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7월 04일
[배트맨 비긴즈] : 우아하고 멋지게 귀환하다.
남봐완님 : 그럼...배트맨은 초능력 같은건 없는거에요?
나 : 네^^ 그냥 다 자기 힘으로 무기 쓰고...
남봐완님 : 아...
나 : 뒤게 부자라서...^^;
참으로 오랜만에 돌아온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인 [배트맨 비긴즈]는 회색 도시 고담의 수호자 배트맨의 탄생을 정말이지 정색하고 극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정색을 했냐면 여기에는 프린스나 U2, 스매싱 펌킨스의 사운드트랙도 없으며, 대니 엘프먼의 소란스럽고도 기이한 매력이 담긴 스코어 음악도 없습니다. 한스 짐머의 웅장한 영웅 서곡만이 영화 전반을 채우며 이 탄생담이 진짜인양 시치미를 떼고 2시간 이상 진행됩니다.
그래서 조금 서운하실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조엘 슈마허와 워너의 덜떨어진 합작품들이야 겨우 잊혀졌지만, 팀 버튼이 창조한 포스트모던 느와르 도시 고담과 각각의 사연을 안고 기괴한 화장을 한 악당들이 그리울지도 모를 일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은 배트맨 영웅전기를 위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그냥 미국 헌법이 지배하는 일반 도시의 풍경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그나마 제일 별나 보이는 곳이 웨인즈 빌딩입니다!)
그 진중함과 정색함은 영화 시작부터 드러납니다. 수만 마리의 박쥐가 파닥 거리며 일체의 타이틀과 스텝롤도 없이 시작하는 영화는 배트맨의 첫 무용담이 끝나서야 [배트맨 비긴즈]라는 자막을 보여주며 이제서야 워너의 야심찬 배트맨 부활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언합니다. 앞서 보여준 2시간 20여분의 내용은 이제 배트맨이 고담시의 수호자로 첫 발돋음 하였다는 긴 도입부인 셈입니다.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와 서술 방식은 웬일인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닮아 있습니다. 긴 도입부와 영웅 탄생을 예고하는 등장인물의 수공업 노가다를 보여주는 장면이나, 정의에 대한 책임감을 제기하는 도덕적 질문도요.(피터 파커 청년이 미싱기를 도다닥 거리며 레슬러 스파이디의 복장을 만들 때, 브루스 웨인은 마스크 재질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만장을 해외에 추가로 주문합니다. :-/)
공포를 극복하고 악을 응징하기 위해 총알을 장전해 두며 살아온 심약한 청년 브루스 웨인은 복수의 대리자들이 정작 자신이 응징하려던 악의 위치에 서있으며, 복수가 정의와 동의어가 아님을 몇몇 교훈으로 알게 됩니다. 레이철의 따귀와 암살집단의 교리 덕에 말이죠. 레이철의 말에 의하면 '정의는 균형이며, 복수는 자기만족'입니다. 즉 배트맨에의 길은 균형을 위한 길이지, 자기만족을 위한 피빛 복수의 길이 아닌 셈입니다.
말은 쉽지만 아마도 이 대의 사이의 혼란 때문에 배트맨은 앞으로도 도덕적 싸움을 계속 해야 할 것입니다. 스파이더맨이 그랬고, 프로페서-X도 강단 위에서 돌연변이들에게 그랬겠지요.
2시간 20여분도 꽤 빠듯해 보였습니다. 웨인즈 그룹이 도시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 놓은 모노레일은 뉴욕 지하철 보다 더 지저분해졌고, 깨달음에 근접한 브루스 웨인이 도착했을 땐 도시는 마피아 팔코니의 횡행이 극에 달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영화는 벅차게 돌아갑니다. 아나킨이 [클론의 습격] 때부터 심심찮게 독재정에 대한 옹호를 드러냈을 때 저는 전율했듯이, 브루스 웨인이 검은 마카칠을 칙칙 해댈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사실 '비긴즈'에서 악당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력으로 볼때 티벳의 하얀 대지가 [인섬니아]의 캐나다와 닮았는가 주시하기에만 바빴었죠. 그래도 감독이 빚어낸 몇몇 장면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고 싶더군요. 전 일단 '허수아비'가 정말 근사했었습니다! 안경테에 가려진 눈매가 심상찮더니 진짜 '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더군요.([스파이더맨3]의 그린 고블린 주니어는 이만큼 준비가 잘 되어 가십니까?)
