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두 장씩(3) - 요조(Yozoh) & 박정현 └rex in 음악취향Y

지난 여름의 단발 기획이었던, [한꺼번에 두 장씩] 시리즈를 다시 호출해 봅니다. 음악취향Y에선 : http://cafe.naver.com/musicy/3722


요조 [요조(Yozoh) With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파스텔뮤직 / 07.11 발매

01   My Name Is Yozoh 
02   슈팅스타 
03   Love 
04   낮잠 
05   바나나파티 
06   사랑의 롤러코스터 
07   숨바꼭질 
08   그런지 카 
09   꽃 
10   My Name Is Yozoh (Radio Edit)
 

중랑천에서 무술 연습하는 주성치가 호출되고, 낮잠을 자다가 꽃들과 별과 달이 "사랑해"라고 말을 건넨다. 너무 엉뚱하지도 않고 너무 튀지도 않는 이 상상력의 공간은 게으른 멜로디언이 받춰주며 김민홍(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어쿠스틱 기타가 찰랑대는 한가로운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요조는 아뵤~, 드르릉 피유우~ 제맘대로의 의성어로 노래 부른다. 바나나를 먹으며 쩝쩝쩝쩝 소리를 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요조의 앳된 보컬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분위기의?) '꽃'이 주는 성인가요풍의 처연한 분위기 안에서도 기죽지 않고 제 할 일을 한다. 그 어떤 구성과 가사에도 아랑곳 않고 그녀의 보컬이라는 필터링을 걸치면 한껏 가벼워지는데, 이것은 악덕이 아니라 살랑대는 바람을 닮은 긍정적 기운이다.

34여분 남짓 펼쳐지는 이 한가로운 앨범은 단촐한 구성과 친근한 연대가 듣는 이들도 즐거울 수 있는 소품이다. 문제는 이 다음일텐데 요조가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택할 다음 밴드와의 프로젝트 앨범은 어떤 형태일지 말이다. 앨범에서 요조의 보컬만큼 모든 곡을 지배하는 인상적인 순간들은 김민홍의 기타가 선사하고 있다. 요조의 온건한 독집 앨범은 언제 나올 것이며, 다음 프로젝트 앨범에서 김민홍의 기타를 대체할 새로운 양념은 무엇일까라는 복잡한 생각이 이쯤에서 엉키는데 당장은 요조의 '사랑의 롤러코스터'를 즐기는게 나을지도.

박정현 [Come To Where I Am]
티엔터테인먼트 / 07.12 발매

1. Funny Star
2. 눈물빛 글씨
3. 달아요
4. 마음이 먼저
5. The Other Side
6. Hey Yeah
7. 믿어요
8. 헤어짐은 못됐어요
9. 우두커니
10. 순간
11. Smile
12. Everyday Prayer

박정현의 신작 [Come To Where I Am]는 결국 이승환의 [KARMA](04)와 비슷한 위치를 점거하는 것일까. 이 말을 다소 풀자면 '잘 만든 앨범인 것은 확실하나, 듣는 이들의 마음을 이끌기엔 다소간 부족함'이 느껴지는 다소간의 우려가 섞여있다.

어깨에 다소 힘을 뺀다는 선언을 상기시키듯 편하게 시작하는 'Funny Star'를 필두로, 타이틀곡 2번 트랙, 초반만 듣자면 예상하지 못한 구성으로 가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5번과 11번 트랙(5번은 정말 흥미로운 가사를 가지고 있다! 남성랩 부분만 뺀다면), 전작 [On & On]에서 이어지는 발라드 라인업 같은 7번과 10번 등 '그야말로' 건재하다. 그동안의 일본 활동으로 입이 셀죽하게 나온 팬의 입장에서 이런 금의환향은 반갑기 그지 없다.

