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4일
윤하의 [1.5집 : 혜성]을 두고 떠올린 3가지 생각.
Younha(윤하) [1.5집 : 혜성]
07년 10월 발매
01 혜성
02 좀 더 둘이서
03 첫눈에
04 Touch
05 한 우산 아래
06 손을 잡고서
07 If
08 내일도 맑은 하늘처럼
09 약속
10 해바라기
11 파란빛 레몬
12 오렌지 첫사랑
13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
14 혜성 (Instrumental)
15 첫눈에 (Instrumental)
어디까지가 가요의 범위일까.
윤하의 올해 세번째 앨범(...여기에 대해선 다음 항에서 다시 말하기로 하자) [1.5집 : 혜성]이 지난달 발매 되었다. 일본에서의 싱글 모음집이자 첫 정규반 [GO! Younha]의 곡 대다수와 신곡(3번 트랙 '첫눈에')이 함께 있는 앨범이다. 여기서 작은 의문은 생긴다. 신곡을 제외한 나머지 넘버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 즉 그 나라의 국적을 지닌 뮤지션이 그 나라의 언어로 만든 - 곡들의 번안 넘버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우리의 음악, 즉 가요(또는 한때의 유행어[?] K-Pop)의 범주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인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뮤지션의 밴드의 앨범과 노래들을 우리는 가요의 범주 안에 넣진 못한다. 그런데 그 경계를 궁금하게 만드는 몇가지 선례들이 있다. 한국에서 발매된 '영어 번안 넘버들만 있는' 지누션(JINUSEAN)의 1.5집 [Jinusean The Real]는 가요반일까? 한국에서 발매 되었는데 '미국 국적을 지난 한국계'가 '한국어로 출반한' 대표적인 경우인 유승준의 [Rebirth Of YSJ]는 가요반일까?
이 흐물흐물하고 물렁물렁한 경계선. 웹으로 해외의 영토를 헤집는 이 시대에 작은 의문은 떠오른다. 우리는 어디까지를 우리의 음악, 또는 음반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걸까?
왜 소녀는 혹사 당해야 하는걸까.
주지하다시피 올해는 소녀들의 풍성한 한해였다.(이 말엔 일종의 어폐가 의도적으로 숨어 있는데, 이 풍성함이 소녀 자신들의 활약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로서의 남성팬들의 시선과 활기찬 발짓이 풍성하고 배불렀다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받아들이기 나름의 몫'으로 남겨둔다) '천상지희'가 2005년 첫 싱글을 발매후 '이제서야'(!) 첫 정규 1집을 낸 것을 필두로, 베이비복스가 다른 이름의 토를 달고 버전업(버전다운?)해 재등장하였고, 제2의 핑클이라고 '자신들의 기획사에 의해 호명된' 카라가 등장했었다. 물론 읽는 당신들이 고개를 갸우뚱할까봐 노파심에 마저 적어둔다. 하반기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격전장이 되었고 그 격전장의 승자는.... 아무튼, 그 와중에 보도자료로 나름 밀었던 블랙펄인지 하는 팀의 존재감은 잊혀졌다. 이런 무혈의 전쟁터를 봤냐는 말이지. 소녀 보다 다소 윗 연배였던 아이비의 추락 또한 안쓰러운 장관이었다.
그 와중에 윤하는 총 3장의 풀 렝쓰 앨범을 냈다(!) 하나는 한국에서의 정규 1집, 그리고 일본 활동시에 발표한 싱글 중 하나인 '마이★러버'를 번언한 넘버를 탑재한 1집의 리패키지반, 그리고 본작이다. 왜 이 소녀는 이렇게 한 해 동안 바빴어야 할까.
물론 이런저런 오락프로에 돌며 기획사 식구들 밥 먹여주기에 바빴던(예 : 솔비, SeeYa의 거 누구냐 암튼 걔) 다른 소녀들에 비해 윤하의 행보는 비교적 '음악'에 충실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 광경은 지금의 음악씬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음악'으로 열나게 활동하던, '오락'으로 열나게 활동하던 '요즘 음악팬층을 설득시키는' 스타들은 자신이 먹고 살던, 누군가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혹사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하는. 잠시간의 공백 후 후다닥 나오는 정규반들과 리메이크 앨범들의 수순은 이런 '기획사 간의 전쟁터'가 된 현 음악씬의 구조를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올해 최고의 소녀를 위하여.
