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년대 어떤 작가주의의 탄생.
제3세계 출신의 이민 2세대들의 모임. 그리고 낯선 장르와 펑크적 에너지, 멋진 라이브. 여기까지 설명하면 혹자는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atem Of a Down)을 연상할지도 모를 일이다. 텍사스 주 엘 파소(El Paso) 출신의 젊은 5인조가 결성한 신진 밴드 앳 더 드라이브-인(AT THE DRIVE-IN)의 정식 데뷔반 [Relationship Of Command]이 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고 한다. 굶주린 라이브 무대에 대한 독식욕을 채우듯 이 사운드의 늑대 집단은 클럽을 가리지 않고 전전했으며 각 매체는 데뷔반의 원초적 에너지에 대한 상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들의 데뷔반에 기꺼이 백 보컬로 참가한 이기 팝[Iggy Pop]과 로스 로빈슨[Ross Robinson]의 프로듀싱이 멋진 음반을 만드는데 일조를 한 것도 컸으리라.)
그러나 레이블의 붕괴로 인한 외적 위기와 멤버간의 음악적 성향의 충돌은 이후 이 밴드를 두가지 방향으로 분리하게 만드는데, 이는 스파르타(Sparta)와 마스 볼타의 탄생을 낳는다. 멤버 짐 워드(Jim Ward, 기타), 폴 히조노스(Paul Hinojos, 베이스), 토니 하자르(Tony Hajjar, 드럼)이 결성한 밴드 스파르타는 위저(Weezer)풍의 락 음악의 명료함을 선보였(다고 한)다. 물론 기존의 앳 더 드라이브-인 팬들의 그들의 앨범 2장을 그렇게 반기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그럼 오늘 소개할 오마르 로드리게즈-로페즈(Omar Rodriguez-Lopez, 기타)와 세드릭 빅슬러-자발라(Cedric Bixler-Zavala, 보컬)가 중심이 된 밴드 마스 볼타는? 지금까지의 평가에 의하면 사람들은 마스 볼타가 앳 더 드라이브-인의 영광을 충실히 잇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다만 이 때의 에너제틱한 면모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매니아 측의 원성도 여전한 듯 하다.)
놀라운 것은 2003년 데뷔반 [De-Loused In The Comatorium]를 낸 이례로 이들도 어느새 3집째인 셈인데 어느 앨범 하나 할 것 없이 그 해의 마스터피스의 반열에 쉬이 그 목록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력적인 라이브 활동과 스튜디오에서의 성과, 이런 발걸음은 사실 어떤 밴드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앨범 하나하나 명료한 하나의 선을 그어가며 또다른 지점으로 이어가는 놀라움, 이에 비견할 수 있는 밴드는 기껏해야 툴(Tool)이 떠오를 뿐이다.(심지어 툴 조차도 근작에선 당당한 한보가 아닌 반보 남짓 딛은 듯 하다.)
게다가 은둔자의 이미지로 3~5년 간의 간격을 두고 앨범을 발매하는 툴에 비해 이들은 최근 몇년 사이의 놀라운 성과로 음악팬들의 귀를 잡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나 싫어한다는 명칭인)프로그레시브, 사이키델릭, 포스트 펑크, 재즈를 한데 뒤집고 섞는 방법론의 새로운 작가주의, 올해 또 하나의 마스 볼타의 앨범이 나왔다.
또 하나의 우주를 탄생시킨.
그간의 행보를 보자면 - 이 정도로도 충분히 출중했던 앨범 - [De-Loused In The Comatorium]는 상당간 청자들을 고려한 대중적인 앨범이었다. 앨범의 포문을 본격적으로 여는 곡 Inertiatic Esp는 처음 듣는 이들에게도 앙칼지지만 청명한 세드릭의 보컬과 더불어 질주하는 운동성의 기타가 귀를 확 잡아 끄는 맛이 있었다. Roulette Dares (The Haunt Of), Eriatarka 등의 곡도 그에 연계해 좋아할 수 있는 곡이었으며, Take The Veil Cerpin Taxt 같은 곡은 양식있는 청자들을 위해 추가된 연구 과제 같은 존재였다고 할까.
물론 이런 대중적 면모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의 내용은 사실 세드릭의 지인이었던 훌리오 베네가스(Julio Venegas)의 이야기에 바탕을 둔 약물과 개인, 세계, 환상성을 둔 사이키델리아 답사기였었다. 그럼에도 청자들은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과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만남 운운하며 이 사이키델리아의 재래에 두손 들어 환영하였고 그들의 다음 앨범을 기대하였다.
