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배달부 키키 [집히는대로 영화담

마법 같은 애니다. 이거에 비하면 [센과 치히로...]는 차라리 노장의 방황이었구나. 토토로만큼 또는 토토로보다 즐거운 지브리산 애니였다. 거대한 과학 문명이 빛을 발하려는 시점에 마법사라는 타자(이 쑥스러운 학술용어틱한 표현하고는)는 검은 복장만을 걸친 채 평범한 사람들의 군집체 속에 입문을 해야 하는데, 이는 하필이면 13살 - 즉 사춘기 -에 주어진 운명이다.

성장에 대한 조바심으로 가득찬 이 나이는 이성과 집단에 소속감으로 불안함을 내재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키키는 바다가 보이는 드넓은 항구 마을을 선택함으로써 이런 고민의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었다. 도시가 주는 화려함의 이면에는 골목길의 그늘처럼 눅눅함도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 덕분에 키키는 잔뜩 신나서 활공하다가도 때론 주눅 들어 침대에 누워 이불 속에서 좀체 빠져 나오지도 않는 것이다.

이 성장통에 대한 대가로 키키는 위기를 겪지만, 그녀 자신의 유일한 특기이자 - 그러나 다소 서툰 - 비행술로 거대 현대 문명의 상징인 비행선의 재앙을 막으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 더 성장한 후에 남는 해피엔딩은 크레딧과 함께 흐르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살면서 얻는 것만큼의 희생과 손실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을 잃지 않고 온건히 커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기에.

- 비행에 관한 감각은 정말 질렸다. 이거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훨 낫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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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un192Km 2007/12/10 11:52 #

    사운드 트랙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토로로...가 아니라 토토로 아닌가요;;;^0^;;;
    ...반댄가..;;
  • lukesky 2007/12/10 12:08 #

    전 이걸 영어 더빙으로 봤는데 참 즐거웠어요. 사춘기 소녀를 정말 잘 그린 것 같더라구요.
  • 포케 2007/12/10 15:48 # 삭제

    저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애니메이션 다운 박력있는 연출이 묘미였다고나 할까요.
    정통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왈가닥 왈가닥하는 특유의 연출이 뭍어나와 재미를 한층 더했습니다.
    스토리도 흠 잡을 구석 없이 절묘했고 마무리의 여운도 충분했습니다.
  • aLmin 2007/12/10 17:02 #

    미야자키 하야오는 '비행', 오시이 마모루는 '추락'...이라고 들었죠..
    (밸리타고 왔습니다.)
  • 사은 2007/12/10 17:56 #

    정말 사랑스런 영화입니다.
    저 영화를 보며 자취에 대한 로망을 가득 키웠다가 절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억울해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나도 어디 다락방 좀... 막 이랬구요. 흐흐.
  • 요나 2007/12/10 21:14 # 삭제

    어라? 나만 별로~였나보네요 ㅋㅋ
  • 하치 2007/12/10 22:57 #

    와왓. 이거 보고싶은 애니.
  • nano 2007/12/10 23:01 #

    오프닝 음악이 인상적이었어요.
    남자한테 립스틱으로 메시지를 남기는 가사였죠?
  • Mosippa 2007/12/11 00:52 #

    저도 이 만화 좋아해요. 어 지금 한국에서 상영하나요? 이번 일요일에 집에 도착하는데 볼 수 있을 까요?
  • 8 2007/12/11 06:42 # 삭제

    이거야말로 정말 킹왕짱이죠. ㅠㅠ
  • 스프린터 2007/12/11 09:20 #

    아아, 보려고 코엑스까지 갔다가 못 봤어요. ;ㅁ;
  • 렉스 2007/12/11 10:07 #

    Run192Km님 / 으하하 수정했습니다;;

    루크스카이님 / 왜 진작에 안 봤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_+;;

    포케님 / 맞아요. 흐흐.

    aLmin님 / 오시이 마모루 애니에서 확실히 추락하면 상대방의 손을 잡아줄 캐릭터는 없군요. 흐흐

    사은님 / 저는 핫케익 한입 얻어 먹고 싶더군요. 하하.

    요나양 / 다 그런거지. 취향 차이 흐흐.

    하치님 / ><)

    나노님 / 맞아요. 흐흐.

    Mosippa님 / 일본영화제 상영기간이 이제 끝날겁니다. 못 보실거에요 ;_;

    8님 / 우왕 구웃><)/

    스프린터님 / 코엑스에서 스프님 봤어요. 그러고보니.(거짓말;)
  • 2007/12/11 14:14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렉스 2007/12/11 14:20 #

    비공개님 / 앗 그럼 제 능력 바깥의 일 부분이니 저희 웹진 관리자 메뉴에 공지하고 필진분을 한번 선정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 몰락하는 우유 2007/12/11 21:13 # 삭제

    아버지가 비행기를 만드니 아들은 비행기를 그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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