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틀 연속 '에너지 여성'들을 영화 속에서 만나는군.

[우.생.순]은 임순례 감독의 전작들인 [세 친구]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비하면 다소 기름진 영화이다. 이런 비유는 본작을 만들기 위한 영화 환경을 빗댄 것일수도 있고, 이 영화의 문법에 관한 것일수도 있다. 조금 무리해서 표현하자면 [우.생.순]은 임순례식 [공동경비구역 JSA]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작자와 대중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작가의 색은 잃지 않은, 그리고 뒤의 영화에서 보여줄 감독 본연의 고집을 다시금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

물론 그렇게 보기엔 후반부 장면들이 '여전히' 히딩크의 기적 시대를 상기시큰 면도 없잖아 있고, 몇몇 대사가 다소 뻗뻗하기는 하다. 너무 기름기에 질퍽거리지 않는 임순례 영화 어법의 인물들이 그 위험함을 막고는 있지만, 조금 위태로워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 나는 이 타이밍에 되는 일이 이리도 없지' 발 동동 구르는 인생들에게 보내는 애정은 여전하다. 그들에게 아주 값진 상은 주지 못해도 그들을 지켜보고 잘되길 바라는 안스러운 손길의 카메라가 여전히 존재하고, 무엇보다 보는 관객들을 편안하게 하는 유머의 화법도 제법 늘었다. 나는 이명박 시대의 임순례의 차기작이 더욱 재치있게, 그러나 안타까운 인물들의 사연들을 술술 들려주리라 믿는다.

경제력 없는 남편, 오기와 자존심으로 누른 옛 연애의 기억, 생리 기간 조절을 위해 버릇처럼 먹어댄 약, 불안한 근무 환경과 기약없는 장래 등 이런저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말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 남성의 성장을 다루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울컥할 순간에 울지 말자고 미리 다짐을 받는 감독의 뿌듯함과 미소가 후반부의 내 감정도 잡은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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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렉스 | 2008/01/28 10:57 | [집히는대로 영화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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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치 at 2008/01/28 13:23
이것도 보고시픈 영화 +_+
Commented by ペリドツト at 2008/01/28 15:21
이 번주 일요일에 보고 싶은 영화
Commented by 뼈긁는좀비 at 2008/01/28 16:07
그런데 정말 영화리뷰 잘 쓰세요! 영화 보기 전에 한 번 영화 보고나서 한 번 렉스님 글을 다시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음!
Commented by 렉스 at 2008/01/29 10:41
하치님 / 무난하면서도 재밌으면서도 여운도 적절하고 대중 영화의 모범 같아요. 흐

ペリドツト님 / 좋은 관람 되시길 ><)

뼈긁는좀비님 / 와 그런 영광스러운 말씀을!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하늘보기 at 2008/01/29 16:02
오호~ 위에 포스팅 덧글이 닫혀있길래~요기다 남겨요~
좋은일 생기셨군요~축하드려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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