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발보아] : Contender (re)Ready


-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동결된 +Contender Ready!(http://trex.egloos.com/l10) 카테고리를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동결의 이유는 간단하다. 카테고리를 더 이어갈 수는 없는 형편이 된 이유는 그 리얼리티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다 다뤄서 할 말이 더 없었기 때문이다.

- 콘텐더가 어떤 리얼리티 드라마였는지에 대해선 이 포스트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 http://trex.egloos.com/1738608

- 록키 발보아 이야기를 하려는데 조금 돌아서 가는 이유는 실베스터 스탤론을 위해서이다. 슈가 레이 레너드와 더불어 이 시리즈의 진행과 분위기를 맡은 스탤론은 그야말로 적역이었다. 헐리우드 어느 마당에서 복싱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은 캐릭터를 찾을 수 있었겠는가.

- 결국 따지고보면 스탤론은 적어도 그 드라마에서 '스탤론' 자체가 아니었다. 선수 후보들과 레너드, 트레이너들 모두 그를 '록키'라는 아이콘으로 대했을 것이다.

- 그는 람보이기도 했고, 산악구조요원이기도 했고, 팔씨름대회 우승자 트럭 운전수이기도 했고, 경찰이기도 했고, 저지 드레드이기도 했고... 암튼 그의 캐릭터 중 생존자격으로 살아남은 것은 '록키'가 거의 유일한 듯 하다.

- 권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때이기도 하다. 주간드라마 WWE, 공중회전쇼 TNA, 링 안의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피칠갑 이종격투기쇼 등이 권투 보다 더욱 짜릿한 쾌감을 주는 이때에 주먹만을 뻗는 스포츠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인다.

- 권투는 그런데 주먹만을 뻗어서 능사인 스포츠가 아니다. 힘과 스피드, 스텝, 몸의 중심, 모든 것이 어우러져 승리자를 만든다. 그러나 그 승리자의 얼굴과 몸도 망신창이로 만드는 죽음과 가까워져 가는 운동...

- '록키'는 그런 것들을 불굴의 의지로 통과하던 미국적 캐릭터의 대표격이었다. 제임스 칸의 TV 시리즈 [라스베가스]에 깜짝 출연하던 '늙은 스탤론'은 이 캐릭터를 다시 소환한다. 모두 퇴물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입에서 '록키'나 '람보' 속편이라는 말이 나오면 비웃음만 흘리던 사람들의 야멸한 시선 뒤에서 힘겹게.

- 권투라는 운동이 영화에서 표현될 때의 비장함과 생존적 각박함은 다들 아시리라. 우리의 록키는(이 말이 오해가 있다면 필라델피아의 록키 쯤으로 바꾸자) 또 한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자 벼랑 끝에 기꺼이 자신을 내치는데, 물론 무리는 있다.

- 그러나 이 교훈극은 이 이야길 위해서 다소간 무리를 하면서도 차근차근 옛 어조를 빌려 그에 대한 설득을 제공하고 있다.

- 허물어진 스케이트장, 옛날 같지 않은 골목의 인심, 그 사라져가는 안타까움의 대상들에 대한 온건함을 록키는 강조하는데 그는 그 온건함의 증거가 스스로 되려 한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만류와 걱정이 있긴 하지만.

- 자신과 세월의 증거가 되는 과정, 이것이 돌아온 복싱 히어로의 모습이다. 아무리 돌려봐도 그냥 퇴물의 안간힘이라고 치부해도 될 정도인데 이상한 진심은 쿵쿵 쏟아붓는 주먹의 울림처럼 사람의 마음을 두들긴다.

- 처연한 나르시시즘과 시대착오적 회고 정서. 그럼에도 좋은 영화.

by 렉스 | 2007/02/17 14:23 | [집히는대로 영화담 | 트랙백(1) | 핑백(1) | 덧글(8)

Tracked from DRAMA THEATER at 2007/02/21 20:37

제목 : 록키 발보아 (Rocky Balboa)
- 언젠가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네 나이에 번뇌하지 못하고, 조금 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너와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라시는데 굳이 이걸 늙으막의 핑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로 정신없었고,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쳐도 많이 힘들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 세대의 한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사실 여타 친구들의 아버님들에 비해 취미와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more

Linked at 렉시즘 : ReXism : 2.. at 2007/12/27 16:42

... 대 김관장 : http://trex.egloos.com/2993011: 신현준, 최성국은 그렇게 연기생활 하더라도 권오중이 조금 안습.- 록키 발보아 : http://trex.egloos.com/3003307: 보면서 한숨 쉬고 와 속으로 소리 지르고 몰입하며 본 늙은 근육질 남성의 투혼기.- 좋지 아니한가 : http://trex.egloos.com/3032 ... more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7/02/17 14:34
록키세대가 아닌 저로서도 보고 싶은 영화죠.
Commented by Labrie at 2007/02/18 01:07
아 정말로 극장에서 그리운 음악이 흐르고, 그리운 장면들을 따라하는 모습이 나왔을 땐 눈물이 막 나더라니깐요-_ㅠ) 여자친구 역시 의견 100% 동감하는게...제가 선택하는 영화는 극장가서 봐도 똥밟을 일이 없더군요(...)
Commented by 메피스토 at 2007/02/19 00:41
와, 평을보니 보고싶어져요!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2/19 20:49
극장에서 보기로 마음먹은 영화는 관련 글을 절대 회피하는데 무심코 읽어버렸습니다.
아, 극장에 언제 가려나~~
Commented by 렉스 at 2007/02/20 10:49
알트아이젠님 / 나이 들어서 록키 1편은 제대로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라브리에님 / 감동과 자기자랑을 섞은 인상적인 덧글;

메피스토님 / 헉 그 정도인가요;

glasmoon님 / 꼭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Commented by 정시퇴근 at 2007/02/20 12:35
꼭 보러가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검날 at 2007/02/20 15:22
눈팅에 익숙하다 보니 인사도 못 드렸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좋은 글들을 '눈팅'으로나마 훔쳐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그리고 부디 많이 주시길 원합니다.

록키 발보아... 보고는 싶었지만 옛 기억이 같이 무너져 버릴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꼭 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7/02/22 10:45
정시퇴근님 / ><) 좋은 관람 되시길!

검날님 / 어쩌면 옛 기억을 다시 되살리는 좋은 기회가 될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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