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작은 걱정 중 하나.

나라 걱정 보다는 매 식사당 위장에 끼치는 영향이나, 요즘 들을 앨범 없나 이런 고민이 더 지대한 일상들인데 새삼 걱정 하나가 생겼다. 현재 정권은 국민들이 어쨌거나 선택한 정권이다. - 이걸 달리 표현해서 씨발놈의 놈년들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축도 있다 - 아무튼 현재 이 정권의 기조로 가자면 우리는 좋던 말던 성장 위주와 계급 갈등 심화의 양상으로 갈 것이고, 그건 현재 시점에서 막을 수 없는 방향처럼 보인다.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건 원래 이렇게 '초콤' 무서운 거니까.

그런데 이렇게 10년 20년 살다보면 계급차에 의한 기득권 강화/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 심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어디 그뿐일까, (외적인) 미적 가치를 일정수준 획득하지 못한 여성들과 경제적 수혜를 배우자와 자녀에게 제공하지 못할 자격 미달의 남성들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실은 훤히 보이는) 차별화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게 자본주의를 선택한 결과에 따른 '초콤' 무서운 광경이다. 물론 이미 결과가 아니라 이런 과정 속의 광경에서 우리는 살고 있고, 학력/경제력/외양에 따른 차별은 일종의 관례화가 되어 소시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근데 이 10년 20년의 과정 안에서 나는 또 하나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런 풍경 속에서 현재 한국 국적을 가진 (주로 소도시 지역 거주의) 혼혈아들의 안정된 위치는 보장된 것인가? 소도시 또는 대도시 주변의 근교에 가면 펄럭이는 플래카드들은 흔히들 보셨을 것이고, 그 아이들의 '장래' 어머니들이 될 그녀들이 [도망가지 않습니다][*00만원에 해결][처녀입니다]이라는 문장으로 소개되는 것도 아실 것이다. 그녀들의 한국 국적 귀화에 따른 최소한의(최소한은 개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인권에 대한 질문은 계속 있어왔다. 밝은 면을 보자면 [사돈 만나러 갑니다]나 주부 대상 아침 프로에 나오는 밝은 면이 있을 것이고, 극히 어두운 면을 보자면 남편의 자격지심과 자존심 상처라는 해괴한 이유에 따른 구타와 때론 사망 소식이다.

소도시의 인구 저하와 그에 따른 노년 계층의 부계 혈통에 대한 천착, 이로 인해 언제부턴가 우리들 주변에도 흔히들 볼 수 있는 그녀들. 그녀들을 보는 복잡다난한 심경의 시선, 난 이것도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곳에서는 튼실한 부계의 대를 이은 대가(?)로 한 집안의 며느리로 공히(?) 인정을 받을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불콰하게 취한 '남편이라는 남자'의 주먹에 가정폭력이라는 참 쓰기편한 미명의 수사로 인권을 유린 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결도 복잡함을 주는데, 2차적으로 고민이 되는 부분은 또 발생한다. 과연 이들 부부관계에서 나온 2세들을 '일반' 대한민국 국민들은 같은 국적의 국민, 또는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금 당장은 똘망한 눈빛으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어린 연령의 특혜(?)를 받는 셈이라고 치자. 장차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에 입문할 시점에 이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은 편견없이 그들을 조직과 기업의 이름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다소간 회의적이다. 학력/경제력/출생에 대한 편견이 남다른 풍토를 지닌 이 나라가 또 하나 완고하게 가지고 있는 단단한 편견이 혈통에 대한 천착이다. 크게는 '한민족'에 대한 남다른 의식이며, 작게는 '튀기 새끼들 보는 눈빛'의 문제인데, 이게 10년 정도 안에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이 나라의 중산층 부모라면 초등학교 입학식 때부터 이 혼혈아들이 - 조심스레 묻자면 이 혼혈아라는 단어도 정치적 공정성에 어긋나는 단어인가? - 자신의 아이의 짝이 되는 것을 주저할 것이고, 먼 전망을 보자면 그 혼혈아들이 아이의 배우자가 되는 것을 일차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이럴진대 만약 한 기업의 대표로서 이들이 입사를 지원할 경우, 보이지 않는 편견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편견과 차별의 시스템은 내재적이면서 사실 완고하게 외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대한민국은 이런 부분에 대해 탄탄한 편이며 이로 인한 부작용은 현재진행형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이들을 한 명의 국민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당연히 내 개인에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by 렉스 | 2008/07/14 13:44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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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카 at 2008/07/14 15:05
방송에서는 듣기 어려운 말이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 머리 속에 매우 깊게 박혀있는
<단일민족>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사상이 없어지지 않는한 무리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민족적 우월주의에 빠져있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좋은 일이 생기면 자민족 비하에는 일등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도 혼혈인들의 인식은 10년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지금과 비교해서 딱히 달라지지는 않을거라고 봐요.....

농으로 하는 말입니다만, 독일인과 결혼하신 큰집 고모님의 아들들을 보면 키도 그렇고 인물들도 좋고 다 좋지말입니다. 더불어 한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언어를 동시에 두개씩이나 구사하니; 굉장히 부러웠더랬습니다.
...... 고등학교 때 독일인고모부를 뵌 이후 잘생긴 독일남자에 대한 로망을 품게 되었....(음;)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5 13:40
한민족 단일주의와 미국만세 츄릅츄릅이 뒤엉킨 희한한 양태죠.
어찌 그리들 다른 혈통에 대한 거부감들이 강하신지...

/ 그래서 람슈타인을?(...)

Commented by 예영 at 2008/07/14 15:25
그 유명한 이소룡도 조상 중에 독일인 조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카님 말씀대로, 우리나라는 그 촌스러운 '단일민족' 환상이 있어요. 국가 단위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그 민족주의는 다른 민족, 혼혈인을 차별하는 기능을 하고 있지요. 저도 학교 교육에서까지 강조되는 그 단일민족주의를 얼른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일제시대에는 시대상황상 민족주의도 어떤 역할을 했지만, 오늘날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은 게 사실이지요.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과 결혼하기도 하는데, 같은 나라 사람끼리, 단지 생긴 게 약간 특이하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건 참........ 자신과 다르게 생긴 사람들에 대한 적응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인 측면이 적지 않아요.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5 13:40
그 적응의 시간과 아이들의 성장 시간이 맞물리는 때인데 안타깝게도 적응이 굉장히 더디죠. 이게 참 문제인거 같아요.
Commented by hkmade at 2008/07/14 16:29
시간.. 이만큼의 광장의 모습을 만드는데 무려 20년이 걸렸죠.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의 수준을 깨트리는데는 좀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쉽지 않은 문제이지요. 의식수준의 변화는 시간이외에는 답이 없는 거 같아요. 경제성장처럼 쑤욱 수치로 뽑아낼수 없다는..
내 주위의 이글루 주민의 생각과 가치관이 2세들에게 넘어가고 발전하면 아주 더디겠지만.. 조금씩 나아질겁니다. ^^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5 13:41
그런거 같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굳어 있는 채로 게으른 의식도 즐비하니... 좀더 속도가 빨라야 할텐데.
Commented at 2008/07/15 00: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15 13:42
그냥 대답을 안하는 방법도 있을 듯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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