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의 기억 _뭔가를 접하며

명작이라 꼽힐 역대 게임 (1995~) by GameSpot


* color님 포스트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유수의 게이머들이 믿는 게임 리뷰 사이트인
게임스팟의 점수 제도는 꽤나 까다로운 감식안을 자랑한답니다.

그중 1995년에서 최근 2004까지 발매된 9.0점 이상의 게임들의
리스트들은 인상적입니다. 리스트 보시고 한번 자신의 취향과 경험을
대조하는 것도 재미난 일일 것입니다. 게다가 가뜩이나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는 황폐화된 박토의 대지가 된 국내 게임 시장의 모습을 안다면
콘솔 게임들이 주던 황금 시대의 유희들이 더욱 상기 되실지도...


그중 영광의 1위는 블리자드의 공전절후 액션RPG 걸작 [디아블로]
차지했습니다. 물론 개인 취향이라는 것이 있고, 장르에 대한 생각이 다른지라
반론의 여지도 충분할 것입니다. 하지만 쿼터 뷰 시점을 넘어 3D 시대로 넘어온
MMORPG의 융성기에도 검과 마법으로 악을 멸하는 수많은 유저들에게 [디아블로]의
인터페이스는 굉장히 익숙하지 않나요? 그만큼 [디아블로]는 한 시대의 명징한
움직임을 대표하는 걸작이라 칭할만 합니다. 아무렴요.

개인적으로도 무척 살가운 게임입니다. 전형적인 게임치인 저는
게임치인 덕에 무척 다행스럽게도 다른 네티즌들에 비해 게임에 투자하는 비용이
희박한 편입니다. 도무지 쉽게 할만한 게임이 없어서요(......) 그런 면에 비춘다면
단축키로 키보드를 다다닥 누르고 마우스로 생산을 행하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국민 게임'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전 아직도 그 게임 못합니다(....)


[디아블로]는 일단 쉽습니다. RPG라고 하지만 꼬이고 꼬인 던전 안에서
수많은 텍스트의 압박 속에서 목적을 수행해야 하는 요소들은 거의 전무합니다.
머리를 그렇게까지 굴리지 않아도 되는 간명한 텍스트 지령 수행은 오히려 옵션,
주 목적은 레벨업과 보다 강한 무기 장착을 위한 악의 세력 타진입니다. 게다가
액션 게임 못지 않은 타격감을 채워주는 사운드의 힘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무엇보다 초반에 사람 흠뻑 빠지게 만드는 분위기는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가죽 갑옷 하나와 장검 하나로 저벅저벅 다가오는 해골과 좀비들을
힘겨운 팔의 힘과 화롯불 보다 조금 강할까 싶은 미약한 마법의 힘으로
하나 둘 슥삭슥삭 물리칠 때의 기분은 안 해본 이들은 모릅니다.

이렇게 정색을 하고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드는 분위기는 분명 그래픽의 힘인데,
블리자드의 놀라운 면은 이런 매력적인 게임이 당대 컴퓨터의 고사양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단계 낮은 사양으로도 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이거죠. 말 그대로 '정작 만드는 자신들부터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고는 만들지 않는다'는 그들의 철학이 여실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외에 블리자드의 경향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오프닝 데모 화면과
간편한 세이브 기능, 보는 사람 참 암담하게 만드는 사악하고 둔중한
무게감의 세계관, 배틀넷 등은 이 게임만의 매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고작 마을 한켠의 지하 16층짜리 던전이지만 [디아블로]의 세계관은
2탄의 세계관 보다 더욱 매력적입니다. 로그의 마을부터 시작해 지옥까지,
각 세계를 넘나들며 훨씬 다양해진 마법과 캐릭터로 또 한번 악마 디아블로를
물리쳐야 하는 2탄도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수작이지만... 사실 여름날 밤,
홀로 되지 않는 실력으로 좌절감을 느끼면서(초반에 덩치 큰 butcher에게 우웍~
당한 기억이 새삼....) 새벽까지 지새게 만든 1탄의 기억에 미치기엔 한없이
부족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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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마제 2004/08/13 10:18 # 삭제

