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단상들.

1. 몇몇 사람들은 왜 [우리 결혼했어요]의 정형돈의 역할을 두고 실제 모습인양 분노하고 비난하는걸까. 설마하니 정형돈이 실제로 저렇다, 경상도 남자들이 다 저렇다고 굳게 믿어서 그러는 것일까. 정형돈-사오리 커플이 알렉스-신애 커플의 컨셉(폭넓은 이해를 통한 상처의 회복)의 대칭점에 위치한 컨셉(현해탄 사이를 묶는 서로 확연히 상반된 캐릭터들의 아웅다웅)인걸 몰라서 그러는걸까?

정형돈이 실제로 그런 캐릭터일까. 오히려 기본 시나리오만 쥐어진 채, 카메라로 찍는 코너의 컨셉상 정형돈이 이 프로그램을 일종의 '내멋대로 좀 널부러질란다'의 태도로 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유로운 포맷에도 불구하고 그런 캐릭터만은 확고히 견지해야 하는 입장인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비난을 보자면 시장 바닥에서 '저 가시나 독한 년'이라고 욕짓거리를 하던 옛 시대의 탤런트들을 대하는 태도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우리 결혼했어요]는 간만에 MBC 일요일 저녁 시간대가 내놓은 중박(적고나니 참 역한 표현이다)인 듯 하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아예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더만. [이경규의 간다투어] 같은 전파낭비에 비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그나저나 알렉스-신애는 빠진다니 다행이다. 알렉스는...말을 말자. <-


2. [라인업]의 폐지는 아쉬운 일이다. 금번주 [라디오스타]에서 신정환은 뼈있는 코멘트를 집어던졌다. 'M본부는 (시청률 추이에 따른 프로그램 존속여부에 대해)잘 참고 기다려준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는데, 어느정도 사실이고 어느정도는 사실이 아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무한도전]이 보여준 진화 과정이며, 그 사실을 전혀 증명하지 못하는 것은 [쇼바이벌]->[공부의 신]->[명랑히어로]로 이어지는 특정 시간대의 우왕좌왕이다.

아무튼 [라인업]은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폐지될 운명이(라고 알고 있)다. 그들의 시도가 의미있게 보였던 대목은 - [무한도전]도 못(안?)한 - 라인업 대선, 라인업 총리 선출 같은 에피소드였고, 그들의 시도를 흐릿하게 만든 것은 '잦은 감동 유발성' 자막이었다.(김경민의 눈물편으로만 그건 족했다.)

물론 태안 반도 같은 에피소드가 일으킨 뒷 이야기들의 씁쓸함이 있긴 했지만, 그런 것이 [라인업]의 존폐 여부에까지 결부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무한도전]은 정준하라는 존재감 자체만 생각한다면 뭐...) [라인업]은 어느정도 재미 있었고, 나름 더 뻗어갈 수 있었던 쇼였는데 아쉽다.


3. [황금어장]의 구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이번주 방영분에서 그들은 실토했다. [무릎팍도사]는 'Die하나'라는 노래로 조금씩 그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으며, 변화의 쇄신기가 필요하다는 위기론을 보여주었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명랑히어로]라는 외전(사실상 다름 없지 않은가?)까지 내놓을만한 강력한 팀웍을 조성하였다. 김국진 자체가 아니라 '김국진의 이혼이라는 과거' 자체가 캐릭터가 될 줄 누가 알았던가!

이런 구도 변화 자체가 [황금어장]을 바라보는 재미이다. [쟁반극장] 인용 버전과 [무월관]의 위기를 딛고 일어선 이 쇼의 미래는 여전히 밝아 보인다.


4. 여전히 흥미진진한 가투다. [일요일이 좋다]에서 [옛날TV]를 필두로 온갖 방황을 거듭하는 유재석의 코너는 언제쯤 제자리를 잡을지, [무한도전]은 왜 MBC 연예대상 수상 직후 일정 수준의 바닥을 기는지, [1박 2일]은 [무한도전]을 능가하는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을지, 박미선은 요즘 돈 버는 재미가 있겠지, 왜 정치인들이 오락프로를 찍는지...등등.


