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가즈시게 [닛뽀니아 닛뽄]

닛뽀니아 닛뽄

아베 가즈시게 저 / 김소영 역 | 웅진지식하우스

무라카미 누구를 이을 차세대 어쩌구라고 출판사는 아베 가즈시게를 홍보하고 있다. 본작 [닛뽀니아 닛뽄] 한편으로 그것을 판단하기란 쉽지는 않거니와, 그렇게 크게 인상적인 순간은 없었다고 밝혀두고 싶다.(그렇다고 무라카미 누구 애독자도 아님을 덧붙인다.)

아베 가즈시게는 '방구석폐인' 주인공을 내세워, 정치적 언사 없이 천황제에 대한 비유로 국조 '따오기'라는 소재를 사용한다. 협소하고 편협한 자아가 '순혈주의'라는 위험한 도구를 쥘 때 나타날 수 있는 파국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자신이 성 '도야'와 같은 한자어를 쓴다는 이유로 국조 '따오기'(일본어로 '닛뽀니아.닛뽄'이라고 칭해지는 이 새를 소설 제목에서는 의도적으로 [닛뽀니아 닛뽄]이라고 표기하고 있다)에 대한 집착을 가지게 된 주인공 하루오는 국가의 세금으로 조성한 철조망을 끊고 자신만이 프로젝트를 감행하기에 이르는데...

다만 이 이야기가 와닿기 위해선 일본 현대사의 '천황제'에 관련한 몇몇 풍경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텐데, 그런 문제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인 나로선 다소간 생경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사전 지식이 있다면 작가의 목소리와 입장이 어느 곳에 닿았는지 짐작하기가 쉬웠을텐데 이 점은 아쉬웠다.

위험천만한 일을 감행하려는 주인공의 행보와 내적 풍경을 가벼운 톤으로 담아 읽히는 속도감은 좋은 편이다. 국가의 철조망을 끊을려던 이 주인공 청년의 마음 속 엉킨 철조망은 누가 끊어줄까나 하는 작은 걱정도 더불어 하면서.

by 렉스 | 2008/05/08 12:36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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