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 외과의사와 엔진 청년의 화합과 반목. [집히는대로 책담


둠 : 컴퓨터 게임의 성공 신화 존 카맥 & 존 로메로
데이비드 커시너 글/이섬민 역

머슥거리는 멀미에도 불구하고 다음 레벨로 옮겨가며 아슬아슬한 체력으로 세퍼드와 보다 두꺼운 옷을 입은 독일군들을 모니터상에서 청소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그때보다 훨씬 화려해져 광원 효과니 뭐니 실사와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 [게이머즈] 최근호에서는 차세대 게임의 관건을 여성.땀.털이라고 하더군.


이 신천지 세상의 기적에도 불구하고 머슥거리는 멀미의 시절이 더 그리울 법도 한데 마침 그 시대를 만든 두 사람에 관한 책이 나왔다. 전에 소개한 [iCON : 스티브 잡스]가 기벽에도 불구하고 철옹성 애플을 건재시킨 한 CEO의 카리스마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이 책은 컴퓨터 게임의 성공 신화(에그 간지러워라)를 만든 두 악동에 관한 흥미진진한 활동에 관한 보고서 같다.

마침 두 책은 겹치는 부분이 한가지 있다. 해커 윤리의 신봉자이자 게임에서의 어떤 속임수도 용납치 않았던 '엔진' 존 카맥이 흥분감을 안고 구매한 컴퓨터가 바로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 컴퓨터'였으니까... 다시금 애플로 돌아간 잡스였지만(즉 넥스트 컴퓨터는 성공작이 아니었지만) 카맥에겐 분명 유효한 기적이었다!

이야기의 초반은 당연히 두 사람의 만만찮았던 유년기와 허름한 셔츠와 빨아 입지 않는 청바지, 그럼에도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젊음에 관한 기록이며, 중반부는 카맥의 그 유명한 "게임에서의 줄거리란 무의마하다"는 충격 발언과 '외과의사' 존 로메로와의 반목 예고편이다. '외과의사' 존 로메로는 놀라운 손가락의 컨트롤로 괴성을 지르며 게임을 즐기는 '락 스타'였으며, '엔진' 존 카맥은 그 세계를 묵묵히 직조해내며 창안하던 개발자였다.(회사의 규모 팽창은 원하지 않았다.)

이런 그들은 결국 후반부 반목과 갈등에 의해 로메로의 퇴출과 id소프트의 홀로서기라는 사건을 맞이하게 되고,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서운한 일이지만)'기획'은 중요치 않다던 카맥 아래의 시스템에서 그래픽 신천지는 펼쳐진다. 다른 한편으로 로메로의 회사는 에이도스의 지원을 받지만 결과는....

세상 모든 책이 다 그렇듯이 알면 알수록 재미난 대목이 많다. [모털 컴배트]의 뇌수(...) 덕에 닌텐도의 아성 따윈 간단히 무시한 세가 제네시스의 판매량이나, '사내 [철권3] 금지' 같은 대목에서 우리나라 게임팬들도 즐겁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뿌리 정도만 알고 있던 사건들의 이면을 샅샅이 보는 재미도 좋고, [둠3]로 일단은 '하락세'인 것이 분명한 id소프트의 영광기를 보는 묘한 감정도 이 책으로 가능하다.(이 두 사람이 한때는 '슈퍼 마리오'를 카피했다니!)

그나저나 우리의 '엔진' 존께선 언제쯤 게임에 있어 기획과 스토리를 존중해줄 것인가. (책에도 나왔다시피)[둠]을 즐겼다는 트렌트 레즈너(나인 인치 네일즈)의 음악이 90년대 더욱 재미났듯이 00년도엔 뭔가 다른 물건이 필요한걸까? 아니면 '엔진' 존은 결국 옳았을까? 불황에도 불구하고 게임계는 앞으로 여전히 재미날 듯 하다.

+ 영화판 [둠] 엔딩 크레딧에서 나인 인치 네일즈의 음악이 나올만 했구나!


덧글

  • Sage Labri 2006/04/03 14:00 # 삭제

    그냥 까멕이형은 둠3 엔진으로 미행 최신작이나 만들어주시지 말입니다.
    하악하악
  • 글틀양 2006/04/03 15:34 #

    울펜3d... 그당시 용산에 가면 무조건 디피용 PC에는 무조건 저거 틀었다죠......
  • 와니 2006/04/03 17:41 # 삭제

    저 사진은 울펜스타인 3d 아닙니까? 당시 PC게임계 거의 최초의 저런 형식의 게임으로 2hd 디스켓 1장인가 2장인가에 넣어놓고 286 컴퓨터로 돌렸던 기억이 나는듯 합니다 흐으..
  • 달바람 2006/04/03 22:55 #

    생각해보면, [Doom 3]는 게임성보다는 스토리에 치중한 느낌이죠;
    하아, 둘 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됩ㄴ다.
  • 렉스 2006/04/04 09:23 #

    세이지 라브리에님 / 뭣땀시(....)

    글틀양님 / 대단했죠. 저도 중고 PC를 사니 저게 깔려있더군요;

    와니님 / 흐흐 제 컴에 깔린 녀석은 1스테이지 보스 깨니 더 안 이어지더군요 ㅠ.ㅜ) 뒷 이야기들이 궁금했었습니다;

    달바람님 / [둠3]가 '그나마'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군요;; 둘 다 솔직히 불안하긴 합니다. 이제 [둠]의 전설로만 기억되는건 솔직히 곤란한데...
  • 해뷘 2007/03/02 10:49 #

    저도 어제 다 읽었습니다.
    존경하는 존 카맥 선생님의 멋진 마인드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드가 조악한 PC에서 구현했던 슈퍼마리오3가 실제로 게임시장에 출시되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닌텐도의 명성은 보기가 어렵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소프트 디스크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이고 이드를 창립한 카맥과 로메로, 톰 홀이 요즘에 와서는 그 카운터 펀치를 다시 먹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로메로는 현재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아무튼 존 카맥 만세 입니다 ^ ^;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W 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