 봐주시길'이라는 주문을
첨부합니다. 인물 사진은 찍은 적이 없다는 보드리야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몇몇 컷은 인물들의 그림자와 동선을 포착했지만, 카메라의 욕구가 아니라
그 순간과 이미지가 유혹했다는 그 어법의 미끄러움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진전 답지 않게 유리액자로 선보이고 있으며, 디지털 프린팅으로 왜곡된
몇몇 색상에 대해 보드리야르 자신은 개의치 않았다고 하더군요. 보드리야르는
미디어와 이미지가 포화되는 현대 사회에 이미지 조차도 담론화 되고 권력화
되어 이성적 사고를 추동하고 조작하는 과정을 경계하는 듯 합니다.

이미지는 이미지. 보드리야르에 대해 많이 배운만큼 더 왜곡된 관람이 될
공산이 큽니다. 시간 나심 대림미술관 사이트에서 가입하고 50% 할인 쿠폰
출력 후, 마음 비우고 가볍게 보고 오시길.


+ 내일 포스트 예고(웬일로?)
: 철수(존)씨와 영희(제인)씨가 부부의 연을 맺어 김씨(스미스) 부부라
불리우니, 그들의 속궁합에 문제가 생겼더라. [Mr. & Mrs. Smith]입니다.
: [Mr. & Mrs. Smith]의 등장 인물 중 한명은 [파이트 클럽]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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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렉시즘 : ReXism : [렛츠리뷰] 김용호 사진전 '몸' 2008-01-14 05:28:18 #

    ... 무 이른 시간과 너무 늦은 시간엔 관람이 곤란하겠지. 생각해보니 난 이 미술관에서 http://trex.egloos.com/1454039)를 본 적도 있었구나. 역시나 비슷한 방식으로 1층엔 전시회를 개요를 다룬 ... more

덧글

  • neungae 2005/06/20 12:25 #

    오늘 올리신 포스트보다 뜬금없이 올린 예고 포스트에
    쫑긋..이글을 읽은 시점이 점심을 먹고난 뒤라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렉스님 좋은 하루요^^
  • Nariel 2005/06/20 14:39 #

    -_-;;; 음식 염장을 점심 먹고 당하다니;;;;;
  • 2005/06/20 15: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끄레워즈 2005/06/20 16:11 #

    흐음?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군요. :)
  • jamf 2005/06/20 22:25 #

    처음 사진에서 너무 당황해서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파이트 클럽 티셔츠라, 우욱 전혀 몰랐습니다.
  • 렉스 2005/06/21 13:14 #

    neungae님 / 오늘 올렸습니다+_+); 만족하실른지;;

    나리엘님 /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비공개님 / 베시시(...)

    끄레님 / 슥삭 비웠습니다+_+)

    jamf님 / 덧글 장사가 잘 안되는 포스트는 언제나 슬픕니다...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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