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17일
스트러글링(10) : 우리를 구원하소서.
+ 스트러글링(0) | (1) | (2) | (3) : 무한궤도부터 솔로 2집까지.
+ 스트러글링(4) | (5) | (6) : 넥스트 1집부터 2집까지.
+ 스트러글링(7) : 불새, 혼돈의 세계로 안착하다.
+ 스트러글링(8) : 번외 작업으로 종횡무진하다.
+ 스트러글링(9) : 황금 시대의 마지막 오르막길.

애니메이션의 성과에 대해선 글 쓰는 본인보다 이글루스 내의 몇몇 유저들이 더 상세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침공 장면이 제법 맘에 들었고, 앨범을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들었던 몇몇 사운드가 저게 앨범 내에 들어가는건가 어떻게 되는건가.. 이런 정도만 전전긍긍한 기억이 난다.(군대란 한정된 장소란...쩝)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그렇게 TV 애니메이션의 지평이 한 발자국 지평이 넓어지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상황에선 그런 움직임 자체가 발 담그기 무서운 시장의 어려움이 되었지만.
+ 넥스트의 음악이 [영혼기병 라젠카]에서 효용성 있는 사운드트랙 노릇을 했는지는 약간의 반신반의이다. 아무튼 타이틀롤이기도 했었고,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나오는 크레딧엔 '러브 테마'인 '먼 훗날 언젠가'가 흐르긴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애니메이션 본편과 달리 앨범의 생명력은 아무튼 길었었다. 사실 [정글 스토리]의 전례와 마찬가지로 신해철의 사운드트랙은 영상물 본편에 예속된다기 보다 어떤 독립성이 강했었다. 영상물 작가와 충분한 대화나 합일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비축한 작곡물과 기획서에 의거한 작업인 점이라는 짐작도 가고, [정글 스토리]에 비해 풍성한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제작진이 부여한 자유 덕에 앨범은 처음부터 '4집'이라는 컨셉으로 별도로 뻗어갔던 듯 하다.
훗날 한번 더 거론하겠지만 영상물 작가의 의도, 영상물 자체의 어법, 영상물 안에서의 효용성 이라는 3박자가 맞아들어간 사운드트랙 작업은 [세기말]이 유일했던 듯 싶다.
+ 녹음은 해체가 결정된 상태에서 고통스럽게 진행되었다. 본토와 영국을 오가는 녹음과 믹싱 작업의 분투와 만족스러운 결과물에도 불구하고 경쟁자 없는 밴드 생활이라는 고민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신해철의 자문자답으로 계속되었고, 지금으로서도 짐작만 할 뿐인 밴드 내 불화로 멤버간에 해체는 합의된 상황이었다.
11월 7일, 신곡 발표를 목적으로 웅성했던 63빌딩 르네상스홀은 또다른 사안인 해체를 둘러싼 기자 회견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 하단에 쓰이는 이미지들은 전상일님의 싸이에서 허가를 받고 게재한 오리지널 이미지 데이타입니다. 본 이미지는 리사이즈 이외의 어떤 수정도 가하지 않았으며 전상일님의 허가 없이는 상업적/비상업적 인용이 불허됩니다. 이에 양지 바랍니다.

01 ) Mars, The Bringer Of War
02 ) Lazenca, Save Us
03 ) The Power
04 ) 먼 훗날 언젠가(Original Ver.)
05 ) 해에게서 소년에게
06 ) A Poem Of Stars : 별의 시
07 ) 먼 훗날 언젠가(Evening Star Ver.)
08 ) The Hero
실질적으로 2개월만에 녹음이 완료되었던 [Lazenca : A Space Rock Opera]는 이제 정말 더이상 사운드로는 아쉬울게 없는 경지를 보여준다. 신해철은 학생 시절 음악듣기의 원체험으로 '홀스트의 [혹성]이나 베토벤의 교향곡,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보니엠의 디스코를 고백한 적이 있었는데 1번 트랙에서 아에 홀스트의 곡을 내건다.(곡의 원래 내용 자체가 전쟁을 부르는 신을 묘사한 것이라 애니메이션의 성격과도 부합했던 것이다.)
[영혼기병 라젠카]에 예속된 사운드트랙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라젠카 세계관'에 걸맞는 '스페이스 락 오페라'를 펼쳐낸 듯 하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소재 때문에 고지식한 넥스트의 팬들은 행여 넥스트 특유의 사회비판적 비전과 가사, 곡이 흐트러질까 노심초사했는데 신해철은 지혜롭게 자신들의 주요 소재가 되는 현실 투영과 애니메이션적인 환타지를 교묘히 섞음으로써 앨범을 출중히 만들어낸다.
2번 트랙의 '라젠카가 우리를 구원할지어니'라는 일면 과장된 수사도 넥스트라 이해가 될 지경이다. 10여분대의 대곡 대신 신해철은 락앤롤이 화려한 깃털옷을 입으며 뽐내는 광경을 연출하는데, 그 압도감이 만만찮다. 지금 들으면 좀 눅눅한 '껍질의 파괴'도 아니고, 너무 뻗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세계의 문'도 아닌 'Lazenca, Save Us'는 이것이 넥스트 사운드의 완료형이라고 못 박는다고해도 할 수 없이 수긍할만큼 유려하다.
