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7일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 어떤 인류보완계획.

오프닝 크레딧에 드는 유난한 정성은 박찬욱 감독 작품 답다. 아닌게 아니라 근간의 [친절한 금자씨]풍의 분위기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 감돈다. 인공적 배경에 인공적 인물들. 정신병원이라는 변명 안에 박찬욱 영화 속의 인물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연극적이고 기계적으로 다듬어져 배치된다. 가히 어떤 박찬욱 월드의 경지. 복수 3부작과 관계없는 내러티브라도 이건 여전한 그의 세계이다.
그러나 우려감은 있다. 이제 이런 세계관은 박찬욱식 공산품이 되어가는건가. 이런 점은 좀 우려가 된다. 그가 펼쳐낼 새로운 이야기가 또 한번 이런 경직된 세계 속에 갇히길 원하질 않는다. 극한으로 치닫았던 [복수는 나의 것]이나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꾼의 재능으로 빛났던 [공동경비구역 JSA]가 다시 소환되길 바란다.(전자는 내 개인적인 박찬욱의 최고 걸작이고, 후자는 박찬욱의 작품 중 가장 과소평가 당했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이야기거리와 영화적 고민을 발산하는 대중적 걸작의 정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동막골]이니 [왕의 남자]니 따위와는 비교가 안된다.)
딸과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변은 말 그대로 그냥 대외적 발언 같다. 뾰죽한 칼과 총탄, 어떤 여과없음이 여전한 그의 작품, 그야말로 설마다. 아무지간에 이번 작품은 멜로물이다. 우리가 아는 사랑 이야기,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인내와 지고지순과 서로를 감싸는 그 사랑 이야기. 그 사랑 이야기 맞다.
과거라는 이름의 상혼을 안은, 비정상이라고 규정된 '치료와 교정이 필요한' 영혼들은 서로간의 방법론으로 점차 나아져간다. 물론 감독은 그 나아짐에 있어 완치나 퇴원이라는 죽 뻗은 길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게 옳은 쪽이 아니라 여기며 - 또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영화가 애시당초 아님을 규정지으며 - 이들만의 영역을 부여한다. 그리하여 영화 마지막 둘만 가지런히 남아 누워있는 드넓은 땅의 풍경은 흡사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끝을 연상케한다. 물론 그 풍경보다 아름다운 장치 하나를 더 부여하지만.
그렇게 두 남녀는 서로를 보완하는, 흡사 이것은 어떤 의미의 인류보완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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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6/12/17 20:15 | [집히는대로 영화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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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한테 부족한걸 찾는다고 하지만;
초장부터 선지남발 하드만요, 게다가 꽃같은 크리스탈양 손목에서 말입지요. 박감독 말대로 아역배우한테 그게 무슨짓인지 -_-;
영화보고나선 강박 하나가 생겼네요.
새로 생길 남친에겐 요들송을 강요하고 말리라는... 크큿-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박찬욱 감독에게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스타일과 자의식의 과잉도 꼭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과연 그가 [복수는 나의 것]과 같은 영화를 다시 만들 수 있을까요? ㅠㅠ
욜렛양 / 모든 남자가 정지훈군처럼 팔다리가 휘청 길고 요들송을 잘 부를순 없단다;
ArborDay님 / [복수는 나의 것]은 마치 오래도록 품었다 세상에 내놓은 사냥개 같다는 생각도 잠시.
mithrandir님 / 그러게요. 고민이 많으신 겨울이군요^^)
유목님 / 저 스틸컷은 일단 틀니를 끼지 않은 것이고 영화 내내 시종일관 눈썹을....그래서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