언제 국장으로 진급될지 모를 게리 올드먼의 주름이 조금은 슬펐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이 양반은 형사역을 맡아도 항상 약물이 어쩌구 했었는데, 이렇게 착한 역할이라니.(웃음) 좋은 조력자역에 그 역시 잘 어울리는 모건 프리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두 양반에 비교가 안되는 알프레드 집사님은 단연 최고! 능청스러움과 중후함을 단박에 소유한 이 아저씨와 브루스 웨인은 정말 앞으로도 좋은 짝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악한 톤과 강건한 톤을 동시에 보여준 배트맨/브루스 웨인으로서의 크리스찬 베일은 새로운 시리즈의 좋은 적자였습니다.
이 시리즈의 새로운 적자를 성장케 한 선과 악의 교차점 리암 니슨은 악역이 되어도 그 인자하고 정직한 눈빛이라니... 그래서 더욱 강대한 악이라고 해얄까요. 영화가 보여주는 진지한 톤은 이런 배우들의 무게감이 지탱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정말 사고 현장에 항상 남은 조커 카드의 소유자나, 새로운 악당(만약이지만)들이 후작 시리즈에서 이런 무게감을 지탱할 수 있을지요. 그래서 이 시리즈의 2편을 지금부터 미리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몇몇 부분은 분명 패착이 보입니다. 누구에게 기대했는데 아니었고, 걔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운운 이런 후일담은 저에게도 역시 해당사항이긴 합니다. 그래서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어 보이고.. 저는 수만 마리의 박쥐와 더불어 팽그르 내려가던 이 우아하고도 멋진, 새로운 시리즈의 배트맨을 일단 환영해야 겠습니다. 귀환을 환영합니다.
+ DC코믹스 로고는 처음 봤는데, 멋지더군요 :)
++ 조커씨는 어디서 누가 벌써 '풍덩'시켰을꼬.
+++ 허수아비씨의 절치부심은 정말 기대됩니다.
++++ 생일 파티 때 내쫓은 사람들 중에 클라이언트 있었음 웨인즈 그룹의 미래는(...)
나 : 네^^ 그냥 다 자기 힘으로 무기 쓰고...
남봐완님 : 아...
나 : 뒤게 부자라서...^^;

그래서 조금 서운하실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조엘 슈마허와 워너의 덜떨어진 합작품들이야 겨우 잊혀졌지만, 팀 버튼이 창조한 포스트모던 느와르 도시 고담과 각각의 사연을 안고 기괴한 화장을 한 악당들이 그리울지도 모를 일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은 배트맨 영웅전기를 위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그냥 미국 헌법이 지배하는 일반 도시의 풍경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그나마 제일 별나 보이는 곳이 웨인즈 빌딩입니다!)
그 진중함과 정색함은 영화 시작부터 드러납니다. 수만 마리의 박쥐가 파닥 거리며 일체의 타이틀과 스텝롤도 없이 시작하는 영화는 배트맨의 첫 무용담이 끝나서야 [배트맨 비긴즈]라는 자막을 보여주며 이제서야 워너의 야심찬 배트맨 부활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언합니다. 앞서 보여준 2시간 20여분의 내용은 이제 배트맨이 고담시의 수호자로 첫 발돋음 하였다는 긴 도입부인 셈입니다.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와 서술 방식은 웬일인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닮아 있습니다. 긴 도입부와 영웅 탄생을 예고하는 등장인물의 수공업 노가다를 보여주는 장면이나, 정의에 대한 책임감을 제기하는 도덕적 질문도요.(피터 파커 청년이 미싱기를 도다닥 거리며 레슬러 스파이디의 복장을 만들 때, 브루스 웨인은 마스크 재질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만장을 해외에 추가로 주문합니다. :-/)
공포를 극복하고 악을 응징하기 위해 총알을 장전해 두며 살아온 심약한 청년 브루스 웨인은 복수의 대리자들이 정작 자신이 응징하려던 악의 위치에 서있으며, 복수가 정의와 동의어가 아님을 몇몇 교훈으로 알게 됩니다. 레이철의 따귀와 암살집단의 교리 덕에 말이죠. 레이철의 말에 의하면 '정의는 균형이며, 복수는 자기만족'입니다. 즉 배트맨에의 길은 균형을 위한 길이지, 자기만족을 위한 피빛 복수의 길이 아닌 셈입니다.
