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mp My Ride : 자동차의 로망. _뭔가를 접하며

오전부터 몸이 제대로 닭이군요. 꾸벅꾸벅...
10분간 눈 좀 감으니 낫군요. 이 글 적고 다시 일의 세계로.
...라고 적고 싶지만, 마음은 이미 방 안의 침대 속으로.

그렇게 방 안의 침대 위에서 감길 듯 말듯 한 눈으로 보는
심야 프로그램 중에서 MTV 코리아의 [Pimp My Ride]가 있습니다.

MTV 코리아는 제 방 TV에서 유일하게 수신되는 음악 채널인대요.
하기사 다른 프로그램이 수신되더라도 하루 웬종일 엉덩이 흔드는
부비부비 무희들 뮤비 밖에 더 나오겠습니까. 이거라도 감사.

MTV 코리아는 몇몇 현지 MTV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오스본 집안 시트콤 같은거라도 보여주면 재미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애쉬튼 커처의 '몰래 카메라' [Punk'd]
같은데서 한방 당하는 연예인들을 보는 것도 조금은 재밌습니다.

하지만 보다보면 저 프로그램을 보는 주효한 이유는 뭘 입어도
옷걸이가 되는 애쉬튼 커처의 적당한 껄렁함이 아닐까 해요.

그보다 재미난게 오늘 소개하려는 랩퍼 엑지빗(Xzibit)의 프로그램인
[Pimp My Ride]입니다. 원체 속어투의 제목이라 거슥하지만
대충 표현하자면 '때깔나는 내 자동차'라고 생각하심 될 듯.

굳이 떠올리자면 예전에 신동엽이 하던 창업 프로그램이나
박수홍.윤정수의 [러브 하우스] 같은 것을 떠올리시면 될 듯.

어려운 살림의 그네들에게 멋진 가게와 완전히 환골탈태한 집을
선사하듯이 엑지빗과 MTV는 너덜한 자동차를 가진 이들을 위해
자동차를 고쳐줍니다.(나중에 설명할 일이지만 고쳐주는 수준이 아닙니다)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네 프로그램들이 경제 환란 이후의
소외 계층에 대한 계도와 온정의 기운을 담고 있다면, MTV의 프로그램엔
그런게 없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쿨하게 오락적으로 나갑니다.

엑지빗의 입담은 여기서 발휘되는데, 원체 그 바닥 힙합퍼들 중에서
연기로 간 사람들이 많지만 엑지빗의 표정 연기도 일품.

범퍼가 반 이상 떨어져 나가고 절대로 지붕이 안 닫히는 자동차
(우비를 준비한답니다!), 문 이음새가 맞지 않아 탐폰(!)을 끼우고 다니는
자동차, 차내에 방전될 위험이 있는 전선이 그래도 흘러다니고 문이 안
열어져서 뒷편 트렁크로 탑승해야 하는(푸하하하) 자동차 등 온갖 사연을
가진 이것들을 두고 찌푸린 인상으로 이죽거리는 엑지빗을 보는 재미가
만만찮습니다. 물론 가장 큰 유머는 그 자동차들이지만.

기억나는 대화 대목이 하나 있네요.

엑지빗 : (차 안에 있는 수많은 구운 CD를 발견) 이게 뭐야?....
스눕 도옥~, (주섬주섬 하나씩 챙겨보다) 이게 다 구운 거란 말이야?
의뢰자(젊은 MC 지망생) : 네~ 멋진 것들은 다 담았어요.
엑지빗 : 어이, 이봐. 그래도 음반은 좀 사서 들으라구.
의뢰자 : 아, 전 그래도 제 음반을 이렇게라도 누가 들어주면 좋을거 같아요.
엑지빗 : (살짝 째려보며) 네가 (이 짓을) 6개월만 해봐라.



자, 아무튼 그렇게 의뢰가 들어온 차량은 웨스트코스트 커스텀이라는
최강의 자동차 개조팀에게 인도됩니다. 개조 과정이 후반부 임팩트라고
할 수 있겠죠. 개조라고 하지만 놀라운 수준입니다. 그냥 범퍼 갈아주고
엔진 윤활유 넣어주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그냥 외형만 간직한 채
자동차 자체를 새롭게 바꾼다고 하는게 맞을 듯.

랩 MCing 하는 애라고 자동차 안에 음성인식 타블렛 PC 탑재해주고
(가사를 읊으면 작곡용 악보가 화면에 출력이 됩니다!) 방송 편마다
스폰서가 바뀌는지, 어떨 때는 엑스박스를 어떨 때는 PSP를 3개(그런데
왜 3개씩이나;) 탑재해주는 내부 개조는 그들의 재치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엑지빗 못지않게 방송의 재미를 책임지는 웨스트코스트 커스텀의
캐릭터들도 각각 개성이 확연하구요. (이들의 공식 사이트)

가볍고도 강한 타이어 휠을 차제 뒷편 우퍼 스피커 외형에 장식으로
달아주고, 시트 안에 히터나 냉각기를 넣어주는 센스도 그렇지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차체 완성품의 탈바꿈한 외형과 바뀐 엔진음은
자동차를 가진 이들에겐 흥미로운 로망일 것입니다.