5. 나 더럽게 TV 많이 보는 인간 같구나. 그래도 [스타킹], [놀러와] 등은 안 보잖아. [하이파이브]는 소녀시대가 나와서 봤....

 

by 렉스 | 2008/04/18 12:37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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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crobat at 2008/04/18 13:58
5. 그렇다면 요즘 소녀시대벨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스타골든벨을 보셔야...;;
Commented by 라일리 at 2008/04/18 18:58
소녀시대벨... 그 말이 정답이군요-_- 김제동부터 지석진까지..어휴
Commented by Run192Km at 2008/04/18 19:45
우리 결혼했어요..
제 친구가 너무 좋아합니다..ㅡ.ㅜ
Commented by 켄지 at 2008/04/19 11:32
확실히 우리 결혼했어요가 요즘 가장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앤디/솔비 커플이 가장 맘에 들더군요.
Commented by 렉스 at 2008/04/19 13:54
acrobat님 / 그런데 그걸 보기엔 정말...지석진과 김제동의 후진 진행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아..정말 최악.

라일리님 / 지석진이야 진행 후지게 하지만, 김제동은 [환상의 짝궁]은 나쁘지 않은 편인데...거기선 왜 그런지;

Run192Km님 / 눈물의 의미를 알 듯도 합니다;;

켄지님 /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 다시 리메이크 되면 신혼집은 당근 걔들 몫일 듯 합니다.
Commented by 흰짱구 at 2008/04/19 14:25
무한도전 요즘 진짜 재미없다가 저번에 롤러코스터에서 자장면 먹는거 보고 진짜 많이 웃었는데,
명랑히어로 재미있죠, 근데 아슬아슬 재미인거 같아요 이하늘 빠지거나 그냥 다른 리얼리티프로그램처럼 코너 만들고 그러면 재미없어질것 같고
1박2일은 피디가 자꾸 얼굴을 안내밀면 좋겠지만 요즘 즐감하고 있습니다. 노래자랑편 재미있었어요, 이수근 홧팅
저 이러니까 진짜 티비 많이 보는것 같죠 하지만 스타킹과 환상의 짝꿍은 안봅니다. ㅎㅎㅎ
Commented by 커피블루 at 2008/04/20 01:13
우리 결혼했어요 는 시간대가 1박2일이랑 비슷해서 안 보다 보니 별로 익숙해지질 않아서 잘 보지는 않는데, 정형돈이 욕 먹는 걸 보니 역시 이 친구는 프로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싶어 기특하더군요. 사실 무한도전에서도 그가 맡은 컨셉은 코미디를 하는 친구로서는 맡기 쉽지 않은 컨셉이었죠. 하지만 안티가 너무 많이 느는 것같아 좀 슬픕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4/20 15:31
흰짱구님 / 명랑히어로는 정말 묘한거 같긴 해요. 1시간이 주어졌다 치면 55분은 소파에 앉아서 노가리 까는데, 그 내용이 만만찮고 나머지 5분은 잠시 바깥에 다녀오고..아슬아슬한 구성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커피블루님 / 정형돈은 보면 그 재능, 신동엽이 알아보고 산거겠지라는 굳은 믿음이 생겨요. 그 컨셉이 여론을 주도하게 하는 경향이 안타까워요.(썰렁하다느니, 예의가 없다느니)
Commented by 요로이시 at 2008/04/22 00:59
^^*
알렉스랑 신애가 젤 잘어울려요..ㅋ

1박2일은..정신없이 웃으면서..잘보고 있죠..ㅋ
Commented by 렉스 at 2008/04/22 09:54
요로이시군 / 난 알렉스가 가수로도, 예능인으로서도 싫어 =ㅂ=)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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