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2] : 그 모든 것의 시작. + Capcom 천국

[+ Capcom 천국] 카테고리를 만들 때 사실 단 하나의 게임을 의식해서 계속 이어갔다고 말할 수 있겠죠. 다만 그 게임에 대해서 말할 자신이 없었던 것은 기본조작법도 모르는 격투게임치인 저로선 할 이야기가 그렇게 없을 듯 하고, 이미 너무나 많은 분들이 저보다 많이 아는 게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결심을 굳히고(뭘 이렇게 비장하게;) 게임치의 입장에서 언제나 그랬듯 소개해 올립니다. 그 이름 [스트리트 파이터2 : 더 월드 워리어즈]!


사실 이 게임 이전에 먼저 소개했어야 할 [스트리트 파이터] 1탄, 이 게임이 또 물건이라 공개 이후에 일본 본토 보다 미주 지역이나 해외권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캡콤 아메리카 측에서 이거 속편 만들어 주심 좋겠어용~이라고 본토 쪽에 의뢰를 한 바 있었죠.

그래서 나온 물건이 [스트리트 파이터89]라는 코드네임으로 세상에 첫 공개된 그 이름 [파이널 파이트]! 이를 두고 팬들이 이게 뭐꼬~라는 반응이 빗발치자 세상에 좍 깔릴 시점엔 문제의 물건은 공식적으로 [파이널 파이트]로 불리게 되었지만, 왠일인지 국내 오락실에선 업주분들이 게임기 위에다 턱하니 [89스트리트]라는 인상적인 명칭을 박아놓곤 했었죠.

아무튼 작정하고 [스트리트 파이터]의 정식 2편을 기획한 캡콤. 상대의 주먹 위에 올라타 대사를 날리고 반격을 가하는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할법한 모션 등의 - 어찌보면 황당무계한 - 기획이 오가다 기획과 스펙의 간극 사이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게 됩니다.

공개된 2탄은 그야말로 제대로 충격. 훗날 평자들이 논할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케이드 시장 자체의 패러다임이 변할 정도의 파급 효과를 낳습니다. 이어지는 SNK의 아류 [아랑전설] 1편을 비롯해 코나미, 허드슨, 데이타이스트, 심지어 남코 등이 만든 2D 격투 게임의 민망한 세계들은 잊어주기로 합시다(....)
[스트리트 파이터] 1편의 두 1P,2P 캐릭터이자 주역인 류와 켄을 8명의 경쟁구도 사이에 섞어놓고, '주역인줄 알았던 녀석들은 세계의 강자 중 일부였네'라는 신선한 충격을 가한 캡콤은 1편의 볼륨을 넘는 방대한 이야기를 쏟아붓습니다.

2D 격투게임의 모체가 될만한 게임들은 물론 그전부터 있어왔죠. 코나미가 만든 쿵푸 소재 게임에서부터 데이타이스트의 공수도 소재 게임까지... 그러나 캡콤이 해낸 일은 바로 선명한 캐릭터성. 뒷 배경의 이야기가 궁금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한두명이 아니라 8명을 내보이며 다양한 선택의 폭과 기술의 확연한 차이. 그리고 절묘한 밸런스 감각에 담아 내보인 것입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선 스토리라인은 단순명쾌하기 그지 없습니다. 악의 조직 샤돌(또는 샤도루라 부른 이 조직 이름이 나중에 'Shadow Law'라는 것을 알고 나름 충격을;)에 대해 각기 다른 이유로 대항하는 8명의 파이터들의 도전을 담...고 있던가요.

격투 게임에 있어 풍부한 뒷 이야기들을 담은 것은 훗날 SNK가 [킹 오브 파이터즈]에서 팔걸집이 어쩌구 하던 시기까지는 기다려야 할 대목이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들은 복수.성공.도전을 위해 단순명쾌한 세계관 속에서 응전합니다.

1편이 필살기 2.5번의 시도만으로 1라운드를 가뿐히 이겼다면 2편의 플레이어들은 필살기와 통상기의 교차, 그리고 꽁수(...)로써 상대방을 대해야 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모션과 필살기는 타이밍이 좋은 타격 효과음에 실려 몰입감을 배가시켰죠. 6개의 버튼을 콘트롤해야 하는 생애 처음의 경험까지.