게다가 이어지는 3번 트랙 'The Power'는 역시나 현실적 지평에서 멀지 않은 가사로 환타지물 기저의 함의를 내포한다. [정글 스토리] 수록곡 '70년대에 바침'의 마지막 사운드를 장식하는 전(두환)장군의 대통령 취임식 악령이 다시금 살아나는 순간이다.
어차피 인간들의 모든 역사는
승리한 자를 위해 꾸며지는 것
누군가는 지배하며 나머지는 따른다
헤매는 쥐떼보단 정원에 메인 개가 나은 것
무한궤도 시절부터 이미 곡 속에서 뮤지컬적인 작법을 사용하며 코러스와 주고받는 드라마를 연출하려던 신해철은 단단히 소원성취를 이룬다. 앙칼진 스래쉬 리프에 변화무쌍한 곡 구조, 그리고 선명한 멜로디의 프로그레시브적인 면모까지. 그래서 어떤 필자가 '블럭버스터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폄하해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블럭버스터 영화는 정말 보고 듣는 순간 환희를 선사한다! 
6번 트랙 ' A Poem Of Stars : 별의 시'가 주는 잔잔한 감동은 앨범을 들은 이들을 위한 작은 선물 같다. 공연시 실연되지 않는 이 곡의 진가가 무대에서 발휘될 날은 언젠가 올 것인가? 아무튼 지금으로서도 넥스트식 프로그레시브의 마지막은 이 곡이었다.(즉 [개한민국] 앨범에서 이런 감동은 재현되진 못한다.)
마치 퀸에 대한 헌사 같은 곡이자 영웅에 대한 회고인 마지막 트랙 'The Hero'는 결과적으로 팬들이 넥스트에게 역으로 보내는 작별 인사 같은 곡이 되었다. 변덕스러운 곡의 구조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청자의 감상을 흐트러지지 않게 만드는 사운드메이킹과 - 김세황이 브라이언 메이를 모델로 한 것이 명백한 - 따스한 선율, 당분간 신해철의 마지막 보컬까지.
그대 현실 앞에 한없이 작아질 때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 영웅을 만나요
무릎을 꿇느니 죽음을 택하던 그들
언제나 당신 안의 깊은 곳에
그 영웅들이 잠들어 있어요
5번 트랙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희망찬 상승 구도와는 별개로 팬들은 해체라는 운명을 수긍해야만 했다. 재치있는 김영석의 베이스와 중심을 잡는 이수용의 드럼도 들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11)에 계속.... 다음주에 뵙죠 :) 이제 진도상 반을 간신히 넘은 셈입니다. 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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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선언 후 오히려 심적 평정을 얻은 멤버들은 남은 기간 동안 6차례의 전국 투어로 한 해를 마무리지었다. 12월 31일 서울 체조경기장 공연을 당분간 마지막으로...
이듬해 전상일이 성실히 작업한 '비쥬얼 크리에이션 북'인 [N.EX.T Forever]가, 2월 경엔 공연 실황을 담은 비디오인 [The Show Must Go On](또 퀸이다!)가 출간/출시된다. 기자 회견 중에 밝혔듯이 그외에 넥스트에 관련된 일체의 라이브반이나 베스트반, 기획반, 편집반 등은 출반되지 않았고 이제 남은 일은 신해철의 결정에 달렸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처음부터 혼자서 다시 시작해야 함을.
영국에서 믹싱 작업시 크리스 상그리디(Chris Tsangarides)가 넌지시 제안한 공동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상기한 신해철은 98년 3월 7일 영국으로 출발한다. 또다른 이야기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 by | 2006/03/17 08:49 | └r.EX.T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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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N.EX.T 무지 팬이었습니당...
울나라에 이런 가수가 있다는건 정말 대단한거여쬬~~ㅎㅎ
hkmade님 / 현재형이라는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만세!
韓浪님 /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좀더 일을 내줬음 좋겠어요 ;_;) 도와준 것도 없지만;
계란소년님 / 라젠카...새 앨범~
Sion님 / 마지막 콘서트 티켓...ㅜ.ㅠ) 앗..격려 감사해요 :)
크롬군 / 그러게. 첨에 들을 땐 너무 오버하는거 아니야 했는데, 요즘 들으면 참
정돈이 기가 막히게 된 앨범 같아.
크리티커님 / 저는 말년 병장;;; 으하하;
곡들 고루고루 머리 쓰다듬어주며 고개 끄덕이는 앨범.. ^^
전체를 관통하는(?아우르는) 일관된 분위기 때문인지
곡 하나하나보다는 full로 들으면 더 느낌이 오는 앨범이랄까.. 저에겐요 ^^
p.s 근데 The Power의 '어차피~'하는 부분에서 전 발매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찰나지만' 설운도 노래가 스쳐지나가서 미치겠어요 ㅎㅎ
가사(단어)의 일치 때문인지 몰라도 순간 트롯 같은 삘을 느낀다는.. ^^;
으하하...'어차피 잊어야 할 사랑이라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