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 몇장의 앨범을 두고 생각에 잠기다. [집히는대로 앨범담

Sage Labrie님의 글 보고, 안 그래도 최근에 마이클 잭슨을 다시 듣는 편이기도 해서 글 하나 적는다. 지금은 우측 메뉴에 콘텐더 사진이 자리잡고 있지만 얼마전만 하더라도 마이클의 잭슨의 [데인저러스] 앨범 커버에 'King Of Pop'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었다.

요즘 새삼 왜 이러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우리 집에 전축이라는 것이 있을때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스릴러라고 표기해야할까) LP가 있었던 기억도 떠오르고(부모님은 [ET]를 보여주던 마음의 연장선으로 '그저 유명했기 때문에' 그 앨범을 사셨던걸까) 그 앨범 속의 가사지도 떠오른다. 폴 매카트니와 잭슨이 'The Girl Is Mine'의 컨셉에 맞게 한 여자를 두고 팔을 잡아당기던 장난스러운 일러스트도.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잭슨은 나의 '듣기 대상'이 아니었다. 에어 서플라이 베스트반 들으니 좋더라고 음악 듣는 친구에게 화장실에서 화색 돌며 말하던 나는 어느샌가 메틀 앨범을 사기 시작했고, 암튼 뭔가 이상하게 순간 이동을 감행했던 것 같다. 그 때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Dangerous]
잭슨 팬이 아니더라도 참 눈이 가는 커버 아닌가. 현란하기 그지 없다. 자세히 보면 잭슨의 어린 시절, 그래미를 휩쓸던 시절의 초상도 숨어있고, 침팬지 머리만 4~5개 박혀있다. 그야말로 잭슨 원더랜드의 결정판. 당시 테이프로는 더블 앨범(...)이었다.

맥컬리 컬킨, 에디 머피, 마이클 조던, 슬래쉬 등이 나오는 뮤직비디오의 파장공세 전략은 말할 것도 없고 수록곡들은 어찌나 환상적이던지. 난 'Heal The World' 같은 노래들은 참 별로였고, 앨범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댄스곡 'Jam'과 'Dangerous'가 좋았었다.

만든 음악공장의 기본부터 다르니 음악이 이렇게 차원이 다르구나...하는 철없는 생각도 했었고, 아무튼 이 앨범이 내게 첫 마이클 잭슨의 첫 만남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김광한'씨가 오후 시간대 DJ를 봤었는데, 이 앨범의 1위 행진을 멈추게 한 '닐바나'(아.하.하)의 앨범을 두고 초대석의 누구와 뭐라뭐라한 기억도 난다. 그렇게 시대 자체가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하기사 [드릴러] 이후 잭슨의 앨범들은 언제나 [드릴러]의 성공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을까하는 컴플렉스 자체였을지도.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 Book I]
증세로 보자면 [Dangerous]의 커버는 이 커버와는 상대가 안된다. 이 정도면 연구 대상급의 나르시시즘이 아닐까. 이 앨범 발매 전 나온 예고편 영상이 또 일품이다. 저 동상을 둘러싸고 라이트를 켠 헬기들이 맴돈다! 밑에는 여자애들이 꺅꺅. 아이고.

지금도 숱하게 잭슨의 이름을 건 베스트반이 나오고 있지만, 아마도 잭슨 자신이 유일하게 공인하는 베스트반은 이게 유일한게 아닐까. 첫번째 디스크에 그의 솔로반 베스트를 담았고 두번째 디스크에 [Dangerous]의 - 어쩌면 - 연장선상의 넘버들을 담았다.

'Earth Song' 같은 노래들은 '이제 좀 그만 하지?'라는 소리가 조금 새어나오던 때도 있었다. 여전히 댄스곡들은 좋았으나... 앨범 자체가 조금 버겁거나 재탕의 기운이 느껴서 싫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Dangerous]만큼의 환희는 아니었다는 것.

문제는 이 앨범을 기점으로 잭슨도 점차 불운덩어리가 되어 갔다는 점이다.

[Invincible]

+ 발매 당시 뭐라고 끄적댄 글

지금 읽으니 당연하겠지만 굉장히 화끈거리는 글이다. 게다가 글 말미로 갈수록 갈피를 못 잡고 앨범 좋다는 소리를 하는군. 음 어쨌거나 난 그럭저럭 들을만한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뭔가 좀 힘을 뺀 것도 좋았었고.

그러나 확실히 하향세. 그게 음악적 성과든 개인적 상황이든 확실히 팝씬에서 잭슨의 몫에 대해선 별 고민을 하지 않는 듯 했다. 그렇게 물러가는건가.

[The Essential Michael Jackson]

[HIStory]에 있던 첫번째 디스크는 당시 잘 듣지도 않았다. 80년대 넘버들을 촌스럽게 치부했던 그때가 부끄러울만치 지금 이 앨범에 있는 'Beat It' 'Bad' 같은 넘버들이 [Dangerous]들의 넘버보다 더 좋고 고개를 까닥이게 만든다.