류.켄.가일.춘리와 대구를 이루는 혼다.장기에프.달심.블랑카는 아슬아슬한 개그 캐릭터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VS 캐릭터로서의 그들이 결코 만만치는 않았지요. 스피드감은 달리지만 위력감 넘치는 공격과 보통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시간 감각으로 대응하는 그들을 물리쳐야만 악의 조직 샤돌 3+1명의 실체가 지도상에 드러났었습니다.

캐릭터당 2개 있는 승리포즈의 쾌활함과 분명 [파이널 파이트]로부터 기원했을 자동차/드럼통 부수기 보너스 스테이지까지... 캡콤 황금기의 진정한 서막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챔피언 에디션, 하이퍼 파이팅, 뉴 챌린저 등의 부제가 달린 일련의 '2' 관련 후속작들이 쏟아집니다. 그 와중에 대만제 카피본과 만화책들의 난립도 기억하시리라 믿어요. 허허.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 힘든 이 후속작들을 Sage Labrie님이 명쾌하게 정리한 포스트를 강력 추천합니다! (링크 : 모든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정리)

렉시즘에서 나머지 후속작들을 언제 다 흝어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오리지널 2 : 더 월드 워리어즈 만큼은 놓고 갈 수 없어 이 참에 포스팅 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는 그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안녕~

당시 이 게임에 숱하게 동전을 바친 동네 고수들과 고수 워너비들에게 이 포스트를 바칠까 말까 합니다;


이글루스 가든 - 모두 함께 Capcom 만세다!


덧글

  • Forthy 2005/10/06 11:36 #

    초등학교 1학년 때 바둑학원 가는 버스비를 저 게임에 쏟아붓고 버스기사에게는 비굴하게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라는 변명으로 무임승차를 해대다 그것이 들통나서 종아리가 팅팅붓게 만든 게임입니다. (...) 잊을 수 없죠.
  • Hermes 2005/10/06 12:10 #

    소류켄을 쓰면 장풍이 좌라락 나가던가, 타이슨이 긴주먹 찌르면 장풍이 겹쳐나가는
    일명 '사기' 버젼도 있었죠. ㅡ,.ㅡ;
  • lunamoth 2005/10/06 12:11 # 삭제

    태초에 캡콤이 스파2를 창조하시니라... / 스파2 음운학; 도 괜찮은 안주거리지요... http://color.egloos.com/726249
  • BlueZin☆ 2005/10/06 12:11 # 삭제

    저는 이 게임에서만은 `지존`이라 자부합니다.
    오류겐과 아도겐 만으로도 류는 최강의 캐릭터였죠.

    한번은 가일을 정말 잘 다루는 고수를 만났는데..
    정말 미안할 정도로 도전해오는 것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장지아프나 혼다 캐릭터를 사용해본 적도 있어요.

    켄이라는 캐릭터는 호쾌하다는 느낌이지만..
    왠지 류 캐릭터에 비해 밀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후 오락실 주인들의 기판 조작의 난무로..
    게임의 매력이 사라졌는데.. 조작 없는 원판이 있는 곳이 안 보이네요..
  • 세호 2005/10/06 12:48 # 삭제

    지금까지도.. 커멘드 입력의 타이밍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다른 놈들은 다 쏘는 장풍을 왜 나만 못쏠까... 왜 나만...

    큰 트라우마로 남았죠...
  • 리드 2005/10/06 12:57 #

    전 꽤 드문 편인(?) 혼다 유저입니다. 무조건 붙어서 긁는 거죠(...).
  • devi 2005/10/06 13:14 #

    예전의 동네 오락실에서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ㅎㅎ
  • 뽀스 2005/10/06 14:10 #

    동네 고수가 저에요~ ㅡ0ㅡ;;;;;;;;
    매일 오락실에서 살던 뽀스군 ㅠㅠ
  • 달바람 2005/10/06 17:57 #

    춘리를 좋아했지만, 춘리는 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바라보기만 했던 비운의 게임이죠-_ㅜ
  • 계란소년 2005/10/07 16:24 #

    저 승리와 패배 후의 얼굴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 렉스 2005/10/07 17:06 #

    포티님 / 초등학교 1학년 때였군요; 그보다 바둑학원이라!
    포티님은 [고스트 바둑'이'왕](.....)

