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09일
학교 앞 게임기가 사라진다. 그 다음엔?
뉴스 링크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28&article_id=0000208516
고백컨대 확실히 학교 앞 오락실은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아주 문앞에서부터 대놓고 돈을 수금하는 형들도 있었고, 일행과 더불어 초행길(?)임이 드러나면 어깨를 잡고 밖으로 부르는 치들도 있었고.
그럼에도 머리가 굵어지고 그런 일에 터치를 받을 일이 없어지는 나이가 되고... 그러던 것이 50원/100원의 오락실 가게 사업이라는 것이 사양 사업이 되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동네 오락실이라는 곳의 마지막 활황기는 리듬 액션 게임의 열풍이 아니었을까 그마저도 마진이 맞지 않아 비싼 격투게임 기판과 대형 3D 게임기를 들여놓을만한 곳이 차차 사라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덕분에 이제는 대형 아케이드몰(코엑스나 용산 아이파크 같은)이나 이른바 '성지'라고 부르는 '의식있는'(?) 업주들이 운영하는 오락실 정도 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 되었다. 뭐 그래도 어중간한 곳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서 어느 시점에서부터 초등학교 앞 문방구 등 앞엔 소형 오락기 2대가 나란히 자리하게 되었고 수년 지난 게임들이나 초중기 3D 격투게임들이 꾸부정하게 앉은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었다.

음, 이제 그마저도 사라진다고 한다. 여러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학교 앞 몇 백미터에선 유흥업소, 오락실, PC방'이 있으면 안된다는 익숙한 행정조치의 연장선일수도 있고, 각종 경품 게임과 카드 수집/어른들 도박 뺨치는 중독성 아이템에 대한 우려의 연장선일수도 있다. 음 그런데 그 연장선과 이 소박하게 조그만 - 차라리 처연하게 보이는 - 오락기들은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건 어린 시절 게임에 대한 향수의 조각, 그것에 대한 소박한 천착일까. 아니면 아이들의 조그만 유희가 퇴폐환경 조성이나 학습환경 저해로 치부되는 것이 이상하게 보여서일까.
다시 말하지만 내 어린 시절의 오락실은 확실히 환경면에서나 아이들의 위험도 노출에 있어서나 불량 환경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애들 공부해야 하는 곳에 인접했으니까 없애야 한다'라는 철퇴를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불량환경이면 감시를 하던 계도를 하던 행정조치로 개선을 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네 환경은 뭐든 '없애면 능사'다.
애들 공부에 방해 된다. 그럼 게임 나빠. 끝.
애들이 요즘 사행성 게임에 물들었어요. 그럼 비슷한 것들 다 묶어서 없애. 끝.
그 현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어떻게 하면 개선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이 문제니 왜 금지해야 한다는 것의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냥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환부가 보이면 도려내고 없애면 그만이다. 눈앞에 보이니 확 치워버려라 행정.
난 그게 참 이상하다. 내 말은 아이들이 허리 굽히고 꾸부정하게 앉아서 하는 그 소형 오락기가 이뻐보이니 치우지 마라. 그거 애들이 재밌어 하는데 왜 그러냐 이런 이야길 하는게 아니다. 그 광경은 때론 처연하고 을쓰년하기까지 해 좀 그렇다.
그런데 그게 어르신 당신네들이 걱정하는 사행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그 처연한 광경은 당신들이 그 오락기를 치우는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개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아쉬움. 그 싸구려 기판들의 아슬아슬한 유통이 불법이라면 당신들은 지금까지 뭘 했냐는 작은 성토. 뭐 그런 이야기들이다.
좀 오버해볼까? 그 작은 오락기의 게임들마저도 일종의 서브 컬처이다. 극장에서 하는 파워레인저 극장판, 투니버스의 케로로 애니메이션, 어이구 이쁜 아들 새끼 동현이에게 김구라가 사준다는 유캔도 관련 상품들처럼 말이지.
문방구 앞 오락기 확 치우고 학원 하나 더 보내고 집에서 스타크래프트 1시간만 해라 하는게 부모 노릇 어른 노릇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러기만 해야 하는가. 다음엔 뭐가 또 눈에 띈다고 확 치워버릴까?
# by | 2007/08/09 12:28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덧글(32)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저는 올바른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런 게임에 부작용이 없지는 않겠지만서도 어르신들의 "게임기"와 동급으로 취급하는건 좀 기분 나쁜이야기이죠..
스노우브라더스좀 같이 즐겨주고
문방구오락기를 잡고서 30원넣고 게임하던 추억이있는데
제 생각에는 요즘 애들이 너무 개념이없어지다보니
그러한 처신이 내려오는거 같습니다
30원넣고 게임할때는 마냥 즐겁기만했는데
요즘애들은 게임하면서 옆의애를 막 때리더군요(...장난하냐)
정말 오락실이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친구녀석들과 시시덕 거리는 재미도 꽤 컸는데...
요즘 애들은 뭘하고 노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그렇다고 밖에서 뛰어노는 애들이 많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워커님 / 감사합니다 :-)
EST_님 / 캡콤은 대충 그냥 버튼 누르면 지들이 알아서 'CAP'으로 한 것도 기억이...
