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집히는대로 영화담

밀양역에서 굳이 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아도 걸음으로 도달할 수 있는 큰댁 부근의 가곡동, 그 생생한 풍경이 주는 익숙함. 그곳에서 '바람난 남편에게 버림받은 주제에' '그 남편의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굳이 돈 벌자고 온 것은 아니고' '괜히 남의 옷가게 인테리어가 어떻다고 충고랍시고 한 여자가' '땅 살 돈 운운 하며 있는 체를 하다' 어떤 일로 인해 완전히 무너진다.

막연하게 쳐다보던 낮은 도시 위의 드넓은 하늘과 일상에 새어드는 햇살을 보고 그저 저것은 하늘이다, 그저 저것은 햇살일 뿐이다라고 한 여자는 어느 순간 자신의 머리를 짚은 손길에 마음을 의탁하게 되지만...

그 이후부터 그녀에게 하늘은 그저 하늘이 아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질문과 의식적인 존재감이 되고, 봉합되었던 줄 알았던 감정의 균열이 다시금 자잘이 쪼개지는 순간부터 그 하늘에 대한 신뢰감은 '거짓말이야~'의 반복되는 선율에...

급기야 태초에 인간이 와삭 깨물었다는 '사과'를 조각조각 삼키던 그녀가 할 수 있는 항변의 최대치는 확 터지고, 용서도 없고 구원도 없고 화해도 없는 낮은 자리의 인간들이 밟는 누추한 대지엔 그저 햇살이 오늘도 새어들 뿐이다. 가위질만 서걱서걱.


+ [오아시스]보단 견딜만했고, 나의 영화는 아직 [박하사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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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욜렛 2007/05/25 16:09 # 삭제

    다 사람들 문제이지요.
    구원과 용서라는 화두도 사람이 던지는 게 아니던가요..

    이래놓고 일요일 아침 교회만 가면 엎어져서 왜 우는걸까요^^;;;;;;;;;;;
  • nano 2007/05/25 17:32 #

    저는 이 영화를 견딜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을까요.
  • Sion 2007/05/25 22:49 #

    저 역시 박하사탕이...-_-)b
  • 히치하이커 2007/05/26 09:28 #

    음...칸 프리미엄이 붙어서 당장 내릴 것 같진 않지만...불안불안합니다. 원래 이걸 보고 싶었는데, 여자친구 성화에 해적들을 봤거든요. 쩝...
  • 2007/05/26 19:3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렉스 2007/05/28 10:29 #

    욜렛양 / 울어줄 대상과 일이 있응게;;

    나노님 / 견딜 수 있을건 같지 않은데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을지라는 고민은 정말 힘들군요;

    Sion님 / 박하사탕이=_=)b

    히치하이커님 / 여친분이 성화면 당연히 그쪽을 따라야 합니다. 그것은 섭리;

    비공개님 / 으하. 역시 무지해요.
  • 세이지 2007/05/29 23:12 # 삭제

    머리가 길어지고 덥수룩하게 느껴지면
    자를수있다는게..
    가위질만 서걱서걱-
    아 왠지 깔끔한 아저씨 후기.ㅎㅎ 저도 지금 막 보고들어왔어요^^
  • 렉스 2007/05/30 10:55 #

    세이지양 / 잘 보고 왔느뇨><) 서걱서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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