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Thriller : 25th Anniversary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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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Thriller : 25th Anniversary Edition]
Sony Music / 2008.2 발매
 
DISC. 1 [Cd]
 
01 Wanna Be Startin’Somethin’
02 Baby Be Mine
03 The Girl Is Mine (W/ Paul Mccartney)
04 Thriller
05 Beat It
06 Billie Jean
07 Human Nature
08 P.Y.T. (Pretty Young Thing)
09 The Lady In My Life
 
10 Vincent Price Excerpt (From “Thriller” Voice-Over Session)
 
11 The Girl Is Mine 2008 (Michael Jackson W/ Will.I.Am)
12 P.Y.T. (Pretty Young Thing) (Michael Jackson W/ Will.I.Am)
13 Wanna Be Startin’Somethin’ 2008 (Michael Jackson W/ Akon)
14 Beat It 2008 (Michael Jackson W/ Fergie)
15 Billie Jean 2008 (Kanye West Mix)
16 For All Time (Unreleased Track From Original “Thriller” Sessions)
  
DISC. 2 [Dvd]
 
01 Thriller
02 Beat It
03 Billie Jean
04 Billie Jean Performance From Motown 25: Yesterday, Today And Forever

 
0. 지금도 모를 일이지만 [Thriller] LP가 왜 우리 집에 있었던 것일까. 레인보우의 카세트 테이프가 방에 뒹굴던 것과 더불어 내 성장기의 미스테리 중 하나였던 부모님의 예상치 못한 구매(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버지의 구매 패턴) 물품 중 하나였던 그 물건은 지금도 집에 무사히 있을지 궁금하다. 음악 청취의 향유층이 아니었던 일반 가정에까지도 파급력 있었던 목록이었던 괴물 앨범은 이렇게 새삼 내 기억을 깨운다.
 
오히려 부모님의 구매 목록 중 하나라서 그동안 멀리한 바가 컸었다. 나에게 있어서 마이클 잭슨에 대한 호오와 애착의 시작은 상당히 늦은 편이었다. [Dangerous]의 '더블 앨범' 카세트와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본 [Dangerous] 뮤직비디오 모음집의 위력은 뒤늦게서야 "아 왜 마이클 잭슨!"이라는 발견을 안겨주었다. 그 촉발된 관심과 파급력 및 설득력은 사실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는데, 그건 아마도 [History] 앨범이 보여준 자기과시와 나르시시즘의 어떤 극단 - 사실 이건 [Dangerous]에서부터 드러나긴 했지만 -에 질린 탓이 컸다.
 
이 짧은 마이클 잭슨의 편력기는 [Invincible] 구매라는 '측은지심'으로 생명력을 이어갔지만 그건 말 그대로 '도와준다'의 의미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미 세상이 마이클 잭슨 이외의 다른 것들을 원했던 것은 [Dangerous] 때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마이클 잭슨은 음악씬 전체로도 그랬지만, 내 개인에게도 수없이 지나가는 음악 편력기 중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 편력기 마저 구차하게 생각했던 이유는 마이클 잭슨을 둘러싼 수많은 추문과 잡음들이었다. 측은지심과 한숨. 수억짜리 밀리언셀러 아이콘이 그렇게 새로운 세기에 허물어졌다.

1. 그러다 08년 이 괴물 앨범이 새로운 형태로 일신하여 다시금 공개되었다. 사실상 예상했던 모양새였다. 한정판 / 미공개 컷 사진 부클릿 + 미공개 트랙 삽입 / 디지털 리마스터링 - 이런 삼위일체의 충동 구매 유도 방식에 하나 더 특기하자면 마이클 잭슨의 차기작 프로젝트에 참가한 Will.I.Am 등의 헌정 리믹스 버전 등이 추가되었다는 점인데, 굳이 30주년이 아닌 25주년이라는 타이틀로 나온 것을 보면 '실상 은근히 급하긴 급했구나'라는 측은지심이 또 한 번 추가된다.

게다가 이 앨범의 주요 구매 동기 중 일부인 헌정 리믹스 버전 등은 사실상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2008'이라는 거창한 호명을 붙인 'The Girl Is Mine 2008'이 과연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를 대체할만큼 근사한 랩과 센스로 대체해 무장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화려했던 82년에 대한 08년의 답이라고 하기에도 별 감흥 없기는 매한가지고, 한두가지 소득을 뽑자면 그나마 'P.Y.T.'의 2008 버전은 그나마 이 곡의 녹음 버전 중 일부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정도? 영락 없는 카니예식인 'Billie Jean 2008'이 차라리 솔직한 리믹스 앨범의 포맷에 걸맞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곡들은 원곡의 야심을 애초에 뚫을 에너지와 전복의 재치도 모두 부재하다.

2. 다른 의미에서 이 앨범의 가치는 정해진다. 그건 바로 오리지널 [Thriller]가 새로운 세기의 08년에도 여전히 청자들을 설득시킬 '진정한 마스터피스'라는 새삼스러운 발견 뿐이다!