이어 나온 [Frances The Mute]의 면모는 그보단 좀더 복잡한 편이었다. 정식으로 프로그레시브+컨셉트(Concept) 앨범을 내는 것을 꺼려했던 멤버들의 의지를 꺾은 것은, 밴드 멤버 제레미 워드(Jeremy Ward)의 죽음과 그의 일기장이었다. 5부작으로 창출된 자포자기와 중독에 관한 장대한 파노라마 [Frances The Mute]는 보다 음악적으로 원숙해졌으며, 자기들만의 우주를 창출하려는 멤버들의 의지가 관여한 앨범이었다.
첫 곡의 테마가 앨범 마지막에 다시 반복되는 순환 구조는 의도적으로 컨셉트 앨범의 형식을 표방하고 있었고, 곡 사이의 경계가 명료하지 않을만치 앨범 자체는 거대한 드라마를 내포하고 있으며 개별곡으로의 감상이 여의치 않는 앨범 - 다시 말하자면 앨범으로써의 가치가 보다 확연한 - 이었다. 기다림도 길지 않았다. 전작에 이어 1년 후 새롭게 나온 [AMPUTECHTURE]는 마스 볼타식 우주의 심화이다.
락큰롤의 즉물적 쾌감을 점차 벗어던지고 전위에 근접해가는 이들만의 우주 세계. 이 유영을 위해 또 한번 뛰어들 차례다.

* List
2 Tetragrammaton 16:41
3 Vermicide 4:15
4 Meccamputechture 11:02
5 Asilos Magdalena 6:34
6 Viscera Eyes 9:23
7 Day of the Baphomets 11:56
8 El Ciervo Vulnerado 8:50
마스 볼타의 본작을 처음 들은 기존의 청자들이 쉬이 터놓는 고백은 전작들에 비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다. 첫 트랙 Vicarious Atonement은 인트로의 얌전함(?)에도 불구하고 질주할 거라는 기대감을 주는 기존 앨범의 곡들과 달리 애상에 젖은 세드릭의 보컬과 낯선 공간으로 인도하는 초대장의 역할을 한다. 마스 볼타의 음악은 들썩거리지 않는 순간에는 흡사 이렇게 앰비언트(Ambient) 장르를 연상케하는 긴장감과 심연 같은 아득함을 선사하는게 특기이다.
본작은 그런 순간이 자주 주어지는데 이것은 느슨함이나 정서적 차분함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으며 점차 락큰롤 앨범의 전형성에서 마스 볼타의 은하계와의 거리감을 두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건반의 나즈막함과 관악의 뒤엉킴이 교차하는 후반부, 이 초대장에 이어지는 두번째 트랙 Tetragrammaton에서 마스 볼타는 보다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낸다.
17여분에 달하는 이 곡은 라틴풍의 시작에 이어 락큰롤의 돌진력과 명확한 후렴구의 일관된 서정성이 함께하다, 6분대에 난데없이 앰비언트 풍의 다른 곡이 삽입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윽고 8분대엔 다시 이펙트를 먹인 보컬의 후렴구와 곡의 메인이 다시 자리를 잡다, 11분대엔 각 연주 파트의 즉흥 연주 - 연출된 것이겠지만 - 가 난교하듯 엉퀴고, 이윽고 노이즈로 마무리된다.
느슨하고 지겹다기 보다는 이런 변덕스러운 구조가 마스 볼타 음악의 청취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장르론에 갇힌 세간의 평가를 싫어하는 이들의 입장에 이런 음악적 자유는 팬으로서 상당간 쾌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앨범에서 제일 짧은 4분대의 Vermicide 조차도 제일 평온한 분위기 - 소위 '어쿠스틱'하다는 - 로 일관하다 종내엔 텅텅거리는 리듬 파트와 느슨하게 안기는 기타가 교차하며 범상치 않은 상태로 마무리한다.
들썩거리는 리듬 파트에도 불구하고 느릿하고 여유있게 진행하는 4번곡 Meccamputechture는 중반부에 아방가르드적인 프리 재즈(Free Jazz)의 영역에 진입하는 듯 하다. 기타 애드립과 방향을 짐작하기 힘든 관악들은 자신들의 소리를 내다 9분이 지나서야 건반과 더불어 한 자리에 모여든다. 마스 볼타의 사이키델리아는 공격적인 방향 보다는 어떤 즉흥성에 기대는 경향으로 익어가는 듯.