어디 그뿐인가. 그녀가 미처 적지 못한 가사들은 좋은 작사가들의 공으로 인해 사랑의 설레임 - '우 감추려해도 다 보이나 봐 햇살이 퍼지듯 이런 바보같은 날 온 세상이 다 놀려도 좋아'(3번) -과 이별의 상념 - '그리움이 키운 잔디와 눈물로 채워놓은 하늘빛 작은 연못과 한숨에 흔들리는 나무 그네가 그댈 기다리는 곳'(7번) -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Op.4](02)와 [On&On](05)로 이어지는 기대치에는 다소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지난 앨범을 지탱케 했던 이름들(정석원, 윤종신 등)의 부재의 문제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처음부터 이 앨범을 만드는데 있어 '편하고 익숙한 접근법'이 보여준 당연한 귀결은 아니었을까. 그녀의 본작 넘버들을 거의 감싸는 오케스트레이션(그것이 실제 현악이든 프로그래밍이든)은 어쩐지 새로운 시도들을 막는 차양막 같다는 기분마저 든다.

예컨대 [Op.4]를 계기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박정현의 넘버들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은 기능적으로 보컬을 활용하겠다는 프로듀서의 욕심과 시도, 그에 대해 대응하는 박정현의 팽팽한 방어와 역습이 빚어낸 기가 막힌 결과물이었다. 적어도 본작에선 그런 장관들은 펼쳐지지 않는다. 일종의 숨고르기랄까.(유감스럽게도 그 가운데서 욕심을 낸 듯한 시도였던 11번 트랙은 그냥 시끄럽게 들릴 뿐이다.)

여전히 박정현은 훌륭한 보컬리스트이며, 적어도 본작 [Come To Where I Am] 역시 그녀의 앞으로의 공연을 기대하게 한다.(하물며 LG 아트센터 공연이라니!) 이 정도면 싱어송라이터 신고식도 무사히 마친 셈이다. 게다가 여전히 행복한 앨범 듣기의 한바퀴의 시간을 선사한다. 다만 어느새 높아진 기대치를 품게 할 정도로 박정현의 이름은 커져버렸다. 이런 행복한 투정을 해야 한다니 말이지.

[071215]


덧글

  • PETER 2007/12/15 22:59 #

    사실 박정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저에게 있어서 박정현은 처음부터 잘했기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잘할게 당연시되어서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쩐지 렉스님의 박정현에 대한 앨범감상이 무척 반가워요. Op.4에 제대로 꽂혀서 팬카페 생활하면서 젤 앞자리 팬클럽자리에서 박정현을 향해 야광봉좀 흔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어쩐지 On & On에서는 또 확 식어버려서 이번 앨범에 대해서도 큰 신경을 안썼네요. 들어봐야 되겄습니다요.
  • PEastCiel 2007/12/15 23:06 #

    요조의 설명을 보면 인디밴드 같군요.
    맞는지요?..;
  • 푸른별빛 2007/12/16 21:31 #

    PEastCiel님//요조는 인디씬에서 활동하시는 여성 보컬분이십니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요조 봤는데 인기폭발이었죠~ 뎁과 더불어 GMF 화제의 인물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ㅎㅎ GMF 당시에는 앨범 준비중이라고 해서 해를 넘기겠거니했는데 앨범이 발매되었군요. 요조가 원체 소규모아카시아밴드와 러닝메이트처럼 활동해서 소아밴이 없는 요조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일단 앨범 지르러 가야겠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 링크 신고하겠습니다^^
  • 흰짱구 2007/12/16 23:06 #

    박정현 공연도 예매하고 음반도 샀습니다. 음반은 내일 오겠죠~ 머 팬이서가 아니고 그냥 좀 좋다...라고 생각한 정도이지만 연말에 공연구경이 가고 싶다는 남친의 소망에 부응하고자, 항상 공연 볼려면 그 가수의 음반은 좀 들어봐야 잼있게 공연을 볼 수 있으니까 산 앨번입니다. 음 기대되네요, 공연도 음반도. ^^
  • 렉스 2007/12/17 09:54 #

    PETER님 / 쓰면서도 조심스러운건 난 확실히 많이 실망한건가...그래도 좋아하는 여지는 있는데,
    저 자신도 어느선까지 표현하고 그게 제 감정에 맞는가입니다. 하.

    PEastCiel님 / 어차피 망한 음악판, 이제 인디 오버 구분 없습니다. 하하.

    푸른별빛님 / 링크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흰짱구님 / 좋은 감상 되시길요><) 연말 공연구경 좋죠+_+)
  • 하늘보기 2007/12/17 12:36 #

    앗, 요조..이분 음색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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