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이승환 [hwantastic 9]

[hwantastic 9]도레미레코드 / 06.11.11
01 이노래
02 그늘
03 건전화합가요 (feat. 45rpm)
04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05 남편
06 달빛소녀 (Feat. 정성미)
07 소통의 오류
08 울다
09 손
10 Rewind
11 Pray For Me
12 We Are The Dream Factory (feat. 제시카 H.O)
13 No Pain No Gain (feat. JP)
이미 이승환과 3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진표가 함께 한 13번 트랙 'No Pain No Gain'을 들을 때의 첫번째 감정은 '엇 이거 린킨 파크(Linkin Park)풍이군'이라는 생각이다. 이 말은 많은 생각을 수반하게 한다. 관록의 기타 세션인 Tim Pierce과 김세황이 만든 두터운 기타 톤과 DJ의 스크래치, 보컬과의 호흡에 있어 농이 익은 김진표의 랩핑 등 숱한 장치가 굉장히 전형적인 뉴 메탈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가수다움의 변용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전형적인 장치의 차용임에도 - 그리고 전언하다시피 어떤 밴드까지도 상기시키는데 - 이상하게도 이것은 이승환이 성심껏 만든 '팝'이라는 생각을 굳게 만든다. 그런데 이승환은 언제부턴가 항상 이랬었다. 그가 만든 곡은 가요적 정서를 품고 있으면서도 사운드에서나 기술적 완결에 있어서나 팝에 근접하려 했고 적어도 그 부분에서 있어선 국내 음반시장의 정점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크닉적인 성취 외에도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곡이 선사하는 성실함과 진실된 정서로 대중들을 설득하려 했었다. 그게 발라드이든 그만의 락큰롤이든 대중성을 답보로 한,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이 팝 아티스트임을 정확히 인지하고 앨범 단위의 성장담을 보여준 것이었다. 굉장히 전형적으로 들리는 'No Pain No Gain'의 뉴 메탈 사운드에서조차 그런 성실함과 진심은 이상하게 전해진다.
순서가 엉망이지만 현재 타이틀로 내건 4번 트랙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살펴보자. 일단 못을 박고 시작하자면 이 곡의 성취는 그의 발라드 정점인 '천일동안'(HUMAN / 95)는 물론이며, '천일동안' 보다 점진적으로 감정의 고조와 완료를 보여준 '애원'(Cycle / 97) 등에 미치지 못한다. 일치감치 곡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전반과 중반에 흘리고, 후반엔 에코로 감싼 보컬과 코러스와 - 이승환 발라드에선 이젠 흔한 코드가 된 - 스트링으로 강화하는 '어쩌면' 재미없는 구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것이 굉장한 설득력을 보여준다. 그것이 다시 돌아온 David Campbell의 손길 덕일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이승환이 [hwantastic 9] 앨범으로 보여주는 경지가 아닌가한다. 진작에 '일치월장'한 뮤지션이 보여주는 '능숙함'의 경지. 물론 그것은 [KARMA](04)에서도 드러났지만 그때엔 대중들(심지어 이승환의 팬들까지도)과는 행복한 접점을 이루진 못하였다. 'CD라는 매체로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작업'이라는 절박함과 이승환 개인의 정황이 어우러진 정서적 설득력일수도 있지만 이는 굉장히 유효해 보인다.
게다가 본작이 음악적으로 듣는 이를 고양케하고 즐겁게 하는 이유는 실로 이 작업이 [Cycle] 이후 간만에 '그가 자유로워 보이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간혹 생각하는 것이 만약 [Cycle]이 [HUMAN]에 비견될만치 합의된 형태의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면 그의 이후의 행보가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궁금함이다. [The War In Life](99)가 좋은 앨범이라는 의견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이는 [HUMAN]의 구조를 다시금 반복한 고답적인 방법론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hwantastic 9]는 [Egg](01)와 [KARMA]을 거친 이승환의 고민과 내외적인 고통이 낳은, '의외의' 소탈함과 여유로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흔히들 기대했을 (거대?)오케스트레이션 발라드나 인트로 보다는 1번 트랙 '이노래'가 택한 지점은 '사연 담긴 발라드 넘버를 부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인지'와 소소함이다. 2번 트랙 '그늘' 역시 '꽃'(His Ballad II / 03)이나 '나뭇꾼의 노래'(KARMA)을 거쳐온, '거대 발라드 노선'과는 궤를 달리하는 또다른 방식의 이승환의 곡들이다.
