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두 장씩(5) - 페퍼톤스 & 엔비(Envy) └rex in 음악취향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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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ertones(페퍼톤스) [New Standard]
카바레사운드 / 08.03 발매

01 now we go
02 balance!
03 해안도로
04 오후의 행진곡
05 we are mad about flumerides
06 diamonds
07 (제목 없음)
08 new hippie generation
09 galaxy tourist
10 불면증의 버스
11 drama
12 비밀의 밤
13 arabian night
14 new standard

페퍼톤스의 음악은 주지하다시피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달리는 질주감을 닮았다. 또는 그 도로를 위한 음악적인 보조 도구이다. 요컨대 이것은 쾌감을 위한 최적의 착안법이다. 이 쾌감은 말초적인 'Just 10 Minites'풍의 흐느적거림이 아닌 자신들을 'new hippie generation'이라고 칭하는 ''galaxy tourist' 청춘들이 '해안도로'를 질주하며 공유하는 '비밀의 밤'이다.

상당간 보컬을 뎁(deb)에게 할애했던 1집과 달리 여러 여성 보컬들의 도움과 자신들의 보컬로 채운 2집은 흔히들 차기작들이 그러하듯, 음악적 야심을 품고 있다. 일견 소박하게 들리는 홈레코딩 사운드를 복잡함으로 전이시키는 구성을 선보이는 'diamonds', 21세기식의 여행가란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한 'new hippie generation', 다소 소심한 자세가 맘에 안 들긴 하지만 적당히 휘몰아치는 '비밀의 밤' 등은 본작의 다양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완급이 한쪽으로만 치닫는 논스톱 메들리 댄스 테이프와 페퍼톤스를 구분지어 준다.

게다가 결국 페퍼톤스는 최적의 야심작을 뎁에게 헌사한 듯 하다. 'drama'는 프로그래밍으로 짜놓은 오케스트레이션과 씩씩한 곡의 구성으로 앨범의 후반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arabian night' 등의 트랙들이 포진된 후반부는 확실히 맑은 햇살의 첫 여행길 같은 전반부와 달리, 짖궂고 변덕 많은 여름날의 날씨를 연상케 한다. 어쩌면 이건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는 유원지에서의 하루일지도 모르겠다.

이 여행길의 막바지에 닿은 길은 마지막 트랙 'new standard'의 혼란스러움과 국민체조 박자 감각의 뒤엉킴이다. 이 뒤엉킴을 페퍼톤스는 자신들의 에너지로 수렴한 듯 하다. 미흡한 몇몇 트랙의 사운드가 다음 작품에서는 옹골찬 에너지와 더불어 극복되길 마지막으로 기원하며.

Envy [Insomniac Doze]
Sonzai 레코드 06년 발매(일) / 파스텔뮤직 08.05 발매(국내)
 
01 Further ahead of warp
02 Shield of selflessness
03 Scene
04 Crystallize
05 The unknown glow
06 Night in Winter
07 A warm room

파스텔뮤직과 엔비의 스크리모라... 묘한 배치이긴 하다. 하지만 그걸 따져볼 새도 없이 'Further ahead of warp'의 콸콸 내치는 사운드의 홍수는 내 귀를 아연하게 만든다. 할로우 잰(Hollow Jan)이 한국 사회의 투박함과 거친 환경 속에 내던져진 청춘들이 손가락으로 그려댄 형형색색의 유화였다면, 엔비는 맑은 먹물을 대지와 공기에 한없이 뿌려대는 모노톤의 분노다. 이건 이미 분노의 수준을 넘어선 관조의 형태에 가깝긴 하지만.

2년 늦게 찾아온 최근작 [Insomniac Doze]이 보여주는 세계는 여전히 경이롭다. 거칠게 긁어대는 스크리모가 있긴 하지만 이미 사운드의 외벽은 명경지수의 수준이랄까. 맑게 조성된 검은 우주 안에서 메아리치는 이 분노는 일관되어 있다. 10분, 15분은 가뿐히 넘어서는 4번과 5번 트랙 등에서 청자들은 길을 잃은 우주 미아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누군가는 스타 차일드와 조우하여서...

이번 인연 덕에 08년에 발매될지도 모를 엔비의 신작을 국내에서 바로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밴드의 디스코그래피에서도 '어떤 극한'에 닿았던 본작에 이은 또다른 전환점이 기대되는 바이다. 지금 당장엔 'A warm room'이 주는 눈물 서린 감동의 포화를 즐기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080529]

 


렛츠리뷰

덧글

  • PETER 2008/05/29 19:31 #

    Balance 환상이에요!!
  • 렉스 2008/05/30 10:58 #

    맘에 드셨나 보군요. 흐.
  • ZacobLee 2008/05/29 19:59 #

    엔비는 08년에 Thursday 와 Jesu 와의 스플릿을 차례로 낼 예정에 있답니다....
    존내 유명한 뉴스를 놓치신듯...
  • 렉스 2008/05/30 10:58 #

    아는대요.
  • dethrock 2008/05/29 20:58 #

    처음에는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파스텔뮤직이 포스트락쪽에도 상당히 라이센스 잘 해주는거 같더라구요~
  • 렉스 2008/05/30 10:58 #

    저도 간만에 파스텔뮤직 사이트 들어가보니 낯선 커버들이 많더군요. 허허.
  • 히메루 2008/05/29 23:44 #

    이번 페퍼톤스 앨범은 처음엔 무난하게 들리다가..
    점점 한곡 한곡이 보석같이 느껴지더군요 ㅠ_ㅠ
    앨범 리뷰는 어찌 해야할까 고민되었는데 많은 도움글[??]되었습니다~

    더불어 링크 추가 하고 가요:)
  • 렉스 2008/05/30 10:58 #

    오 글 기대해도 되는건가요. 감사합니다.
  • Run192Km 2008/05/30 01:10 #

    envy 그냥 나왔구나..싶었는데..
    땡기게 되네요;;;
  • 렉스 2008/05/30 11:00 #

    나름 괜찮습니다. 오래 들을 앨범은 솔직히 아닐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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