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2일
이와아키 히토시[기생수]

이와아키 히토시 글, 그림 / 학산문화사
그림을 그리다보면 방문자들에게 [기생수]를 연상케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신체 왜곡이라는 소재에 끌리는 것이 사실이었는데, 정작 나와 [기생수]는 인연이 없었다. 즉 한권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고, 영상화 시도도 없었으니(있었나?) 다른 매체로라도 간접 경험할 일은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드디어 접하게 되어서 저렇게 상단에 정색을 하고 그려보기도 했다. 아, 이런 '오른쪽이'는 저거보다 훨씬 귀여운데 말이지. 너무 힘이 들어갔다.
작품? 놀라웠다. 어째 순서가 이상하게 되어서 [히스토리에]를 먼저 접하게 되었고 잘 읽고 있었는데 - 하지만 이 말이 어폐가 있는 것이 그렇게 자주 나오는 단행본은 아니니.. - [기생수]는 한마디로 놀라운 작품이었다.
무심하게 스쳐가는 날카로운 칼끝의 생명체가 보여주는 살육의 섬뜩함, 거기에 [기생수]가 던져주는 놀라운 순간은 이 작품이 제기하는 몇가지의 생각들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긋게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지구라는 환경 속에서 어떤 존재인가? 이로운 존재인가? 다른 생물이 인간의 외양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규정지어야 하는가? 그리고 타인과 손을 맞잡는 인간들은 어떤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정말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가?
불의의 일을 당한 주인공 신이치의 성장을 통해 이야기는 점진적으로 그러나 굉장히 충실하게, 에너지를 타며 진행된다. 이것은 작가가 자신의 세계관을 조성할때 깔아놓은 기본이 탄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패러사이트'가 가진 각각의 다양한 면모와 바싹 마른 개성적인 디테일은 이야기의 실을 팽팽히 당겨주는 기능을 하는데, 가히 감탄스럽다.
이 이야기의 결말에 신이치의 손등에 눈알을 그릴까 말까한 작가의 고심은 하나의 판단을 낳게 하는데, 역시나 여기에도 연출의 묘가 발휘된다. 그것은 지당하고도 지당한 선택이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이와아키 히토시(岩明均) - 히스토리에(ヒストリエ) 4권 발매를 반기며 by 산왕
- 기생수 by 이십오
- 히스토리에.. by 산왕
- [upBOOK] 히스토리에 3 : 중요한 어떤 것 / Hitoshi IWAAKI by 세이
- 피조물들. by 렉스
# by | 2008/05/02 11:05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90년대 최고의 만화 중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꼭 읽어봐야 할 만화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하치님 / 꼭 보시길!
風木景님 / 뎅겅뎅겅 슥슥 후드득.
풍신님 / 얕잡아 볼 수 없는 작품이더군요.
더카니지님 / 역시 신체 왜곡 모티브는 어떤 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dceyes님 /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