    헤르메스님 / 대만제 카피 버전..아주 진상이었죠. 네;;
    사가트가 한번 활공하면 행동 동선을 따라 빠알간 파동권이 촤르르(....)

    lunamoth님 / 아따땁뚜루겐~(....)

    BlueZin☆님 / 으하...최강류 도장 류이십니까!
    저도 항상 류가 주인공이고, 류가 강하다고 인지하고 있었는데
    어째 저희 동네나 학교 앞 아이들은 켄을 선호하더군요.
    믿었던 제 동생마저도(....)

    세호군 / 가령 나는 사촌형 집에 얹혀 살때....
    플스로 나온 [킹오빠2000] 필살기 커맨드를 메모리 시켜놓고
    단축키만 연달아 눌렀지; 정말 커맨드 입력은 아직도 모르겠어;

    리드님 / 게다가 대쉬부터는 긁으면서 방향 이동도 가능했죠. 아마?

    devi님 / 꿈엔들 잊힐리야(....)

    뽀스님 / 저도 오락실에 가면 몇명은 얼굴을 외우겠더군요(....)

    달바람님 / 패배 이후의 일그러진 마스크를 보는 안타까움도(....)

    계란소년님 / 1편부터 이어온 묘한 센스인데, 제작진이 좀 짖궂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魔神皇帝 2005/10/07 22:56 #

    하핫; 이녀석 나온뒤 저희 동네에서 한달만에 오락실의 2/3를 차지했다는 전설이 있죠.. 다른 게임은 전부 죽어버렸던-_-;;
    개인적으로는 커맨드 습득의 기쁨을 알려줬던 오락이네요. 특히나 승룡권커맨드를 처음 입력했을때의 감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상당히 늦은 습득이었기 때문에;;)
  • 푸리 2005/10/10 11:31 #

    저희집이 오락실을 했었는데요,
    동전을 무한대 공급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싸우는 게임을 못했어요. 아무리 해도 늘지 않더라구요. -_-;;
    그저, 오류겐과 아도겐을 외칠 뿐.
    유독 신랑에게 지는 게임이 스트리트 파이터같은 싸우는 게임이랍니다. ^^;;
  • 렉스 2005/10/10 11:44 #


    魔神皇帝님 / 정말 극히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는 이 타이틀과 대적할
    게임이 없었죠; 좀 훗날 [아랑전설]이 [스트리트 파이트3]라는 종이쪽지를
    달고 나온 황당한 일을 제외하고는..으하하;; 주인아저씨 바보;

    저는 아직도 커맨드 타이밍 몰라요;
    알기도 전에 격투게임들은 갈수록 진화해서 커맨드가 어려워지더군요;


    푸리님 / 와..오락실.
    철없던 국딩 시절, 저학년 때는 부모님이 장난감 가게를 하길 바랬고
    고학년 때는 오락실을 하길 바랬다죠;;

    그래도 격투 게임을 제외하고는 신랑분에게 다 이긴단 말씀이잖아요.
    그것도 대단!
  • Sage Labri 2005/10/11 08:31 # 삭제

    후덜덜덜.;;; 트랙백 감사합니다 엉엉;;
    구석에 짱박힌 블로그라서 이런 감동 오랜만이에요(...)

    그게 문제가 아니고 게을러서 이제야 확인했습니다 (..)
  • Bellona 2005/10/11 13:19 #

    그래봤자 오리지널 8인 버젼은 가일과 달심이 최강이었죠. 류/켄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대쉬 버젼부터였습니다. 류/켄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강해지는 오묘한 캐릭터였죠.
  • 렉스 2005/10/12 13:11 #

    Sage Labri님 / 그만큼 세이지 라브리에님의 포스트가 감동이었답니다+_+)

    Bellina님 / 아..맞아요. 당시 가일과 달심이 최강이었다고 누가 말한 기억이;
    제가 게임치라 콘트롤은 몰라서 구경만 하기엔 왜 최강인지 이유는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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