이들의 앨범이라면 꼭 삽입되는 스패니쉬(Spanish) 가사의 Asilos Magdalena가 스산하게 마무리되면 팬들이 느낄 불안(?)을 감지한 듯, 제일 마스 볼타의 전형성에 근접한 - 엑조틱(Exotic)한 운동성! - Viscera Eyes가 우리를 반긴다. 물론 이들답게 중반 넘어 6분여엔 느슨해지는 곡 패턴과 감기는 기타, 단조로운 파트가 대비를 이루는데 이를 마지막에 봉합하며 상승하는 곡 구조가 제법 감동적이다.
실질적으로 마스 볼타 팬들을 위한 마지막 활기는 Day of the Baphomets로 마무리 되는데, 씩씩한 키보드와 둔중하게 무게를 잡으며 해랑을 일으키는 색스폰, 오버더빙된 보컬이 여기저기서 곡을 교란시킨다. 얼기설기 아기자기하게 꼬인 이 파트들 중 마지막에 주도권을 잡는 것은 타악기인데 마스 볼타의 음악을 흡사 월드 뮤직의 영역으로 인도해낸다.(물론 월드 뮤직이라는 명칭이 낳는 지역적 편견성은 사용하는 내 자신에게도 뭔가 목죄는 기분이다.)
결국 앨범은 유영하는 전자 사운드와 사르르 떨리는 키보드음, 노래를 부르는덴 그렇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 보컬의 El Ciervo Vulnerado로 끝난다. 게다가 끝날 기미가 안 보이던 이 사운드 카오스(Chaos)의 우주는 이곡으로 인해 갑자기 팍 끊어지는데 당혹감 보다는 제 소임을 다한 밴드의 어떤 자신감이 서려 보일 정도이다.
마스 볼타의 신보 [AMPUTECHTURE]는 컨셉 앨범 보다는 훨씬 명료한 개별곡들과 장르론을 애초에 거부하는 음악적 자부심과 시도로 가득차있다. 점점 기존의 팬들의 영역에서도 멀어지는 이들의 우주는 보다 적극적인 모험 정신과 유영을 시도해야 하는 유혹을 안겨다 준다. 그 시작은 물론 [AMPUTECHTURE]를 반복 청취하는 것이며, 이는 이들의 우주에 대한 익숙함과 새로운 영역으로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 Cedric Bixler-Zavala (Vocal)
Pablo Arraya : Assistant
Robert Carranza : Engineer
Rich Costey : Mixing
Paul Fig : Engineer
Vlado Meller : Mastering
John Frusciante : Group Member
Adrian Terrazas Gonzales : Group Member
Pablo Hinojos Gonzalez : Group Member
Marcel Rodriguez Lopez : Group Member
Jon Theodore : Group Member
Sara Christina Gross : Saxophone

앳 더 드라이브 인 [[Relationship Of Command]
마스 볼타 [De-Loused in the Comatorium]
마스 볼타 [Frances The Mute]




덧글
▒夢中人▒ 2006/09/26 18:15 #
사실 "랄라라~ 나는 가입했으니까 오리니날을 보러 가야지" 의 심정이었는데 음악전문카페(.. ) 의 포스에 눌려 그쪽도 별다른 덧글을 남기지 못했어요 orz 앞으로는 거기서 봐도 여기다 남길께요 ;ㅁ;
렉스 2006/09/27 20:07 #
몽중인님 / 편하게 거기서 덧글 남겨주시면 돼요 =ㅂ= 헤헤.
호떡바보 2006/09/28 23:08 # 삭제
하하! 음악취향Y에서 즐겁고도 신비롭게(?) 읽은 글입니다.그건 그렇고... 렉스님! (카페의 스탭 게시판에도 적어 놓았지만...)내일 갑자기 뮤직 블로거 2분이 정모에 나올 수 없다고 하여... 잘하면 모임이 하루 늦춰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 정오 즈음해서 정모 근황에 대해 멘트 달겠습니다. 이거 첫 출석부터 오락가락해서 죄송하네요.
렉스 2006/09/29 11:02 #
호떡바보님 / 이번 모임엔 참석하지 못하지만 허허 담엔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