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20일
나인 인치 네일즈 : 원년에서 현재까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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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wnward Spiral] (94)
발매 : Nothing/Interscope
01 Mr. Self Destruct
02 Piggy
03 Heresy
04 March Of The Pigs
05 Closer
06 Ruiner
07 Becoming
08 I Do Not Want This
09 Big Man With A Gun
10 Warm Place
11 Eraser
12 Reptile
13 Downward Spiral
14 Hurt
쌍생아 EP [Broken]과 [Fixed]로 트렌트 레즈너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이 낼 수 있는 출력과 쾌감의 정도의 극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그는 보다 다른 양식의 앨범으로 자신의 음악적 행보의 연장선을 보여줘야 할 단계가 온 것이죠. 그래서 [The Downward Spiral]는 좀더 어깨에 힘이 들어갔으며,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걸작'의 범주에 좀더 닿았습니다.
소음의 양식미랄까요. Mr. Self Destruct의 파괴적인 소음의 행렬 이후 꽤나 블루지하게 들리는 Piggy로 나른함과 조소의 기운이 앨범의 초반을 장식합니다. 그러다 전통적인 의미의 해드뱅어 트랙인 Heresy로 맹렬돌진합니다. 이 맹렬돌진을 수습하는 피아노의 선율이 인상적인 March Of The Pigs의 난리통과 점층적인 Closer의 사운드 스펙트럼은 청자들의 정신과 육체를 제압하는 주효한 무기입니다.
이 전자음악의 성탑을 목도한 평론가들과 업자들이 성급히 '락의 미래'를 운운한 것은 어쩌면 무리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자의든 타의든 이 성탑을 세운 트렌트 레즈너를 언론은 작가 취급하기에 바빴고, [The Downward Spiral]는 온갖 사운드의 날줄이 교차하는 촘촘한 직조물이자 한 시대의 걸작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Big Man With A Gun의 가학성이 돌출하게 삐져나오면, 이윽고 Warm Place의 음습한 피학적이고 움츠려든 내면이 도드라지는 교차법, 얼터너티브가 득세한 세상에 또다른 방법으로 세기말 히어로의 녹슨 강철 가슴이 세대를 설득시키고야 말았습니다. 이 녹슬고 고장난 강철 가슴은, 그럼에도 기가 막힌 제어장치로 완급을 조절하는데 이는 [The Downward Spiral]를 단순한 헤비니스반이 아닌 '양식이 있는 지성반'으로 비춰지게 하는데 일조하죠. 변화무쌍한 트랙들은 어느 방향으로 치달을지 모릅니다. 긴장감은 본작을 위한 필수 구비요소이죠.(Becoming, Reptile)
Downward Spiral에 이어 나오는 최종 트랙 Hurt가 가진 징그러운 호소력은 어쩌면 U2의 With or Without You 못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상처입은 영혼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세대에게 바치는 기념비적인 슬로우 넘버입니다.
사운드트랙 [Natural Born Killers] (94)
발매 : Interscope
01 Waiting For The Miracle -Leonard Cohen
02 Shitlist -L7
03 Moon Over Green County -Don Zanes
04 Rock 'n Roll Nigger -Patti Smith
05 Sweet Jane -Cowboy Junkies
06 You Belong To Me -Bob Dylan
07 The Trembler -Duane Eddy
08 Burn -Nine Inch Nails
09 Route 666 -Robert Downey Jr.
10 Totally Hot -Remmy Ongala & Orchestre Super Matimila
11 Back In Baby`s Arms -Patsy Cline
12 Taboo -Peter Gabriel & Nustrat Fateh Ali Kahn
13 Sex Is Violent -Jane's Addiction
14 History(Repeats Itself) -A.O.S
15 Something I Can Never Have -Nine Inch Nails
16 I Will Take You Home -Russel Means
17 Drums A Go-Go -Hollywood Persuaders
18 Hungry Ants -Barry Adamson
19 The Day The Niggaz Took Over -Dr. Dre
20 Born Bad -Juliette Lewis
21 Fall Of The Rebel Angels -Sergio Cervetti
22 Forkboy -Lard
23 Batonga In Batongaville -Budapest Phil Harmony
24 A Warm Place -Nine Inch Nails
25 Allah,Mohammed,Char,Yaar -Nustrat Fateh Ali Khan & Party
26 The Future -Leonard Cohen
27 What Would U Do? -The Dogg Pound
쿠엔틴 타란티노의 유머와 조소가 빛나는 시나리오를 너무 엄숙하고 문제적으로 받아들린 올리버 스톤의 연출력이 괴이한 충돌을 보인 -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하는 - 영화 [내츄럴 본 킬러]의 사운드트랙입니다.
