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씨의 신해철 기사를 읽고.

[매거진T] 신해철│진창에서 굴러도 그는 여전히 대장
[매거진T] 신해철│“착한 신해철을 어디다 쓰겠나”
[매거진T] 신해철│신해철 디스코그라피

그리고 상단 기사의 모든 원문이 될 무삭제(?) 버전 채록담.

[인터뷰] 해철이 삼촌 - 신해철

이 글들을 읽고 중요하게 여긴 것은 신해철이라는 이름 보다는 오히려 강명석씨라는 필자의 가치에 대한 것이었다. 강명석이 아니라면 지금 아이돌에 대해, 오버 그라운드의 가수들에 대해, 그리고 이승환과 신해철 등에 대한 인터뷰를 장시간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이 있을까?

이런 기사들을 발견할 때 - 한때는 그의 장문의 글에 질리기도 했던게 사실이지만 - 그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곤 한다.

하단엔 채록담에 적힌 신해철의 인상적인 발언 몇가지. 그나저나 이 카테고리 업데이트 백만년만이네.

- 그게 애니메이션도 도에이 프러덕션 같은 명가에서 대작주의 극장 작품들을 만들고, 나중에 뛰어든 도호 프러덕션에서 특촬물 만들고.. 이런 식의 족보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나는 이제 사람들이 좀 돈수만 개수만 그만하고 인정해야 하는 게 SM은 아이돌의 명가고, 나오는 아이돌 보면 때깔이 반딱반딱 닦아서 나오는 거 같고. 소녀시대는 너무 닦아놔서 겁나더라.

- 미안하지만 국내 슈게이징은 서양처럼 사회 특유의 분절과 단절의 문화 속에서 나온 그런 게 아니라 외국 슈게이징 보고 흉내낸 슈게이징이란 거죠. 그러니 라디오헤드는 땅바닥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눈을 뗄 수가 없고 관객의 마음이 찢어지는데, 우리나라는 계속 땅바닥 쳐다보고 있으면 저 새끼 뭐하는 거야? 이러고 나가버린다는 거지.

- 필요 없는 거 같아요. 팀에 드럼 베이스 보컬이면 모르겠는데 팀에 키보드까지 다섯명이나 있는데 더빙은 필요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멤버들한테 이번 앨범은 더빙이 없다고 말했고, 김세황한테 솔로하고 배킹하고 한 트랙에 다 치라고 했는데, 지금 죽을라 그래 하하.

- 그러면서 기자가... 제 음반이 망하기를 학수고대 하기를 바랬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거 같은 기자였는데... 그런데 이번 음반이 상업적으로 참패했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불안하지 않으세요? 계속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그럼 뭐... 히트곡을 몇 개나 더 만들래는 거야 앞으로? 그랬는데... 그게 18만장이었거든요.

by 렉스 | 2007/09/11 15:59 | └r.EX.T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acrobat at 2007/09/11 17:25
허클베리 핀 새 앨범 이야기를 써보려다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음반시장이 줄어들면서 음악평론의 토양 또한 싸그리 메말라 버린 느낌이에요. 그 무대가 지면에서 웹상으로 넘어간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전체적인 풀 자체가 줄어들어 버렸죠. 그동안 별로 신경쓰고 살진 않았지만 새삼 무지하게 아쉬워요.
Commented by DAIN at 2007/09/11 18:13
다른 건 몰라도 음악 매니아 되는 데 6개월이면 된다는 소리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T_T
Commented by 자전거랄라랄라 at 2007/09/11 18:30
(나 소환글;)

이 부분 읽으면서 정말 공감하고 크게 웃었어요 ^^
"70년대 음악은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황금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나이 먹어들어가는 사람들은 60년대 음악이 그립다고 말했고, 80년대에는 비명을 지르면서 70년대를 그리워했고... 그래서 과연 그러한 속성 때문에 내가 나이를 먹어서 요즘 음악을 이해 못하기 때문에 요즘 음악이 후지게 들리는 것인가, 아니면 절대적으로 나쁘기 때문에 요즘 음악이 후진 것인가.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이건 냉엄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건 내가 꼰대가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달려 있다 이건. 하하. 그래서 요즘 음악도 가슴을 열고 편견 없이 들을려고 노력을 좀 해보고, 잘 생각을 해보고.. (..중략..) 그래가지고 진짜 오래 고민을 했는데, 아주 최근에 결론을 내렸어요. 요즘 음악은..... 절대적으로 후지다. 하하하하 (..중략..) 아 굉장히 오랫동안 생각한 고민의 결론이에요. 요즘 음악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 후지게 들리는 것인지, 아니면 절대적으로 후져서 후지게 들리는 건지, 아우 되게 오래 고민했다니까요."
Commented by 자전거랄라랄라 at 2007/09/11 18:31
예전에 이곳에서 해철옹에 대한 빠심지수가 급강하해서 당황 중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얼마 전 일밤 몰래카메라 보면서 (해철옹 손 떠는 모습에) 눈물이 핑 돌고
이분 심사위원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지지난주 '처음으로' 쇼바이벌 시청하고, DC 쇼바이벌갤에
들어가서 흐뭇하게 반응 살피는
저 자신을 보면서 그 빠심 웬만해선 없어지진 않겠구나 생각했죠 ^^;
(그렇지만 이봐 해철씨, 본인만의 매력은 정말 예전같지 않다구 -_-+)
Commented at 2007/09/11 18: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7/09/12 10:33
acrobat님 / 김민기 1집의 재발매 소식을 보고 이제서야 깨달았죠.
아 이제 음반이라는 매체가 향유가 아닌 소장의 매체가 된거구나.
그렇게 협소해지고 얕아지고 그러는가 봅니다...

DAIN님 / 저같은 어중이떠중이 음악팬이 그렇게 탄생하는가해서 찔렸죠 ㅜㅜ)

자전거랄라랄라님 / 몰래카메라는 안 보고, 쇼바이벌은 폼 잡는거 보고
채널 돌렸고, 신보도 큰 기대는 안하지만 이렇게 좀 뮤지션 대접해주는거 보면
고맙죠.(여전히 무게가 강명석에게 실린;) 사실 인터뷰 읽으니 모노크롬이나
개한민국 등 다시 듣고 싶었는데 역시 NIN 듣느라;;

비공개님 / 와우 그런 경력도 :-) 적합한 조언과 어드바이스해주셨으리라...
Commented by Labrie at 2007/09/12 23:30
386세대는 아이들에게 레드제플린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

386보다 훨씬 전이지만, 그나마 아들에게 비틀즈 LP를 틀어주고, 함께 퀸 라이브비디오를 보던 아버지가 계셔서 저는 일단 다행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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