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e Inch Nails [Ghosts] : 점진적인 멸망을 위한 사운드트랙. └rex in 음악취향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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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 Inch Nails [Ghosts]
Ghosts.nin.com 을 통한 온라인 발매 / 08년 4월 오프라인 발매 예정

 
[1]
1. Ghosts I
2. Ghosts I
3. Ghosts I
4. Ghosts I
5. Ghosts I
6. Ghosts I
7. Ghosts I
8. Ghosts I
9. Ghosts I

 
[2]
10. Ghosts II
11. Ghosts II
12. Ghosts II
13. Ghosts II
14. Ghosts II
15. Ghosts II
16. Ghosts II
17. Ghosts II
18. Ghosts II

 
[3]
19. Ghosts III
20. Ghosts III
21. Ghosts III
22. Ghosts III
23. Ghosts III
24. Ghosts III
25. Ghosts III
26. Ghosts III
27. Ghosts III

 
[4]
28. Ghosts IV
29. Ghosts IV
30. Ghosts IV
31. Ghosts IV
32. Ghosts IV
33. Ghosts IV
34. Ghosts IV
35. Ghosts IV
36. Ghosts IV

 
[ghosts] 프로젝트는 불쑥 튀어 나왔다. 어찌보면 일전에 있었던 라디오헤드의 시도와 흡사한 면도 있었지만, 트렌트 레즈너는 보다 상업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두 팀 모두 기존의 거대 레이블이라는 버팀목 없이 온라인 팬덤과의 유대를 믿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 하지만, 전곡 공개와 가격대 프리까지 팬들에게 모든 것을 내맡긴 라디오헤드와 달리 트렌트 레즈너는 무료 공개는 1/4의 수준까지만, 유료는 최소 5달러에서 울트라 디럭스의 고가판까지 다양한 옵션을 거는 방법을 적용한다.

 
물론 DRM-Free 상태의 트랙 36개는 온라인의 바람결을 타고 여기저기 술술 퍼지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앨범이라는 포맷에 대한 잠재적 소유 욕구를 가진 팬층들은 기꺼이 제값을 치르고 구매를 할 것이다. 이것이 범세계적인 지지도를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 기꺼이 치를 수 있는 '시험'이다. 앞으로 이런 시험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런 시험대의 시초가 되었던 프린스 같은 몇몇 이름들은 음반산업 역사서에서 이름을 남길 것이다.

 
아무튼 본작의 36개 트랙들은 4월 8일 최초로 2CD 버전의 일반판을 필두로, 디럭스 버전, 그리고 4장이 LP로 구성된 울트라 디럭스 버전으로 제 모습을 뽐내며 오프라인 버전으로 출시될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트렌트 레즈너는 작년 [year zero]를 내놓고도 어떻게 무시무시한 볼륨의 프로젝트를 준비했단 말인가.

 
이 의문을 잠재우는 것은 개개의 트랙들이 가진 면모들이다. 트렌트 레즈너는.... 인더스트리얼계의 음유 시인이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그것도 피아노를 앞세운 가객! [Fragile](99)에서부터 슬슬 단초가 보이긴 했지만 그는 거대 스타디움 공연 락스타로서의 고독을 피아노로 달래기 시작했고, 앨범에서 피아노 소품을 삽입하는 것을 당당한 자기고백의 방법으로 사용하곤 했었다.


왜일까. 트렌트 레즈너는 더이상 이 무너지는 세상의 풍경을 불타는 지옥의 댄스홀로 묘사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그저 황량해져가며 초토화되는 이 세상에 대해 나즈막한 건반의 음으로 안식의 인사를 건네는 듯 하다. 전작의 수록곡이었던 'Great Destroyer'의 말미가 혼란스런 세상 위에 군림하는 듯한 교란의 사운드 잔치였다면, 이제는 레즈너는 그마저도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일체의 보컬 없이 건반의 안식과 비트와 교차([1]-3. Ghosts I, ([1]-8. Ghosts I))로 격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지글거리는 기타음([1]-4. Ghosts I)으로 몇몇 앞선 넘버들을 연상시키게도 하지만 대체로 소품 모음집이라는 인상이 강하며 하나의 독립적인 앨범이라기 보다는 외전 형식의 '현 시대에 대한' 사운드트랙([2]-15. Ghosts II, [3]-25. Ghosts III)이라고 규정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운드트랙이라는 미명(?)을 달긴 하였지만, 묘하게 신경을 긁는 근본적인 작법은 여전하며 '현 시대에 대한'이라는 토가 말해주듯 음험한 세상의 공기를 표현하는 바짝 마른 사운드 메이킹([1]-5. Ghosts I)은 내내 불안감을 조성한다. 어떤 의미에선 전자음 계보 역사에 대한 헌정이자, 자기 존재감 확인 같다는 인상도 보이곤 하다.([1]-7. Ghosts I, [2]-18. Ghosts II)


