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 리영희 / 대담 : 임헌영 | 한길사

세계의 정치개혁운동사에서, 어느 나라의 경우에나 큰 공통점이 있어요. 즉, 우익(右翼)은 이권으로 뭉치고 좌익(左翼)은 이념으로 모이지만, 동시에 우익은 이권분배의 크기로 분열하고 좌익은 이념을 지나치게 정밀화.세밀화하는 '작음'의 고질적 아집 때문에 망한다는 역사적 경험이에요. 경험적으로 그렇지 않아요? - 625 P 中 -


지식인이란 무엇일까. 지사적 강건함과 올곧음은 무엇인가.

교수직 해직과 복직, 구속.기소와 사면.복권, 곧은 펜대라면 감당했어야 할 (한국)현대사의 굴곡을 한 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리영희가 2000년 뇌출혈 위기를 딛고 입을 기꺼이 열었다. 원고지 2,700여장과 초벌 작업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릴만치 한 인물의 인생을 물론이거니와 해방 공간과 6.25에 이은 현대사의 풍경까지 담느라 700페이지 빼곡히 담겨져 있다. 그 수고의 몫은 역시나 저술만큼이나 구술에 성과 열을 다한 리영희와 (역시나) 만만찮은 굴곡의 시대를 통과한 임헌영의 것이리라.

덕분에 현대사의 풍경을 다룬 실감나는 실화이면서도 한 개인이 자아내는 삶의 문학적 감동까지도 수렴한다. 가정 보다 사회 문제에 시선을 진작에 둔 덕에 가장으로서의 책무감을 다하지 못한 점, 너무 강퍅한 삶을 택한 덕에 젊은 날에 그럴싸한 예술 취미를 가지지 못함을 후회하는 대목, 그리고 모든 것을 감당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까지.

90년대 이후 자신의 몫을 다했음을 천명했으며 자신의 책이 더이상 안 읽히길 바란다는 그이지만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그의 언술을 여전히 원하는 상태이다. 냉전논리의 해빙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 사상의 박토이자, 베트남에 이어 이라크까지 '친절하게' 우방국의 책무감을 수행하는 예속국가의 치욕을 계속 거듭하는 이 신세기에도...


긴 세월에 걸친 문필가로서의
나의 인생의 마지막 저술이 될 이 자서전을,
결혼 이후 50년 동안 자신을 희생하며
오로지 사랑하는 자식들과
못난 남편을 위해서 온갖 어려움을 힘겹게 극복하고,
굳건한 의지로 헤쳐온
존경하는 아내 윤영자에게 바친다.
 
- 책 서두 -

by 렉스 | 2006/07/26 12:32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conFrost at 2006/07/26 14:24
진정. '사상의 큰 스승'..
비록 문혁을 알리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지만, 실상이 알려지지 않아 생겨난 오류를 리영희 한사람에게 돌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니.
자신이 현재까지 믿어왔던 것에 대한 반성과, 오류를 스스로 인정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진정 원로 지식인이라는 말에 부합하는 분이겠죠..
Commented by scholly at 2006/07/26 16:02
렉스님이 갑자기 달라보여요. ^^;
Commented by Mosippa at 2006/07/26 17:06
읽고 싶어지는 군요.
Commented by 렉스 at 2006/07/27 14:10
conFrost님 / 문혁과 중국 근현대사에 대해선 상당히 경도된 사상을 지니신듯 해요. 어떤 지식인으로서의 아집까지 꺾을 순 없는 듯^^;

그렇습니다. 원로 지식인.

scholly님 / 평소에 어떻게 보셨길래 ㅜ_ㅠ)

Mosippa님 / 추천합니다 :)
Commented by Courtney at 2006/08/01 14:14
이 책 읽으면서 정말 전 가슴이 많이 먹먹하고 괴로웠어요. 과거의 아픔보다는 나이지지 않는 현실때문에요. 하지만 정치적인 활동이나 참여를 거의 안 하고 있는 제가 한숨 쉴 자격이나 있는 건지...

Commented by 렉스 at 2006/08/01 19:43
커트니님 / 그러게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키보드에 글을 적는 것만치
쉬운 세상에 대한 비판은 없지요. 아무 소용없는 일....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