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검 / 핑퐁

불의 검 1 ~ 12 (일반판) 
김혜린 저 | 대원

웬만한 남성 작가에게도 지지 않을 전쟁 장면의 힘이나, 장편을 이어가는 힘은 [불의 검]이 한 작가의 대표작임을 실감하게 한다. 다만 한국 만화 시장의 다난함 덕에 연재 자체가 원활하지 못해 말권으로 이어지는 맥의 힘이 다소간 부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좀 안타까웠던 부분. 취향을 상당히 가리겠지만, 작품 내내 수놓은 작가의 언어들은 그림체과 이야기 얼개들과 더불어 이 작품에서 힘을 실어 밀었던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악은 강건하기보다 집착적이고 - 그로 인해 결과가 예상되는 파국으로 스스로 뛰어드는 - 인물들은 굴레 속에서 매번 번민하다 옳은 길쪽으로 대개는 행하며, 이를 후대에게 계승한다.
 

핑퐁 1 ~ 5
마츠모토 타이요 저 | 애니북스

작가주의와 소년만화의 열혈의 기운이 만나면 이런 결과를 맺는건가. 5권 권말에 적혔듯 애초에 '야구 만화'가 되었음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사각의 공간에서 1 대 1로 맞붙는 대립의 관계로 상당히 효과적인 인물 제시가 가능했고, 이야기가 경제적으로 읽힌다. 도무지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유효한 포지션 배치법이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경기 장면의 연출법과 '히어로'를 나락에 빠트렸다가 다시 건져주는 이야기의 설득력도 상당하며, 서운해도 어쩔 수 없을 막판의 마무리마저도 사실은 수긍하게 만든다. 나도 뭔가를 그리고 싶고 만들고 싶게 하는 자극제의 기능까지 충실히 하는...무서운 작품.

_ 습훼셜 땡쓰 : 멍멍이 들순이.(작품 선정 및 간식, 예선 탈락 개그, 팔 긁기 제공)

by 렉스 | 2008/06/12 14:26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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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어둠의왼손 at 2008/06/12 14:29
핑퐁 재미있나 보군요.
전 처음에 제목보고 제 멋대로 '이나중 탁구부 이름 바꿔서 재출간 했나보다..' 생각해버렸는데 ... 여기저기서 추천이 엄청 나네요.
Commented by hkmade at 2008/06/12 14:44
네 특히 얼음집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입고 있는 작품이죠.. ^^ 저도 이 성원에 동참하는 일인. ㅋ
Commented by hkmade at 2008/06/12 14:44
이봐요. 렉스님..
우째 저랑 취향이 이렇게 닮았단 말입니까? 털석..OTL.

불의검. - 마누라의 최고 인생의 멘토(??)가 된 명저.
핑퐁. - 제가 읽었던 스포츠 만화중에 가장 명저가 된 책. (사실 슬램덩크보다 훨씬더 감동적이었다는.. )

당연 둘다 책장에 고이고이 후대에 전할 명저로 보관중입니다. ㅎㅎ
멋찐 후기네요..
Commented by 렉스 at 2008/06/13 11:17
취향 안 닮았으니까 안심하세요 ㅎㅎㅎ

둘다 들순이가 제가 추천해준 목록입니다. 흐흐.
핑퐁은 저도 보관 용의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하늘빛마야 at 2008/06/14 17:37
핑퐁 정말 멋졌죠... 씁쓸한 마무리까지 전부 마음에 든 작품이었습니다. :)
Commented by 렉스 at 2008/06/15 14:42
개인적으로 스마일이 잘 되길 바랬는데...
사실 다시 읽어보면 그 엔딩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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