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 앞에 자신의 모습이되 누군지 알 수 없는 대상의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이 누구인지 그 얼굴의 이름이 무엇인지 되쫓는다. 위기의 순간에 뿜어나오는 기적 같은 육체의 각과 힘은 본능인가 훈련된 결과인가. 그 전모의 일부를 밝히는 '자신과 닮은 처지'의 남자. 우리는 조직 속의 개개인이며, 그 개개인들은 명령만 부여받으면 무엇이든 즉각 행하는 기계적인 개체들이다... 그 개체의 삶보다 소중한 이와의 포옹으로 다른 삶을 택하려 한다.

자신의 삶에 끌여들이지 말았어야 할 이와 함께 지구의 반대편에서 조용히 살던 그,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강박적인 악몽을 안고 과거를 쫓고 있었으니. 결국 조직의 과실을 덧씌우려는 음모는 소중한 이를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원인의 핵심과 과거의 강박에 다가가려는 그는, 결국 자신 역시 타인의 소중한 이를 해친 전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역시나 비슷한 처지의 남자의 피흘리는 육체를 바라보는 측은한 시선, 과거의 누에 대한 사과.

2편의 마지막 장면이 3편의 중앙에 자리잡는 기가 막힌 묘수를 택하며, 이제 마지막(이면 좋겠다) 기억의 핵에 근접하는 제이슨 본. 아니 데이비드...
그 모든 것의 총집편이라고 할만 하다. 구경하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죄흔들어대는 카메라, 시리즈 총편 중에서 가장 드라이한 맷 데이먼. 그리고 죄책감, 조직 안에서의 개인에 대한 연민, 타인과 자신에게 되묻는 질문들. 그리고 남아있는 미소와 해피엔딩까지.
오만 곳을 누비다가 뉴욕에 온 것 잘한 것 같다. 결론에도 어울려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이 시리즈와 그렇게 궁합이 안 맞는 듯. 이번에도 가까스로 졸 뻔한 것을 겨우 참아냈다. 자신의 '감당하기 힘든' 근원에 다가가려는 고통스러운 이력기는 분명 매력적이긴 하다. 배우 탓도 있지만 '제너럴 스트라이커'와 조우하는 듯한 울버린을 연상하기도 했고(2편), 3편은 마치 네오와 아키텍처의 만남 같다는 생각도...




덧글
알트아이젠 2007/09/17 09:19 #
언젠가 '본'시리즈를 다 봐야겠군요.
가명라이더 2007/09/17 09:29 #
본과 3명의 여인들이군요.. :) 마리양도, 토실양도 좋지만, 연상의 여인도 좋져.. (먼산..)
히치하이커 2007/09/17 18:03 #
처음엔 맷 데이먼이 고도의 훈련을 소화한 암살자라니하는 생각에 의아했지만, 시리즈를 보다 보니 '감독님, 나이스 캐스팅'이라고 외치고 싶어졌답니다.전 아이덴티티부터 몽조리 다 잼나게 봤구요. : D
렉스 2007/09/18 10:10 #
알트아이젠님 / 나름 추천할만 합니다. 허허.가명라이더님 / 의도적으로 고른 사진이긴 하지요. 하지만 제 타입은 아무도 없.
히치하이커님 / 전 엉뚱하게 [디파티드]에서 맷 데이먼 뒷 모습 보고 감탄.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iamsia 2007/09/21 14:01 #
재미있게 잘 봤지만서도전 멀미나서 고생을 좀 했지요;;;
렉스 2007/09/28 10:12 #
iamsia님 / 저 이 영화와 크게 인연은 없나봐요.2편은 아예 자버렸고; 3편도 좀 보다가 몇몇 부분 졸음 충동이;;
윤군maze 2007/10/01 01:31 # 삭제
본의 '순간 잔머리굴리기'가 감동적인...우워;;
렉스 2007/10/01 08:36 #
윤군님 / 수건과 책 한권으로 애 하나 잡더군요. 으하하.
윤군maze 2007/10/01 20:06 # 삭제
사실 다른 장면은 좀 지루했었는데 초반 버스터미널 장면은 두근두근 멋졌음 :)
렉스 2007/10/01 23:14 #
윤군maze님 / 버스터미널이었나요. 음 기차역 아니었나? 뭐 암튼(...)
타브리스 2007/10/07 21:47 #
워털루 기차역이죠. 뭐 상황 초반에는 기차역 밖 버스 정거장 하나를 비추기도 했지만, 터미널까지는 아니었고.두번이나 봤는데 전혀 감흥이 깎여나가지가 않더군요. 저항자의 이미지를 너무 좋아해서일까요. :-)
2007/12/08 13:48 #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