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1일
친구 생각 : 축하의 말 : 앞으로의...
입학 후 1학년 때엔 리들리군과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 예비대학(요즘 친구들은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명칭이 안 중요한 술먹고죽어도괜찮아못먹는인간들은거기서뭐하니 모임) 출발 이전에 "포항에서 온 ***입니다"라고 악수를 청하며 인사한 최초의 동기는 리들리군이었다. 물론 나는 거기에 대해 "구미에서 온 박개똥입니다"라고 답했다.
리들리군과 미처 친하게 지내지 못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예비대학에서 미리 본 동기들이 입학 직후에도 아무래도 덜 서먹해 이러저러하게 붙어다닌 반면, 리들리군은 그러질 못했는데 그런 리들리군 책임은 아니었다. 리들리군은 입학 직후 눈에 직은 Moonzoom양이 아르바이트를 한 '미나분식'집을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급기야 3월 첫 모꼬지(MT의 우리네 표현이라고 한때 자주 써먹었다) 즈음엔 이미 학과에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리들리군이 어떤 녀석인지를 알게 된 것은 2학기 좀 지나서였다. 학과내에서 연극 준비를 한답시고 이런저런 멤버들이 '선배들에 의해 억지로' 모인 덕에 리들리군은 거기서 장기를 발휘했던 것이다. 애초에 국문학 보다는 - 그런데 사실 우리 학과 특성상 '애초에 국문학 보다는'이라는 말에 걸맞는 애들이 많았다 - 다른 것을 하고 싶었던 리들리군은 그와 연계된 연극동아리 활동에 더 열심이었고, 여기서도 장기를 발휘하게 되었다. 발성 연습부터 치고 빠지기까지 사실상 부연출이었던 리들리군.
그와 친하게 되었다고 인식한 것은 2학년 즈음이었다. 그제서야 녀석의 방에 빼곡히 자리잡은 비디오들과 음악 테이프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방면의 수다쟁이가 되었다. 지방 '헐리우드 키드'였던 리들리군과 지방 '핫뮤직 애독자'였던 박개똥군은 교차하고 어긋나는 취향의 교류에 즐거워했다.
솔직히 둘다 군대 문제에 관해선 겁쟁이었다. 1학년 마치고 진작에 냈어야 할 입영원을 2학년 중반에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냈었다. 리들리군은 특히나 커플인 Moonzoom양 덕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유보하고 싶은 깝깝한 현실. 우리가 이 시기를 유보하는 동안 ㅈㅎ이는 선배 카파소형에게 알아보기 힘든 낙서로 점철된 '이등병의 편지'를 보냈었다.
여기서 96년과 98년 사이의 일이 확 스킵해 버린다. 관심 있는 양반들은 내 블로그에서 재주껏 군대 시절 관련한 포스팅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그렇게 우리는 98년 99년 사이를 두고 복학을 했었다. 샌들을 신고 분홍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복학 첫날을 장식했던 '제정신이 아닌' 나와 달리 리들리군은 말끔한 슈트로 첫날을 장식했다. 다시 둘이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의 커플인 Moonzoom은 이미 졸업하고 없는 캠퍼스니 말이다. 나빴던 일보다 좋았던 일들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기억한다. 어줍잖은 지식의 선배들에게 후배들은 꾸벅 인사했고, 우리들은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그게 자우림의 앨범이든, 누가 누구하고 잤냐느니 하는 가십이든. 앞날도 모르고 우리는 그렇게 졸업을 맞이했다.
몇년 뒤 리들리군과 Moonzoom양은 남들의 연애가 다 그러하듯 우여곡절 끝에, 그리고 그들의 1학년 때의 어설픈 연애가 정말 사랑이었음을 입증하듯 결혼을 치르게 되었다. 하늘도 축복하듯 간만에 태풍을 몰아 엄청난 파도의 높이와 비를 뿌려댔다. 난 리들리군이 결혼하던 그 호텔의 유리벽이 바람에 다다닥 흔들리던 감각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수많은 이야기들을 이 포스트에서 생략한다. 그와 한두번 더 접했던 연극 준비, 그와 찾아가던 교통사고 후배의 문상길, 그와 어설프게 준비했던 언어학 시험 밤샘, 그 녀석과 작정을 하고 본 매트릭스, 졸업 후에 찾아간 포항에서 그와 뿌린 웃음들....
이렇게 자판에다 녀석과의 이야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옮기는 이유는 오늘 2008년 3월 21일 오전 10시 41분, 녀석과 녀석의 평생 반려자 Moonzoom양이 그들의 2세 '미르'군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제 두 사람은 그들이 살아가는 동안의 가장 의미있는 흔적 하나를 남긴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이 두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리라, 더 의미있는 생으로 만들리라 확신한다. 쉽지 않은 세상에 여전히 한숨 흘리고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더욱 응원하게 된다.
