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04일
김훈 [강산무진]

김훈 저 | 문학동네
문학평론가 비스무리한 쪽을 동경하는 치기 어린 학부생이라면 리포트 제목으로 [허무로 가는 길 : 중(노)년, 금전, 육체]라고 달법하다. 김훈의 소설이 남기는 감상이라는게 그렇다. 우걱우걱 집어삼키는 밥알과 생선 조각의 감각과 죽은 육신에서 새어나오는 고름과 축축한 물기를 동시에 포착하는 징그러운 감각. 생과 사가 멀지 않은 곳에 닿은 문체, 그것을 허무의 정서로 채우는 이가 김훈이다.
그의 현대를 시점으로 한 단편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첫 작품부터 고개를 젓게 만드는 설정. 그는 과거를 배경으로 삼아도 현대를 배경으로 삼아도 중년의 남성이 젊은 여인의 품안에 육체를 밀어 넣는구나 싶었더랬다. 그렇다고 집어던지기엔 그의 문체가 설득하는 바가 있어 완독을 하니 나의 감상은 치기 어린 학부생의 마음이 되어 [허무로 가는 길 : 중(노)년, 금전, 육체]라고 제목을 달아놓는다.
현대를 시점으로 하니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중년들의 급박한 금전에 대한 감각이 생생히 다가온다. 아내의 죽음 또는 자신의 죽음을 앞둔 이는 장례를 치르거나 선친의 묘를 정리하며 돈을 계산하고 차감하고 이윤을 남기며 그 이윤으로 뚫린 빚의 구멍을 메우며, 앞을 도모한다. 구체적인 금전의 숫자라는 지표 이면엔 허물어져가는 그들의 육체와 시간, 가족의 안위가 내재해 있고...
이들의 허무한 도정에 김훈은 흔들리는 파도와 불교(또는 도교?)적 세계관에 등장인물들의 심상을 박으며, 어떤 초월적인 아득함을 안겨준다. 이것은 허무를 넘어선 관념으로의 여정일까, 아니면 흐릿한 생의 감각이라는 희망의 지표일까. 아니면 그저 無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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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2/04 21:12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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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그 문체가 거부감보다는 저에겐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