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 자기들 맘대로 만든다는 것. [집히는대로 영화담

0.
1차 결론 : [킬빌] 때도 그렇지만 정말 무서운건 양키 오덕이다.

1. 워쇼스키 형제는 이번에는 더욱 거침없다. [매트릭스] 때 일본어 폰트를 넣었던 그들은 이번엔 아예 '일본어' 애니메이션 대사로 '쿵푸'를 거론하고, 엔딩롤의 타이틀곡은 원작 주제곡의 현란한 샘플링이다.(그 예측불허의 음악을 듣느라고 엔딩롤이 훌쩍 지나간다. 와하하)

[스타워즈 에피 1.2.3]의 뺨을 내리치고도 남을 현란한 디지털 색감의 화면과 의도적으로 두겹 세겹 겹쳐진 레이어 속에서 배우들의 스튜디오 연기를 합성한다. 그 속에서 워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 자학 개그 같은 쿵푸쇼에 아예 닌자들까지 대동시킨다. 이 한바탕 혼성 취미 소극과 얕디 얕은 내리티브로 아슬아슬하게 이야기를 버티게 하는 그들은 중간중간마다 삽입된 카레이싱으로 경천동지할 구경거리를 내보인다. 자신감 있게.

워낙 단순명쾌한 이야기에, 예상된 반전(이랄 것도 없는)으로 지탱하는 이 'PG 등급' 영화에서 배우들은 아무래도 두터운 질감의 연기를 할 수가 없는데, 다만 이야기의 교훈을 책임지는 두 중견 배우들 덕에 체면치레는 하는 셈이다.(한참 때보다 얼굴살이 빠진 존 굿맨을 보는 묘한 심경이라니)

심지어 이 영화의 중핵인 카레이싱 장면에서도 자동차들의 액션은 거의 물리적인 질감이 부재하다! 애니메이션에 근접하려는 영화의 어법과 맞물려 이 3D 오브젝트들마저도 24프레임짜리 셀화 같아 보일 지경이다. CG로 창조한 자동차의 파괴 장면과 실제로 만든 고속도로 세트로 물리적인 실재감을 안스럽게, 그러나 의욕차게 부여하려던 [매트릭스 리로디드]와는 다른 접근인 것이다.

교훈과 비판이 있지만 그것은 A4 한장의 무게만큼 가볍다. 거대자본의 위압적인 면모도, 범죄조직과의 암약도, 청년을 성장케하는 가족의 존재감과 가르침도 한없이 가볍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영화의 마지막 카레이싱 장면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비전은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엑스터시의 순간, 그 비전의 현란한 키취 버전 같다.(문제는 힘주고 만든 3부작 보다 이쪽이 더 훌륭하고 효과적이라는데 있다.) 모든 인터뷰를 제작자 조엘 실버에게 떠맡기고 자기들 내키는대로 만들어낸 이 징그러운 2인조들은 단언컨대 피터 잭슨, 쿠엔틴 타란티노와 더불어서 '내맘대로 팬돌이 짓해도 뭐 어때' 협회 인증,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도 되지 않을까.

2.
[들순양 그림]
- 생각보다 주인공 동생과 침팬지는 민폐 캐릭터들이 아니었다.

- 문제는 정지훈씨였는데, [사이보그지만 괜찮아](http://trex.egloos.com/2881248)에선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여기선 뭐 할 말이 없더라. 어떤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영화 후반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던데 지가 찍어놓은 영화 내용도 파악 못하는건가 혀를 차게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한글 폰트 박아준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여동생 이름 참 민망하더구만. 하여간 이 양반이 드림웍스 애니 [쿵푸 팬더]에서 '쿵푸 파이팅' 리메이크 버전으로 노래를 하나 삽입한다고 하니 조금 걱정이긴 하다. 엔딩 크레딧 볼 때 이 양반 노래 듣기 싫어서 귀마개를 해야 한다니 원.

- 트릭시 얘는 자기 집 없나?(....)