전반적으로 락큰롤 넘버의 빈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평을 얻는 본작이지만 3번 '건전화합가요'과 7번 '소통의 오류'가 보여주는 재기발랄함을 그런 이유로 놓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악기를 사용했음에도 드세게 강조하지 않는 관용이 빛나는 6번 '남편' 덕에 7번 '달빛소녀'마저도 이질없이 앨범 안에서 자리잡을 수 있다. 앨범은 이렇듯 차분하면서도 나름의 호흡을 가지고 후반부의 격정과 감동을 향해 진행한다.
2번째 타이틀(싱글?)로 낙점하고 싶은 9번 '손'은 전반부의 여유로운 구조와 후반부의 상승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어쩌면 이 곡 하나로 그의 라이브가 강조하는 어쿠스틱 공연에 가까운 악기들의 생생한 요동과 그의 앨범이 강조하는 물량공세의 자신감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이승환은 이런 앨범의 존재를 지금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던 팬들에 대한 유대감을 12번 'We Are The Dream Factory'으로 한데 묶는다. 그 설득력은 대단한 것이어서 이 앨범에 내재된 사연을 이해하는 정도가 강한 이들일수록 어떤 뜨거움을 안을 수 있으리라. 그렇게 좋았던 시대가 저물었다. 앨범 홍보 카피는 '21세기 최고'를 내세우지만,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20세기형 걸작 앨범의 연대기'가 이렇게 접히는 것이다.
앨범이 마무리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10번 트랙 제목처럼 'Rewind'. 될 수 있으면 이런 시간엔 아무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다. [06/11/16]
* 크레딧
Produced by 이승환
Mixing Engineer by Clark Germain, 김한구, 장지복
Mastering Engineer by Eddy Schreyer
* 관련사이트
드림팩토리 : www.df.co.kr
구름물고기 : www.cloudfish.co.kr
이.사.늙 : http://www.dfold.net
무.드.팩 : http://cafe.daum.net/fnleesh
# by | 2006/11/16 09:06 | └post_HUMAN | 트랙백 | 덧글(13)















근데 마지막으로 간곳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았슴다.. 형한테 줄 선물인데.. 이멜로 주소 보내주세요..
저는 오늘 도착했네요.
어서 집에 가고 싶어요.
아 참 '이사늙' 링크를 보니까 기분이 좀 남다른데요. 한번 놀러가볼까나..
어여 바라는 이승환 앨범도 구하길!
jule님 / 어제부터 잘 듣고 계신가요?+_+)
리얼님 / 음악을 들으면 뭘 적고 싶다고 만들게 하는 사람 :)
blackthone님 / 반품 불가입니다 ;-;)
펄님 / 헤헤><) 오랜만입니다.
미디어몹님 / 이번엔 상단에 걸렸군요. 헉;
크리티커님 / 향음에 없을리가 없지요 후후.
세월이가면님, 이사늙님 / 변경된 주소는 몰랐네요. 제보에 감사.
그리고.. 형님은 그 음반 충분히 받으실 자격 되심다.. 저 주위에도 음악하는 친구들 이외에는 씨디를 절대! 안사더군요.. 형님은 제가 아는 사람중 음반을 구입해서 음악을 듣는 몇 안되는 분이심다 이제.. 정말 서글픈 일이지만..
그 이소라 음반.. 정말 좋은 음반인데 조그만한 가게 구석에서 먼지만 쌓여져 갈게 뻔한테 그냥 주인 찾아주는게 좋을듯 싶어서 보내드리는거에요..
그 음반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진정 그 음반의 주인이 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함다..
말씀 고맙고, 도착하면 이것도 기쁜 마음으로 뭔가 글로 표현해보도록 노력하지 :)
몽중인님 / 로봇들은 좋아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