올해 동안 수많은 소녀들 - 신인이든 돌아온 소녀들이든 -, 그녀들을 보며 느낀 감정 중 하나는 '심수봉의 재림'이었다. 다들 어찌나 구슬프고 울적하게 노래를 부르시던지. 하루하루 쌓이는 스케쥴의 시름이 그녀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것인가. 그게 다 반영이 되어 한의 염을 무대에서 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윤하의 목소리는 지난번 어떤 글에서도 표현했듯, '사이다' 같은 면이 있었다. 그걸 청량감이라고 표현해도 좋겠고, 투명함이라고 해도 좋겠다.(다만 단점이 있다면 두 표현 다 진부하다는 것. 아무튼) 미진한 부분은 앞으로의 가능성으로 남겨둔다고 변명을 해두지만, 아무튼 윤하의 보컬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꽤나 값지고 고마운 것이었다. '혜성' 같은 넘버들이야 곡 구조가 가지고 있는 활기가 애초에 있었다고 치더라도, "사랑은 따사로운 햇살과 같아"라고 부르는 '내일도 맑은 하늘처럼'에선 정말 사랑의 따사로운 햇살 같은 기적을 믿고 싶은 것이다(!)
우리네 입장에선 다소간 이질적인 곡들의 구성이 몇몇 부분 걸리긴 하지만 - 애초부터가 태생 자체가 애니 삽입곡이었던 'Touch'는 말할 나위 없고 - 대체적으로는 무난하게 한국어로 재탄생한 넘버들은 [GO! Younha]의 한글반 버전으로써 제 기능을 한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선 한국어로 윤하의 씩씩함을 듣는 '좀 더 둘이서'나 오밀조밀하게 씹히는 '오렌지 첫사랑' 등은 반가울 정도다.
한국에서의 정규 1집이 되려 그녀의 일본 활동기의 싱글보다 처진다고 불만을 토로한 초창기의 열혈팬에게 한글로 된 '한 우산 아래'와 '해바라기' 같은 넘버들은 어떻게 들렸을까? 그들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였다면 이 앨범은 꽤나 성공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다다닥 쌓인 스케쥴이 걱정되는 소심한 팬심과 새로운 곡을 맞이하는 기대감과 이기적인 팬심 사이에서 또 한번 응원을 보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올해 최고의 소녀를 위한 화이팅을. [0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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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1/14 22:59 | └rex in 음악취향Y | 트랙백 | 덧글(15)















심수봉의 재림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다만 심수봉같은 그런 삶은 안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심수봉이라기에는 너무나 재기발랄하지요. :)
아아 전 “손을 잡고서”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
다른 곡들도 좋지만.. 요즘 터치를 너무 즐겁게(!!) 듣고 다닙니다. ^^;;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제한하느냐를 생각하면 이미 우리 음악이 한국의 아이덴티티로 차별화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그냥 한국에서 한국사람이 발매하거나 공연한 음악이라고 편하게(=대충) 결론내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카페 '윤하이야기 http://cafe.naver.com/younhastory"스탭 북풍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카페에 옮기고 싶어 허락을 구하고자 이렇게 댓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카페에 옮겨서 카페 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혜성은 엄밀히 따지자면 Go Younha를 특정지은 의 셀프 커버반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개인적으로는.. 일본앨범의 번언판은.. 조금 위화감이 든다는 느낌이 있어서..
하지만 일본버전의 노래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레이나도님 / 으하 그 곡도 좋아요.
버섯돌이님 / 긍정적인 에너지 덩어리!
김연호님 / 저도 그런 편한 결론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북풍님 / 옮기셔도 됩니다. 마지막 문단은 좀 해독이 안되는 문장이긴 하지만
무슨 말씀이시지는 대략 알겠습니다;
Shaoran님 / 원곡 자체는 애니의 1기 오프닝인가 그래서, 그렇게 적었지요.
그래서 태생이 그렇다고 적었고.
옮긴 글의 주소입니다 http://cafe.naver.com/younhastory/9553
그리고 위에 댓글은 제가 잘 못 썼네요 ^^;;
이 곡 무척 좋아합니다. 청아함의 극치. 저 가사엔 동의할 수 없지만. (...)
TJ미디어 노래방에 이 곡이 등록돼서 반가운 마음에 냉큼 불렀다 완전 망했;;
까막님 / 네가 쟤들 보고 아가야라고 할 나이냐(,...)
스칼렛님 / 그렇군요. 통기타도 떠오르는군요. 심민경씨의.
들개님 / 들개_'내일도 맑은 하늘처럼'_AVI 이런건 없습니까? <-
듣고 실망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번안앨범을 듣고 노래들이 다시 보이더군요.
덕분에 일본 정규 1집을 다시 듣게 됐습니다. 이 번안앨범 덕분에 윤하의 일본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J-POP에 대한 관심도도 아주 조금은 높아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아의 스페셜 앨범이 그런 역할을 했듯이 말이지요. 정말이지 다행인건,
전 윤하가 번안앨범 낸다고 했을 때 보아스페셜앨범처럼 성의없는 프로듀싱에 대충 씌운
번역가사로 도배가 될까봐 그게 참 염려스러웠는데 이번 번안앨범은 꽤나 만족스럽네요.
외려 일본원곡보다 더 잘빠진 곡도 있구요. 흐음.
일어판 열혈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부분의 사람이 기교가 붙은게 불만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1집의 앨리스가 괜찮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