    디아블로
    온라인이 안될때부터 집에 컴퓨터 깔아놓고 혼자 밤새가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_+
    디아2가 나오면서부터 베틀넷을 시작했었는데요...
    다른 사람들과의 조인,아이템거래,PVP 등을 통해서 더욱 재미를 느꼈던건 사실이지만 치열하다 못해 눈꼴시럽기까지한 아이템에 대한 집착과 찍어 내다시피 해서 만드는 고랩 케릭터들(70랩은 3~4시간이면 만들죠 =_=...이번 패치를 통해서 좀 버거워지긴 했지만 혼자 할때와 비교하면 정말 빠른 랩업) 사이에서 게임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어가다가 결국엔 있던 아이템 다 팔고(하하;;;;;;; 네 저 현질했습니다 ㅠㅠ;; 아이템팔아서 마누라 생일선물로 디카사줬습니다;;;) 게임 접어버렸다죠 :(

    정말 디아블로1 혼자서 할때가 '진짜 게임'을 즐겼던거 같아요 뭐 사실...온라임 RPG게임에 완전히 물든 지금은 다시 그때처럼 혼자서 오프라인으로 게임 하라면 선뜻 손이 안가는게 사실이지만;;;;;;
  • 세호 2004/08/13 10:23 # 삭제

    butcher 죽인후 그의 나이프만을 무기로 달랑 가지고 게임의 후반부 까지 갔었죠. 아아 너무나도 디아블로 스러운 아이템이었던 거에요 >_<
  • 두슬 2004/08/13 10:34 # 삭제

    요즘 나오는 온라인 mmorpg 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지요. 역시 사운드가 압권! 정말 내가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
  • 윤동 2004/08/13 12:34 # 삭제

    온라인게임만이 능사는 아닌듯.
    대항해시대같은 혼자하는 게임도 이제 온라인이 된다니..기대반 우려반입니다.
    댜블로 1할때(전 로그로 했습니다.) 도망다니면서 한두발 쏘다가 철장안에 butcher가둬놓고 죽인 그 쾌감~~캬~ㅋ;;;
    카우라는게 참-ㅅ-;; 게임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
    그나저나 둠3는...으흐흐;;
  • 렉스 2004/08/13 16:10 #

    마제님 / 돈 벌인 방식은 조금 문제가 되겠지만 결과가 좋군요;ㅋ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마눌님 선물인데...헤헤

    그나저나 배틀넷에서 캐릭터 키우는 이야기는 놀랍군요...정말
    그런게 가능하군요=_=; 저 같은 싱글 플레이어에겐 오묘한 세계;


    세호군 / 그 butcher의 검은 소서러가 들고 다니면 정말 무거워;ㅋ
    한번 휘두르면 보는 내가 힘들다는;; 기사에게 딱 적격이지..정말
    중반부까지도 유용한 아이템인데 다만 수리비로 드는 자잘한 돈이
    은근히 자주 들었다는...ㅋ


    두슬님 / 2탄은 캐릭터가 막 뛰어다니고 분명히 마법 효과도 뛰어난데,
    어둑한 곳에서 두려움을 안고 가던 1탄의 캐릭터 보다 덜 매력적이더군요.

    윤동군 / 일단 핵 앤 슬래쉬에 몸 달게 만드는 몇몇 액션성 있는 게임과
    달리 [대항해시대]만의 분위기라는게 있으니...음음...
    카우는 디아블로 본편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유저들이 택한 유희인
    셈이기도 하니까요...[둠3]는 일단 평이 아주 찬사 쪽은 아니더군요.
    경이로운 물리효과를 보여주는 [하프라이프2]가 걸작이 될 공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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