말은 쉽지만 아마도 이 대의 사이의 혼란 때문에 배트맨은 앞으로도 도덕적 싸움을 계속 해야 할 것입니다. 스파이더맨이 그랬고, 프로페서-X도 강단 위에서 돌연변이들에게 그랬겠지요.
2시간 20여분도 꽤 빠듯해 보였습니다. 웨인즈 그룹이 도시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 놓은 모노레일은 뉴욕 지하철 보다 더 지저분해졌고, 깨달음에 근접한 브루스 웨인이 도착했을 땐 도시는 마피아 팔코니의 횡행이 극에 달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영화는 벅차게 돌아갑니다. 아나킨이 [클론의 습격] 때부터 심심찮게 독재정에 대한 옹호를 드러냈을 때 저는 전율했듯이, 브루스 웨인이 검은 마카칠을 칙칙 해댈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사실 '비긴즈'에서 악당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력으로 볼때 티벳의 하얀 대지가 [인섬니아]의 캐나다와 닮았는가 주시하기에만 바빴었죠. 그래도 감독이 빚어낸 몇몇 장면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고 싶더군요. 전 일단 '허수아비'가 정말 근사했었습니다! 안경테에 가려진 눈매가 심상찮더니 진짜 '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더군요.([스파이더맨3]의 그린 고블린 주니어는 이만큼 준비가 잘 되어 가십니까?)
언제 국장으로 진급될지 모를 게리 올드먼의 주름이 조금은 슬펐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이 양반은 형사역을 맡아도 항상 약물이 어쩌구 했었는데, 이렇게 착한 역할이라니.(웃음) 좋은 조력자역에 그 역시 잘 어울리는 모건 프리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두 양반에 비교가 안되는 알프레드 집사님은 단연 최고! 능청스러움과 중후함을 단박에 소유한 이 아저씨와 브루스 웨인은 정말 앞으로도 좋은 짝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악한 톤과 강건한 톤을 동시에 보여준 배트맨/브루스 웨인으로서의 크리스찬 베일은 새로운 시리즈의 좋은 적자였습니다.
이 시리즈의 새로운 적자를 성장케 한 선과 악의 교차점 리암 니슨은 악역이 되어도 그 인자하고 정직한 눈빛이라니... 그래서 더욱 강대한 악이라고 해얄까요. 영화가 보여주는 진지한 톤은 이런 배우들의 무게감이 지탱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정말 사고 현장에 항상 남은 조커 카드의 소유자나, 새로운 악당(만약이지만)들이 후작 시리즈에서 이런 무게감을 지탱할 수 있을지요. 그래서 이 시리즈의 2편을 지금부터 미리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몇몇 부분은 분명 패착이 보입니다. 누구에게 기대했는데 아니었고, 걔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운운 이런 후일담은 저에게도 역시 해당사항이긴 합니다. 그래서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어 보이고.. 저는 수만 마리의 박쥐와 더불어 팽그르 내려가던 이 우아하고도 멋진, 새로운 시리즈의 배트맨을 일단 환영해야 겠습니다. 귀환을 환영합니다.
+ DC코믹스 로고는 처음 봤는데, 멋지더군요 :)
++ 조커씨는 어디서 누가 벌써 '풍덩'시켰을꼬.
+++ 허수아비씨의 절치부심은 정말 기대됩니다.
++++ 생일 파티 때 내쫓은 사람들 중에 클라이언트 있었음 웨인즈 그룹의 미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