축하와 행복, 그리고 앞으로의 또 하나의 성장을.
리들리군과 미처 친하게 지내지 못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예비대학에서 미리 본 동기들이 입학 직후에도 아무래도 덜 서먹해 이러저러하게 붙어다닌 반면, 리들리군은 그러질 못했는데 그런 리들리군 책임은 아니었다. 리들리군은 입학 직후 눈에 직은 Moonzoom양이 아르바이트를 한 '미나분식'집을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급기야 3월 첫 모꼬지(MT의 우리네 표현이라고 한때 자주 써먹었다) 즈음엔 이미 학과에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리들리군이 어떤 녀석인지를 알게 된 것은 2학기 좀 지나서였다. 학과내에서 연극 준비를 한답시고 이런저런 멤버들이 '선배들에 의해 억지로' 모인 덕에 리들리군은 거기서 장기를 발휘했던 것이다. 애초에 국문학 보다는 - 그런데 사실 우리 학과 특성상 '애초에 국문학 보다는'이라는 말에 걸맞는 애들이 많았다 - 다른 것을 하고 싶었던 리들리군은 그와 연계된 연극동아리 활동에 더 열심이었고, 여기서도 장기를 발휘하게 되었다. 발성 연습부터 치고 빠지기까지 사실상 부연출이었던 리들리군.
그와 친하게 되었다고 인식한 것은 2학년 즈음이었다. 그제서야 녀석의 방에 빼곡히 자리잡은 비디오들과 음악 테이프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방면의 수다쟁이가 되었다. 지방 '헐리우드 키드'였던 리들리군과 지방 '핫뮤직 애독자'였던 박개똥군은 교차하고 어긋나는 취향의 교류에 즐거워했다.
솔직히 둘다 군대 문제에 관해선 겁쟁이었다. 1학년 마치고 진작에 냈어야 할 입영원을 2학년 중반에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냈었다. 리들리군은 특히나 커플인 Moonzoom양 덕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유보하고 싶은 깝깝한 현실. 우리가 이 시기를 유보하는 동안 ㅈㅎ이는 선배 카파소형에게 알아보기 힘든 낙서로 점철된 '이등병의 편지'를 보냈었다.
여기서 96년과 98년 사이의 일이 확 스킵해 버린다. 관심 있는 양반들은 내 블로그에서 재주껏 군대 시절 관련한 포스팅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그렇게 우리는 98년 99년 사이를 두고 복학을 했었다. 샌들을 신고 분홍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복학 첫날을 장식했던 '제정신이 아닌' 나와 달리 리들리군은 말끔한 슈트로 첫날을 장식했다. 다시 둘이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의 커플인 Moonzoom은 이미 졸업하고 없는 캠퍼스니 말이다. 나빴던 일보다 좋았던 일들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기억한다. 어줍잖은 지식의 선배들에게 후배들은 꾸벅 인사했고, 우리들은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그게 자우림의 앨범이든, 누가 누구하고 잤냐느니 하는 가십이든. 앞날도 모르고 우리는 그렇게 졸업을 맞이했다.
몇년 뒤 리들리군과 Moonzoom양은 남들의 연애가 다 그러하듯 우여곡절 끝에, 그리고 그들의 1학년 때의 어설픈 연애가 정말 사랑이었음을 입증하듯 결혼을 치르게 되었다. 하늘도 축복하듯 간만에 태풍을 몰아 엄청난 파도의 높이와 비를 뿌려댔다. 난 리들리군이 결혼하던 그 호텔의 유리벽이 바람에 다다닥 흔들리던 감각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수많은 이야기들을 이 포스트에서 생략한다. 그와 한두번 더 접했던 연극 준비, 그와 찾아가던 교통사고 후배의 문상길, 그와 어설프게 준비했던 언어학 시험 밤샘, 그 녀석과 작정을 하고 본 매트릭스, 졸업 후에 찾아간 포항에서 그와 뿌린 웃음들....
이렇게 자판에다 녀석과의 이야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옮기는 이유는 오늘 2008년 3월 21일 오전 10시 41분, 녀석과 녀석의 평생 반려자 Moonzoom양이 그들의 2세 '미르'군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제 두 사람은 그들이 살아가는 동안의 가장 의미있는 흔적 하나를 남긴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이 두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리라, 더 의미있는 생으로 만들리라 확신한다. 쉽지 않은 세상에 여전히 한숨 흘리고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더욱 응원하게 된다.
축하와 행복, 그리고 앞으로의 또 하나의 성장을.
# by | 2008/03/21 15:38 | _일기를 빙자하여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세분!이 행복하시길 ^^
놀라운 순간이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