물론 방송인지라 자동차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며 기뻐하는 의뢰자의
모습을 비춰주는 카메라도 여전하고. 하여간 25분간 제법 재밌습니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대목 하나...그 MCing 한다는 친구는 동료들도 많을테고
이래저래 차에 손대는 이들도 많았을텐데, 지금쯤 그 타블렛 PC와 우퍼 스피커는
멀쩡하려나요....


+ 한편, 한국 힙합씬은 '또 싸이월드' 게시물 하나 때문에 잠시 시끄럽군요.
좀 폼나게 랩 diss로 하면 덧나나. 공유 폴더에 한번 올리면 하룻밤 안에
여기저기 퍼질텐데 말입니다. 방송 일정 때문에 두 분 바쁘신 모양입니다...


덧글

  • devi 2005/09/07 11:27 #

    [(살짝 째려보며) 네가 (이 짓을) 6개월만 해봐라]
    이 대목에서 찔리는 마음은...

    저희 집에는 KMTV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 Nariel 2005/09/07 11:33 #

    재미있겠네요. ^^ 방송 시간은요?
  • Forthy 2005/09/07 11:59 #

    6개월만해봐라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차를 간지나게 고쳐주는 프로군요. 러브하우스의 자동차&코믹 버전?
  • 리드 2005/09/07 12:45 #

    저도 친구네 집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트렁크에 거대 스피커를 넣어 주는 센스가 정말 압권이었지요.
  • mrvertigo 2005/09/07 12:57 #

    저 이 프로그램 은근히 즐겨봅니다. 원래 이런식의 뚝딱뚝딱 메이크오버 쇼를 좋아하기도 하죠. 뒷좌석에 자쿠지 욕조를 심어주기도 하고, 트렁크에 tv를 달아주는 등 완전 오바다 싶게 차를 바꿔놓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외양이나 기능이나 지나치게 튀게 만들어놓다보니 저라면 이들이 개조한 차를 실제로 몰고 다니기가 꺼려질 것 같기도 해요.
  • 2005/09/07 13:17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달바람 2005/09/07 13:36 #

    재밌겠군요. 전 TV를 안보니 이런게 해도 모르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 나비효과 2005/09/07 20:59 #

    오늘 헬스하다가 봤습니다. 한 6시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멋있더라고요~
    태극문양(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에 PSP 3대, 쵝오였습니다~
  • 뚱띠 2005/09/07 21:00 # 삭제

    잘 지내시죠? 연전히 멋진 글들이 가득한 블로그이네요.
    제가 요새 많이 게을러서 못와봤죠. ^^ 렉스님 글 적당히 읽고 갈께요.. ^^
  • 조조 2005/09/07 21:07 # 삭제

    Punk'd ... 얼마 전에 에이브릴 라빈, 트리플H 가 나와서.. 된통 당했던 비디오클립을 봤던 기억이 나요... 무슨 소린지는 잘 못 알아들었지만;;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봤어요; ㅋㅋ
  • 녹차 2005/09/07 23:19 #

    엑스지빗. 익살맞은 말빨과 호감가는 생긴세가 너무 맘에 들더군요. 근데 왜 앨범은 Dre의 냄세가 풀풀[...]


    덧 - 한국힙합씬에서 방송일정땜에 바쁠사람들 꼽아보면 Joo모씨 호랑이 모씨[...] 에모그룹 타모씨중에 한명일꺼라 생각했는데... 세사람 모두 연관되어있군요[...] 주모씨는 이제 랩빨이 떨어져서 디스할 여력이 안되나봅니다.
  • 이코 2005/09/08 00:19 # 삭제

    아아 Pimp My Ride 최고여요; ㅅ;
    마지막에 자동차가 어떻게 환골탈태하는지 두근두근+_+
    외관부터 시작해서 내부에 온갖것들이 들어가다보니 역시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정말 PSP는 왜 세개나 들어간건지 궁금= ㅅ=)..
  • 렉스 2005/09/09 13:37 #

    devi님 / 자기가 앨범 사서 인코딩 하는건 뭐 괜찮죠 :)

    나리엘님 / 그냥 밤 되면 하더군요; 요일 모름;;

    포티님 / 네네..맞아요 딱 그런 버전입니다 :)

    리드님 / 아무래도 그쪽 문화권 애들에겐 그게 최고의
    개조인가 봐요;

    mrvertigo님 / 네..상당히 오버죠; 트렁크 문이 열리니
    전자 드럼이 드르륵 나오고, 엑박으로 댄스댄스레볼루션 하라고
    그러고; 과연 몇 개월 동안 그 상태로 버틸 수 있을까요;

    비공개님 / 핫...그래도 홍대 문화의 본산지에서 그런 일이?;;

    달바람님 / 어쩌다보니 나왔고 보다보니 잼나더군요 :)

    나비효과님 / 재방영분도 있는가 보군요 :)

    뚱띠님 / 많이 읽고 가셔도 됩니다 :)

    조조군 / 푸허허..삼치 방영분은 왠지 보고 싶다;;

    녹차님 / 이제 화해한(?) 모양이더군요. 그렇게 뒷맛이 개운치
    않게 끝날줄 알았습니다;

    이코님 / 그러게요;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3대나 준건가;
    차라리 PSP 1대, GBA 1대, NDS 1대 였음 좋았을;;
  • 히로 2005/09/10 18:19 # 삭제

    저도 이 방송 본 적이 있어요..
    고물 자동차를 쥑이게 만들어 주더군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W 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