팝 앨범의 첫곡 주제에 5분 이상의 구성으로  듣는 이의 발을 구르게 만드는 출중한 넘버인 'Wanna Be Startin’Somethin’', 능글 맞은 관록의 중년 폴 매카트니와 애송이 멋쟁이 마이클 잭슨의 주거니받거니인 'The Girl Is Mine'을 다시금 듣는 기분은 흐뭇함 자체다. 'Human Nature'에까지 닿으면 내가 왜 집에 있던 [Thriller] LP를 턴테이블로 한바퀴 들을 생각을 않았을까 안타까움에 주먹을 내리치게 된다. 80년대식 사운드 메이킹이 주는 따스함이 고마울 지경이다.

물론 앨범의 중핵에 자리잡은 Thriller, Beat It, Billie Jean의 위력은 말할 나위가 없다. 퀸시 존스의 박자 쪼개기와 교차하는 신디사이저, 여기에 끼어드는 관악과 현악, 팝과 락의 경계선(다시 말하자면 인종적 장르의 호오를 일찌기 뛰어넘은) 따위 아랑곳 하는 마스터피스의 정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런 환희를 마무리하는 것은 정작 히트곡이 아님에도 마이클 잭슨이 감수성이 출중한 보컬리스트임을 보여주는 'The Lady In My Life'와 미공개 트랙인 'For All Time'이다. 난 정말 이곡들이 그의 지구를 살리자니 어쩌구하는 합창 넘버들 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3.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 25th Anniversary Edition]은 사실상 그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엔 부족한 기획이다. 그의 존재감을 새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마케팅에 대한 의도가 확연히 보이며, 너무 이른 기념이기도 하다.(30주년이 아닌 25주년이라니!)

이런저런 찜찜함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소양 부족 청자에게 25년 전에 집안에서 먼지를 쓰고 있던 LP의 위력을 환기시켜줄 목적이었다면 그거 하나는 확실히 성공한 셈이다. 다른 이들에겐 이 앨범은 어떤 의미였을까?

[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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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렉스 | 2008/03/02 12:35 | └rex in 음악취향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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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르스 at 2008/03/02 12:59
이 앨범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내가 모르는 노래가 없구나였어요.
Commented by 레이나도 at 2008/03/02 13:11
삐레이~~ 가 뭔지 모른 채 무조건 따라부르던 고딩 시절이 있었습니다 (...)
Commented by 탁상 at 2008/03/02 14:05
요즘 LP가 많이 귀해졌지요
계속 소장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LP 꽤 가지고 있거든요 >_<
Commented by 블랙 at 2008/03/03 00:35
[Invincible] 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는 곡이 없더군요. [Dangerous]시절의 마이클 잭슨은 어디로 간것인지...(애초에 너무 똑같은 스타일의 곡만 반복되니 지겨울 지경)
Commented by 젊은미소 at 2008/03/03 02:19
우리나라야 10진법을 비롯한 미트릭 시스템에 익숙하니까 25년 기념이라는 게 생소하게 느껴질런지 모르겠지만.. 서구권에서는 "사반세기"라는 표현도 있듯이 쿼터(= 1/4)라는 마일스톤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작은 예를 들자면 5센트, 10센트 동전외에도 25 센트짜리가 있다는 걸 봐도 그렇고요. 비단 마이클 잭슨 뿐만 아니라 많은 아티스트들이 25주년 기념해서 재발매들 많이 합니다. 어차피 예정된 수순이었을 뿐이니 굳이 '급했을거라'고 읽을 필요까지는 없을듯. ^^
Commented by toojazzy at 2008/03/03 04:35
간만에 와봤네요. 이글루스도 함 시작해볼까. 합니다. 40만 히츠에 확 잠이 다 깨면서....
Commented by 다이고로 at 2008/03/03 10:46

드릴러에 나오는 좀비처럼 당시 드릴러 앨범이 나왔을때 제 기억은
전부다 마이클잭슨에게 감염(..)된 좀비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전부다 뒤로 문워킹하지 않나....아주 난리도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3/03 12:00
마르스님 / 저는 3곡 정도 처음 들어서 참 편식쟁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지요. 하하.

레이나도님 / 반공교육에서 배우는 '삐라'와 발음이 유사해서 잘 따라했지요(....)

탁상님 / 고향 집에 가면 한번 찾아볼려구요. 흐흐.

블랙님 / 말랑한 발라드가 나쁜 건 아니었는데, 뭔가 많이 허전했지요. 단순히 기분 탓은 아니었을거에요. 뭔가 이게 아니다 싶었던 기분.

젊은미소님 / 와 지적 감사합니다. 소양 부족이었어요. 깊게 배웠습니다!

toojazzy님 / 그런데 양쪽 다 굴려서 성공한 예가 잘 없죠. 흐흐;;

다이고로님 / ET와 더불어 가장 성공한 유행이 아니었나 싶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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