앨범이 진도를 나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확대된다는 인상보다는 어떤 일관성이 이어지는 편인데, 청취를 위한 몰입과 편의를 위해서인지 때론 청명함([2]-12. Ghosts II, [3]-22. Ghosts III)을, 때론 넘실대는 신체성([3]-24. Ghosts III)이라는 요소들로 음반듣기의 즐거움을 높인다. 그럼에도 초창기의 열정적인 일부 팬들마저도 하품 짓게 하던 더블 앨범 [Fragile]의 기억이야 뭐 어떠랴하는 여유마저도 보이는 듯 하다. 이런 창작자의 '의중 알수없음'은 되려 이런 비밀스러운 앨범듣기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3]-20. Ghosts III' 같은 시도는 이런 여유의 극단적인 풍경 중 하나다.


앞의 이야기들을 마무리한다는 인상이 강한 '[4]-34. Ghosts IV'는 왠지 데뷔반의 단촐함과 본작의 '성숙한 관조자 어른 흉내'을 오가는 맛이 있다. 세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씩 우리가 알게 모르게(아니 실은 다 알면서도 그냥 모르는 척하면서) 허물어져가고 있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황망하게 자신의 일상적 안위를 안스럽게 붙잡으며 세상의 점진적인 멸망과 함께 가는 것 뿐이다. 그렇게 두 발을 딛고 서있는 우리는 혼없이 강건히 버틴 육체거나, 아니면 혼만 붙잡은채 우뚝 솟은 껍데기 중 어느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로서 '[4]-36. Ghosts IV'로 모든 것은 마무리된다. [0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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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딕텔 2008/04/01 16:03 # 삭제

    ...이거 뭐 고작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해서 전부 다 CD 샾에 갖다 바치라는 건지..
    포티셰드 신작도 곧 나오던데 두 앨범 끼고 살면 화창한 봄날도 잿빛으로 느껴질 듯;
    그건 그렇고 렉스님, 만돌형이랑 언제 같이 한 번 서울에서 뵈요~^ㅁ^
  • holdingu 2008/04/01 16:03 # 삭제

    레즈너의 신경질적인 음악이 좋아서 매번 발매되면 덜컥 구입하는데, 사고나면 잘 안듣게 되더라구요. 왠지 날 박박 긁어댈 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 케인 2008/04/01 17:27 # 삭제

    구입을 하신건가요? 저는 국내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ㅠ.ㅠ...
  • Zikk 2008/04/02 00:34 #

    덜덜덜...트랙리스트 간지 작살이네요. 미니멀한 커버도 맘에 듭니다.
  • 렉스 2008/04/02 11:47 #

    딕텔군 / 아 맞다. 그래야지 내 한번 연락하지. 흐흐.

    holdingu님 / 백그라운드 뮤직으로도 활용도가 나름 있을지도요. 헤헤.

    케인님 / 현지에서도 아직 CD 발매 안되었는대요. 설마요.
    유료 음원을 입수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파는 물건이기도 하니까.

    Zikk님 / 부클릿 사진들도 일품이더군요><)
  • beatweiser 2008/04/04 02:20 # 삭제

    앗 저의 5달러가 가치있게 쓰였군요+_+ <- ㅎㅎ
    그런데 막상 CD로 나왔을 때 재구입할 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 렉스 2008/04/04 11:16 #

    beatweiser님 / 덕분에 글이 나왔지요. 거듭 감사!
    확실히 소장용 아이템이라는 인상이 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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