덧글

  • 시대유감 2008/05/11 17:15 #

    킹왕짱의 영화관 자막데뷔라는 점에서 기억해 둘만한 영화였습니다. (...)
  • 알트아이젠 2008/05/11 19:30 #

    정말 영화속에 한번이라도 트릭시 부모님이 얼굴을 보일법한데 말입니다.
  • 샤로 2008/05/11 19:55 # 삭제

    하나만 말하면 이제는 위쇼스키 남매아닙니까?
  • 제인 2008/05/11 20:39 # 삭제

    예, 이제 위쇼스키 남매에요
  • 風木景 2008/05/11 20:51 #

    남매설이 루머.. 라기 보다는 장난이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 Delacroix 2008/05/11 21:18 #

    장난이라기엔 도를 지나친것 같은데 ㅋㅋㅋ
  • 로드리게즈 2008/05/11 21:59 #

    사실 워쇼스키 남매는

    카우비밥 덕후 지요...
  • 자그니 2008/05/11 22:35 #

    나..날아라 번개호!!
  • 잠본이 2008/05/11 22:41 #

    트릭시는 원작에선 비행기회사 사장 딸이던가 뭐 그런 설정이 있긴 했는데...
    영화에선 아예 스피드네 집에 들락날락하다못해 사는 것 같더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스피드가 아버지와 중요한 대화할때도 다른이들이랑 같이 엿듣고 OTL)
  • 슬라임군 2008/05/11 23:12 #

    정말 무서운건 양키 오덕이라는 그 말씀에 백번 공감합니다 ;;; 천재들이 놀땐 이렇게 노는구나 이런 느낌이었네요. ;; 아이맥스에서 봤는데 멀미나는줄알았어요 ㅜ_ㅜ 으하하; 어쨌거나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 우르 2008/05/11 23:36 #

    돈 있는 양키 오덕만큼 무서운 존재가 어디있겠습니까...
  • Cloak 2008/05/11 23:39 #

    워쇼스키 형제 성전환 설은 루머로 밝혀졌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Bros라고 적혀있구요...
    여장의 취미는 있지만, 성전환은 안했다는군요.
  • 뱀  2008/05/12 00:03 #

    트릭시 짱이쁜듯요. 근데 진짜 왜 같이 사는 거지...
  • 렉스 2008/05/12 01:13 #

    '위'쇼스키는 남매겠죠.
    '워'쇼스키는 형제고.

    암튼지간에 비로그인 덧글러들은 벌레에요. 벌레.
  • 욜렛 2008/05/12 02:07 # 삭제

    내일 보러갑니다 :)

    문제의 "정지훈" 때문에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를 보러가게 될줄이야 ㅋㅋㅋㅋ
    현란한 예고편에 이미 심적으로 멀어진 영화를 보게 하는 힘은 역시 퐈슨의 순정.

  • 제인 2008/05/12 06:26 # 삭제

    위쇼스키라고도 표기하고워쇼스키라고도 표기하는경우도 있습니다...공식적인 표기는 워쇼스키입니다만...이제는 남매입니다
  • beatweiser 2008/05/12 06:52 # 삭제

    Sweeeeeet! 라고 말하는데 "킹왕짱!" 이라고 나오는 순간 정신줄을 놓았습.. <-

    어쨌거나, 예상보단 훨씬 재밌어서 다행이었어요+_+
  • 미리내 2008/05/12 18:52 #

    딴소리지만 Wachowski 를 와쇼스키라고 쓰는 경우는 봤지만 위쇼스키라고 쓰는 경우는 처음이네요. 라라라라라.
  • 잠본이 2008/05/12 20:25 #

    워쇼스키네 얘기 할 때마다 그놈의 형제남매 얘기로 빠져서 지겨워지는데 그냥 편하게 '워쇼스키즈'라고 하면 안될까요 OTL
  • devi 2008/05/12 20:43 #

    메X박X 디지털 영화관에서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화려했습니다.
    확실히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만든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부럽더라고요 ㅎ
  • 렉스 2008/05/12 20:53 #

    시대유감님 / 번역가 이름이 박지훈씨던가. 잼나더군요.

    알트아이젠님 / 하숙생일지도(...)

    샤로,제인 / 비로그인 똥강아지들은 꺼지길^^)

    風木景님 / 그냥 저렇게 알게 냅두는게 상책인 듯 합니다.

    자그니님 / 으흐흐

    잠본이님 / 스파키는 어디서 잠을 자는걸까요?(...)

    우르님 / 천하무적이더군요 하하.

    Cloak님 / 참 사람들은 할 짓이 없는거 같아요.

    욜렛양 / 오늘 2번째 관람했는데, 민망한 부분은 더 민망해졌달까. 안타깝더군.

    미리내님 / 역시 연휴가 좋긴 좋아요.

    슬라임군님, devi님 / 2번째 관람이 더 재미나서 즐거웠는데, 정말 맘껏 즐긴게 느껴졌어요. 흐흐.
  • Run192Km 2008/05/14 20:10 #

    비가 영화에서 저 정도로 맞나요?'ㅁ';;
  • 렉스 2008/05/15 08:36 #

    Run192Km님 / 조금 맞아요. 사실 저만큼 맞길 바라며 기원하며 그린 그림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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