본작에서 트렌트 레즈너는 자신의 넘버를 비롯해 신과 구를 오가는 다양한 곡들을 캐내며 유난히 변덕스러운 이 영화의 화면을 장식하게 합니다.(시트콤, 애니메이션, 인디 영화,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의 화면과 포맷을 영화는 씬마다 의도적으로 현란하게 차용합니다.) 실제 영화에서도 첫번째로 나오는 레너드 코헨의 목소리는 스산하기 그지 없으며, 줄리엣 루이스의 낭심 발차기(!)와 맞춰 쾅 터지는 걸라이엇 밴드 L7의 Shitlist의 앙칼짐도 인상적이죠.
살인가 커플을 위한 따스한(!) 연가인 카우보이 정키스의 Sweet Jane, 그에 못잖은 밥 딜런의 You Belong To Me, 무엇보다 실제로 줄리엣 루이스가 실제로 부른 Born Bad 등을 들으면 자연히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떠오르실 겁니다.(덤으로 본작에 미처 실리지 않은 몇몇 인상적인 트랙도 있는데 게중엔 RATM의 Take the Power Back도 있습니다)
94년을 원점으로 음악씬은 트렌트 레즈너는 더이상 문신투성의 팔에, '이상한데서' 스튜디오를 차리고 녹음하는 '기분 나쁜 녀석'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 감독의 위치에 등극한 셈입니다. 이는 본의 아니게 그의 창작 활동을 옥죄는 작가적 책임감의 이유가 되었고, 차기작의 등장을 지연시키게 한 원인을 만든 셈이기도 했습니다.
[The Fragile] (99)
발매 : Nothing/Interscope
# DISC 1
01 Somewhat Damaged
02 Day The World Went Away
03 Frail
04 Wretched
05 We're In This Together
06 Fragile
07 Just Like You Imagined
08 Even Deeper
09 Pilgrimage
10 No, You Don't
11 La Mer
12 Great Below
# DISC 2
01 Way Out Is Through
02 Into The Void
03 Where Is Everybody
04 Mark Has Been Made
05 Please
06 Starfuckers, Inc.
07 Complication
08 I'm Looking Forward To Joining You, Finally
09 The Big Come down
10 Underneath It All
11 Ripe (With Decay)
작가적 책무감의 결과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압박과 해방의 소통로라는 과정 속에서 이 거대한 더블 앨범은 수년 후 출반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음악팬들 사이에선 '할 말이 너무 많았던 앨범' '좀 줄일수도 있었던 앨범'으로 비춰지는 본작은, 그럼에도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금의환향의 Somewhat Damaged이 보여주는 들썩거림의 진동, 아스라한 장중한 인트로 Day The World Went Away, 그리고 이 작품의 인상적인 경향 중 하나인 정직한 피아노음의 Frail의 긴장감 등은 수년 동안의 기다림을 보상하는 경지를 보여줍니다. 되려 첫 싱글이었던 We're In This Together가 좀 재미가 없어 보일 지경이었죠. 다만 그의 보컬이 굉장히 인간적으로 보이는 어떤 순간을 선사하긴 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앨범은 당연히 심도를 더해가는데, 파시즘적인 선전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체한 듯한 Pilgrimage, 헐벗은 메탈 펑크 No, You Don't, 아름다워서 더 불안한 La Mer, 다음 디스크로의 여지를 안겨주는 Great Below의 분위기까지 첫번째 디스크는 확실히 재미납니다.
두번째 디스크가 '어쩔수없이' 재미는 좀 덜한 편인데 어떤 이의 표현처럼 '동어반복'까지는 아닙니다. Where Is Everybody, The Big Come down처럼 좋은 트랙이 분명히 존재하며, 스태디움 라이브를 분명히 염두한 듯한 선동 트랙 Starfuckers, Inc.은 다름아닌 맨슨이나 람슈타인 같은 후진들(인더스트리얼 사운드 텍스처를 바닥에 깔고 활동하는)에 대한 화답가 같습니다.
[The Fragile]는 분명 트렌트 레즈너, 또는 나인 인치 네일즈의 이름값에 부합하는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그가 벗어나고자 했던 작가적 책무감에서 차마 어깨의 힘은 덜 빠져 보입니다. 어쩌면 그건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짊어지고 가야 할 어떤 역할 문제일지도 모르죠.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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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5/20 22:46 | └rex in 음악취향Y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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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bat님 / 그래서 말씀하신게 떠올라 어제 유튜브를 뒤적+_+;;
좀 애정을 갖고 들어줘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