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카 코타로 [골든 슬럼버]

골든 슬럼버 : ゴ-ルデンスランバ-
이사카 코타로 저 / 김소영 역 | 웅진지식하우스

파놉티콘 감시 사회 속 한 남자가 음모론에 의해 던져진다. 그리고 질주 한다. 이 3일간의 기록은 이사카 코타로 작품 답지 않은 커다란 볼륨감으로 담겨있다. 뭔가 이제 정말 일을 벌리겠다는 심기일전의 자세 같은 작가, 500여 페이지 속에 그의 세계를 응축하고야 만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본작은 작가의 전작들인 [사신 치바](http://trex.egloos.com/2477490)나 [피쉬스토리](http://trex.egloos.com/3259163) 보다는 [마왕](http://trex.egloos.com/2683333)에 가까운 분위기를 띄고 있다. 총리 제도에 대한 작은 질문과 그 제도에 대한 어떤 전복 욕구,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개인의 고군분투 같은 이슈는 작가가 선호하는 소재인 듯 하다.

작가의 전작들에 비해선 호흡이 긴 편인데, 여전히 흡입력 있는 문체는 여전하며 재미 또한 뒤지지 않는다. 그 호흡을 위해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이야기의 화법이 다소간 무리가 있기는 한데, 확실히 이 부분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 또는 호오가 갈라질 듯 하다.

함축하자면 이 이야기는 '범인이 아닌' '오스왈드'가 '잡히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주'하는 내용이랄까? 음모론의 핵심에 다가가기 보다는 뜻하지 않은 음모론의 소용돌이 바깥으로 벗어나려는 개인의 탈주에 촛점을 맞췄다고 하겠다. 일독할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직접 확인해 보시길.

여전히 작가가 내세우는 인물군들의 매력이 삼삼한데, 이 인물군들이 주는 매력의 기운엔 바로 '너무 끈적하지 않게 밀착된 관계성'과 '삶을 바라보는 긍정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작가의 전작에 익숙한 독자군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부분이며 친숙함을 줄 것이다.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더불어 역시나 비틀즈의 제목을 차용한 표제는 작가의 어떤 취향에서 나온 것일까. 작은 물음표를 띄워보며 책을 덮는다.

by 렉스 | 2008/07/12 16:20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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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요나 at 2008/07/14 09:21
오오~ 이사카 코타로 신작이 나왔군요~ +_+
근데. 마왕에 가까운가요? 난. 사신치바 쪽이 좀 더 좋은데 말이죠 ㅋㅋ

+ 표지가 언뜻. 이병헌 같다능;; ㅋㅋㅋ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4 13:07
저 이미지의 큰 버전을 봤는데, 조한선 닮은 듯도 하더라_-);;
Commented by iamsia at 2008/07/14 17:01
이 작가 좋아해요~ 흠, 전 우선 마왕부터 읽고... ^^;;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5 13:43
마왕은 분량이 적당하니 편하게 읽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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