'잭슨5'와 '잭슨스' 시절의 넘버들을 담으려는 노력 덕분에 솔로 시절의 몇몇 중요한 넘버들이 빠진 경향도 있지만 아무튼 내실은 있는 앨범. 뭔가 아쉬울 때 적절하게 나왔다 싶다. 법정의 잭슨 보다 이런 잭슨을 회고하는게 우리로서도 - 조금은 안타깝지만 - 정신상 좋다.

'Scream' 같은 넘버가 빠진건 많이 섭섭한데, 아무래도 자넷의 목소리가 담겨서 이런저런 판권이 걸린 모양. 막상 리스트 보시면 흡족한 부분도 있지만, 조금 미흡하게 느끼실 것이다. 모든 베스트반이 주는 교훈을 알잖는가.

"베스트반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교훈은 단 한가지이다. 누락 곡들이 억울하면 진작에 이 뮤지션과 사랑에 빠져서 앨범들 나오는 족족 모으지 그랬냐."


덧글

  • 리드 2005/10/13 10:36 #

    저희 아버지도 잭슨을 좋아하시더군요.
    어느날은 저에게 "야. 그 삐레삐레 하는 노래 좀 틀어봐라"해서
    뭔가 했더니 Beat It이었습니다;;
  • mrvertigo 2005/10/13 10:44 #

    데인저러스는 제가 고등학교 때 발매되었을 겁니다. 저도 Jam이나 In the closet같은 곡들을 좋아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데이빗 핀처가 감독했던 Who is it? 뮤직 비디오도 좋아했고요.
  • devi 2005/10/13 10:52 #

    The Essential을 들어봤는데 제가 라디오를 통해서 들어봤던 곡들은 다 있더군요. 하지만 잭슨씨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_-;;
  • Nariel 2005/10/13 11:07 #

    움... 이상하게 흑인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잭슨씨는 -_-;;
  • 2005/10/13 12: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달바람 2005/10/13 13:53 #

    저 마이클 잭슨 동상이 서있는 자켓의 비디오 테입은 집에 있어서 본 적이 있는데, 저에게 마이클 잭슨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베스트 앨범 구입 -> 1집부터 구입' 은 몇 번 당해본적이 있습니다만,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지갑은 가벼워지지만;)
  • 시대유감 2005/10/13 14:18 #

    잭슨 곡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라면 웬 농구 컨셉으로 찍은 M/V 였는데,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고 잭슨이 뒤돌아본 상태에서 슛을 하니까 그게 마치 서태웅의 레이업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골인이 되더라.. 였지요.
    제목이 뭐였더라..
  • 요로이시 2005/10/13 14:31 # 삭제

    난..Black or White 를 참 좋아라 했었죠..
    앙칼진 기타소리에 흠뻑..취했던..푸하하하~~

    히스토리 앨범은..지금 내게서 사라져버려서..ㅜㅜ
  • mrvertigo 2005/10/13 16:01 #

    시대유감 / 그 비디오가 jam 이었어요. 마이클 조던과 같이 나왔었죠.
  • lukesky 2005/10/13 16:30 #

    스릴러 뮤직비디오를 보고 감탄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_-;;
  • Sage Labri 2005/10/13 19:00 # 삭제

    Who is it? PV는 어린 나이에 보면서 '와, 벗는 장면 나온다!'라고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Scream 빠진 건 저 역시 아쉽습니다-_ㅠ

    근데 Blood on the dance floor 앨범에 대한 언급을 안해주시는군요-_ㅠ
  • 렉스 2005/10/14 10:47 #

    리드님 / (기억도 안 나는)제 어린 친구 녀석은 "아~ 빌리지인~ 빠리 타운~"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mrvertigo님 / Who is It 감독이 데이빗 핀처였군요! 그 뽀사시함이란...

    devi님 / 잭슨은 이름 정도만 알아도 음악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는
    뮤지션 같아요=_=;

    나리엘님 / 잭슨의 음악을 흑인 음악의 범주에 넣기엔 좀 거시기함도 많죠..ㅋ;

    비공개님 / 끄아아아;;

    달바람님 / 그렇게 1집부터 ~ 지금까지의 앨범 뮤지션이 비틀즈가 아닌걸
    다행으로 알아야겠죠;

    시대유감님 / 네 :) mrvertigo님의 말씀처럼 Jam입니다. 마이클 조던도 나와요.

    요로이시군 / 슬래쉬!!

    루크스카이님 / 이제 모든 사람들이 가장 자주 씹는 이름이 되었죠;

    Sage Labrie / 문제의 앨범 [Blood on the dance floor]은 군 시절 앨범이었는데,
    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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