김진진님 / 이제 사양산업이란걸 인정은 하지만 뭔가 추억이나 가치관에 비추어 찝찝한 것도 사실입니다.
카리스님 / 네, 경마게임은 24시간이라던가?
리드님 / 이상한 허전함을 주던...
Master-PGP님 / 이런 어린 시절에 폭력이라는 요소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한쪽만 무조건 옹호할수도 없는 문제라 참 그렇네요. 생각해보면...
魔神皇帝님 / 하하. 기억납니다. 두뇌개발!
ET오락실이라는 학교 앞 장소가 기억나요. 흐.
갑자기 오락실이 가고 싶어졌는데...갈 곳이 없습니다. OTL
히치하이커님 / 공감 만루 홈런 ㅎㅎ // 강남역 지하상가 같은데를 가야하는 당혹감.
어렸을적엔 동네 문방구 앞 조그만 오락실 기계 앞이 그동네 애들 집합소라 이리저리 친구사귀기도 쉽고 했는데....이젠 추억속의 장면이 되는건가요. 안타깝네요.
그리고 윗분 덧글에 대동감입니다. 애들 성장과 인성교육에 방해되니 학원 없애야죠?
다른 분의 말처럼 길거리에 배치된 게임기는 위험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는 공감합니다만,
하지만 당신들은 방역차의 흰 연기를 쫓아 동네를 질주하던 시절을 잊으셨나 합니다.
시간이 흐른다라는건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군요.
붙잡고 놀다가 차에 치어 숨진 아이들이 너무도 많았지요.
영등위도 그걸 알고있었지만 그걸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주인들+만들어 파는 업체들에게
몰매맞을까봐 가만 놔둘수밖에 없었다는 별 거지같은 이유를 직접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놓고 떠벌린 인간은 뇌물수수로 영등위에 잘렸습니다)
쵸코과자 자판기들(...)치운다는 이유를 단지 어린이들 사행성 염려 어쩌고 잘도 떠들고 있는데
그런 사고사례를 잘도 숨기고 생색내는 어른이라는 괴물들이 더럽고 추해보일 뿐입니다.
옛것이 아쉬우면 나중에 다시 복고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냥 치운다니까 완전히 사라진다는 방향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동네철권" 이 사라지고
"동물철권" 이 사라지겟습니다
.
..
...
하아~ 이제는 게임하려면 결국 오락실뿐인가
(...문방구에서물건구하고 잠깐 슈팅게임좀 해주는 재미가 쏠쏠했는데말이죠)
뎡듀님 / 이런건 신속하게 잘 없애더군요;
Insane님 / 일종의 변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 모는 사람이 안전하게 몰고
오락기 위치만 좀 조절하면 될텐데...그냥 지저분하니 치우라 이거 같아요.
거부할 수 없는 세태론인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아쉽네요.
넬트님 / 당시 ET 열풍은 '요즘 그 영화'에 비교도 안될 정도였으니까요. 하하.
알트아이젠님 / 가끔 동네를 지날때마다 저 조그만 기계에 요즘은 저런 게임도
돌아가네!라고 감탄도 했지요;
소울오브로드님 / ㅜㅜ) 하하하.
azreal님 / 교육 백년지대계라는 목숨 건 구호에 나라의 운을 맡긴 곳이라서..쩝.
★에르★님 / 이제 휴대용게임기와 휴대폰으로만 보글보글을 만날 수 있는걸까요. 하.
롤유님 / 몇몇 무리한 장점(?)을 들었지만 분명 오락실의 환경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곳에서 상처입은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도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고치는 방법에 있어 항상 왜 '없앤다'나 '뿌리를 뽑는다' 쪽으로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Archer님 / 그냥 모든게 '하지마!' '손대지마!'라고 아기들에게 필요 이상의 성량으로
소리 지르는 부모 마인드 같아요.
winbee님 / 만만하니까 그냥 건드리는 거 같아요. 부모 세대들이야 게임=공부에 방해라는
등식을 머리 속에 안고 사니 여론몰이나 행정조치에 별 방해될 것도 없고...쩝.
Master-PGP님 / 하하..동물철권
메모선장님 / 좋은 것도 그들 기준에서...
닥치고 없애버리는게 간단하니까 말이죠.
이런 류의 대표적 사례가 인터넷 대선 글 금지...-_-^
컴퓨터는 몇 시간만..
고지식의 집안 입니다.
그래서 저는 끊임 없이 투쟁하지만
못된 자식 이라는 이미지를 못 벋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고지식하고 수동적인 사고관은 우리나라의 예 라는 인습에서 나온것 같고
우리나라는 이 문제를 쉽게 떨궈버리지 못할듯 합니다.
미니 게임기의 점수를 통해 제공되는 불량식품 납을 재료로 한 악세사리, 게임기 앞에서 눈을 못때고 수업시간이 되어도 안들어오는 아이들. 점심시간에 학교 앞 횡단보도 건너 있는 문구점의 게임기를 하고 싶어 무단횡단을 해 버리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 라던가요.
행정편의주의적이 아니라 충분한 민원으로 처리 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걸로 수동적인 교육이나 어른들의 자세니... 아무튼 여기 리플단 블로거들 참 재밌네요
이 댓글 하나를 위해 가입까지 하신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