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_post_HUMAN(8) : KA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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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 (04)

01 심장병
02 물어본다
03 나무꾼의 노래
04 Happy Wedding Song
05 마지막 인사
06 I Envy You
07 Dr.Love
08 Karma
09 Quiz Show
10 하찮은 사랑
11 변종
12 Notorious
13 시련은 끝난다.

넌 그럴 자격없어 욕하고 밟을 자유 너에겐 없어
얼만큼 빼앗기고 얼만큼 짓밟혀야 너 멈춰줄건데


먼저 발매 당시 적은 내용을 다시 한번 옮겨본다.(http://trex.egloos.com/423334) 본작에 관한 후반부만 옮긴다.

---- 총 런닝타임이 56분 남짓한 본작은 듣고 난뒤에 "앗 어느새?"라는 혼잣말을 자연 낳게 합니다. 그만큼 한장의 앨범으로서의 각 곡간의 유기성과 밀도가 제법 높아졌습니다. 곡 전반적으로 풍부한 화음과 보컬의 운용에 신경을 쓴 부분이 역력하며(5번 트랙 'I envy you'는 아예 아카펠라풍의 노래입니다), 굳이 별도의 타이틀을 걸지는 않았지만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서로 대립하는 전형적인 이승환의 앨범입니다.

'물어 본다'에서 드러나오는 삶의 긍정적 성찰은 이승환 음악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트랙입니다. 'Happy wedding song'의 가사는 유치하지만 그만큼 진심을 담고 있구요.(그의 노래가 아니라면 용서하기도 힘들었지도 모릅니다 :-> ) '마지막 인사'는 괜시리 김동률을 떠올리게 만드는 발라드입니다.

전반부가 마무리 되면 'Karma'로 포문을 여는 셈인데, 어떤 한계를 넘나들려던 전작의 시도들보다 후반부 트랙들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들리는 것은 이 앨범 자체가 스스로 명확한 한계선을 인지하고 그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숱한 트랙들 중에서 선별한 곡들을 담을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엄선하고 녹음하는 사이에 실험 보다는 안전선을 지킨 것은 아닌지? 'Karma'의 후반부 코러스가 전작의 '나의 영웅'처럼 극적으로까지 들리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Quiz show'는 조롱조의 현실비판에도 불구하고 위악적이진 않습니다. 지누의 작곡 덕에 롤러코스터 분위기가 묻어나온 '변종'과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Notorious' 같은 트랙에서도 이승환 특유의 재기발랄함 보다는 사운드의 완숙함이 더욱 상기됩니다.

이제(어느새!) 마흔에 접어든 이 뮤지션의 여덟번째 앨범은 전작과 연관해서 '계란 완숙'을 떠올립니다. 갓 껍질을 깨고 반숙으로 익히고 뒤집었던 계란 요리를 연상케하던 전작의 실험의 미숙함에 비해 확실히 숙성한 면모와 잘 익은 계란 노란자의 핵이 내재한 완성도 말이죠.

그러나 또 반면에 계란 완숙은 텁텁함을 주기도 합니다. 유연함 보다는 완결성을 위해 다소 고착화된 모습으로 만들어진 신보가 탐탁찮은 매니아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핵을 익히기 위한 밀집력은 좋지만 이 앨범으로 새로운 이승환의 면모를 발견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 대신 한 뮤지션의 고집스러운 완벽주의에 대한 작은 예우를 표할 순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을 저는 긍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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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적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HUMAN]을 기점으로 아로 새겨진 이승환의 앨범 아티스트로써의 이미지는 대중성과 뮤지션쉽에 기인한 갖가지 다양한 시도였었다. 그는 이후 [Cycle]에서 완전한 자유를 획득한 이처럼 구성에서도, 대중적인 천착에서도 한껏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The War in Life]는 다소간 보수적인 선택이었지만 양 날개로 활강하는 그의 능숙한 비행을 보이는 선물이었으며, [Egg]는 그 능숙한 비행의 고도가 너무 높은 나머지 조금 허덕이는 인상을 주었다.

중간 편집 앨범으로 자신의 양쪽 경향을 추스리는 작업을 마친 이승환은 [KARMA]로 '더이상 아이들이 앨범을 사듣지 않는 시대'에 작은 피력을 한다. 확실히 [HUMAN]처럼 한 획을 그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리고 [Cycle]처럼 완전히 구성에서 자유롭진 않지만 - 후반부 트랙은 의식적으로 또다른 의미의 'fire side', '비정상 사이드', 'Over easy'의 재래다. - 여전히 잘 만든 음반이며 그의 진심이 담겨있다.

그러나 반응은 확실히 예전같지 않았다. 시장 구조가 완전히 뒤집어진(몰락한?) 탓도 있을 것이며, 팬들이 [Egg] 이후 이승환에게 바란 행보와 [KARMA]라는 결과물은 조금 안 맞은 결과인 탓도 있을 것이다.

사실상 [His Ballad II]에서 [KARMA]까지 이르는 길에 이승환 개인의 고심은 표면적이었다. 언제까지 앨범이라는 포맷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대형 라이브 외에 소극장 공연, 클럽 공연 등 활동 영역이 다양화될 수 있을까? 대중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모습은 어떤 것인가? 등등...

아마도 [HWANTASTIC9]는 이런 자신과 주변을 둘러싼 질문에 관한 자답이 아닐까?

-그동안 따라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후기와 더불어 마무리는 계속-

by 렉스 | 2006/11/09 11:20 | └post_HUMAN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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