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막바지 주인공들과 2개의 마적단, 그리고 일본군까지 가세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총성이 마른 땅을 가르고 먼지바람 속에서 시체는 낙마하는 시체는 늘어난다. 포탄까지 떨어지면 꼬꾸라지는 인명수는 더욱 늘어나는데... 나는 졸음이 온다. 이 단순한 패턴을 왜 이리 오래 비춰주는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인디아나 존스]의 어떤 장면을 닮은 바이크 VS 지프 차량의 바꿔타기 장면이 오히려 더 흥미롭고 재미난다.

[놈,놈,놈]의 진정한 재미는 이야기 보다는 확실히 만주의 광활함을 우리 스크린에 옮기고, 그 무대 위에 배우들의 투닥거림을 즐겁게 즐기는데 있다. 이 재미는 분위기는 다르되 감독의 전작 [달콤한 인생]을 닮았다. 이병헌의 한쪽 손을 아작내는 김뢰하가 나오고, 이병헌의 배에 칼을 푹푹 찔러대는 황정민과 러시아어를 내뱉는 오달수가 나오는 영화. [놈,놈,놈]도 마찬가지다. 마빡을 곱게 올린 윤제문이 말을 타고, 손병호가 독립운동 운운하며 송강호를 잠재운다. 오달수는 히약~ 비명을 지르고...

이런 남성 캐릭터들의 이합집산이 [놈,놈,놈]의 재미를 이끈다. 이에 비하면 하는 일도 없는 이청아와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내민 엄지원은 눈에 차지도 않는다. 물론 이 작품의 수훈공은 주연 세 남자에게 있다. 역삼각형의 뒤태로 컴플렉스를 은닉한 앙칼진 마적단 두목 이병헌, 먼지바람을 뒤집어쓰고 땅바닥에 벌러덩 누워도 볼에 뽀얀 빛이 나는 정우성, 그나마 제일 덜 평면적인 캐릭터를 담당하게 된 송강호까지.

졸음 이야기를 했지만, 이 두시간이 넘는 오락영화는 전체적으로 지겹지 않다. 애꿎게 [인디아나 존스]를 거론했지만, 적어도 올해 개봉한 그 영화의 4편 보다는 이 영화의 재미가 출중하다는 보장은 할 수 있다.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준 '죄의식','자기연민'의 문제의식에서 벗어나 한바탕 벌린 오락영화의 장은 야심차고 볼만 하다. 덜컹거리기도 하고 이런저런 투정도 벌써 나오고 있지만 그만큼 이 영화가 짊어진 무거운 어깨의 책임감을 상기시키는 것이랄까.
+ 본문과 큰 관련은 없는 개인적인 호오도

장화, 홍련 > 반칙왕 > 달콤한 인생 > 놈놈놈 > 조용한 가족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렉스 | 2008/07/20 22:11 | [집히는대로 영화담 | 트랙백(3) | 덧글(24)

트랙백 주소 : http://trex.egloos.com/tb/383276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Dark Knight .. at 2008/07/23 00:01

제목 : 옛날 옛적 만주에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라이플을 권총처럼 한손으로 쏴대는 멋진 건맨, 목적을 위해서라면 의뢰인도 사정없이 죽여버리는 냉혈한, 그리고 매일같이 좌충우돌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바퀴벌레. 그러나 그들이 활약한 곳은 개척 시대의 미국 서부가 아니라 혼란한 만주였으니... 좋은놈은 영화가 끝나는 시점까지도 그 성격이 규정되지 못했지만 뭐 어떠한가. 정우성의 기럭지에서 나오는 그림과 라이플 악숀!이면 충분한 것을. 나쁜놈은 강력한 후까시(?)를 걷어내보......more

Tracked from 과학의 신 at 2008/07/20 22:25

제목 : "놈놈놈 2"를 이런 내용으로 만들어주세요!!! =..
우워어어~~~ 광폭 열폭 완전소중 "놈놈놈"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속편을 만들어주세요! 김지운 감독님, 어떻게 안 될까요? T_T "놈놈놈"의 원천 모델인 "석양의 무법자" 역시 "황야의 무법자"의 속편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깐 "놈놈놈"도 2부작으로!!!!! 이런 내용이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대부 2" !!!!!!!!!!!영화 ......more

Tracked from 아레스실버의 아레스실버 at 2008/07/23 19:11

제목 : 세상에, 이런 게 나와버리다니. [놈놈놈]
정말 깜짝 놀랐다. 프롤로그 후에 위에 새를 찍어주면서 '< 송강호' 라는 장면이 나왔을 때 말이다. 물론 그냥 주연 배우의 이름을 찍어놓은 거에 불과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을 살펴보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고 상당수의 관객은 '송강호가 이상한 놈'이란 걸 숙지하고 온다. (포스터만 봐도 빡! 와버린다, 그 느낌은) 이 상태에서 진지한 프롤로그를 흘린 후 뜬금없이 새를 찍으면서 < 송강호 빡! 이래버리면 퍽! 하고 올 수 밖에......more

Commented by mithrandir at 2008/07/20 22:13
저도 그 추격전과 매달리기 장면은 이 영화의 단점을 여실히 보여준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분위기 잡아주고 잔재미를 주는 건 잘하지만,
정작 무릎을 탁 칠만한 긴장감있는 연출은 없는 게 아쉬운 작품이었죠.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0
단점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잘 보고 왔다는 묘한 기분을 들게 하더군요. 허;
Commented by 예영 at 2008/07/20 22:20
정우성이 일본군들을 갈겨서 총 맞은 일본군이 기총소사를 잘못 해서 자기네 일본군들이 자빠지는 광경........ 그 대목이 흥미진진하더라고요. ^^;;;;;;;

이미 헐리우드에서 워낙 엄청난 추격전 액션을 옛날부터(서부영화 "역마차") 요즘까지(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줄기차게 해왔기에, 우리 눈높이가 엄청 높아졌지요.

이야기를 듣자하니, 추격전 노하우가 없어서 외국 영화 DVD 제작 다큐를 보면서 공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제작 노하우가 더욱 쌓여야 할 거라 봅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아뭏든 일단 어떤 쾌감을 이끌어내는 수준까지는 갔다고 봅니다.
"놈놈놈 2" 편이 나오면 더 나은 연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속편 나오면 안될까요? T_T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1
기총소사 잘못해서 엄한 사람들 죽는 장면도 일종의 클리쉐 같아서 별로 독창적이거나 재미나게 보이진 않았어요. 허허.

2편이라 하하. 조선 반도에 창이의 쌍동이 동생이 있었는데, 주먹을 잘 쓴다? 이런 발상도 가능하겠군요.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8/07/20 22:25
확실히 추격적은 적당히 짜르고 편집만해도 긴장감넘치면서도 큰 스케일속에서 박진감을 찐하게 느낄 수 있었을텐데, 되려 질질 끈 느낌이 있더군요.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3
흔들리는 카메라 덕에 급기야 하품을 뱉었죠. 허.
Commented by ☆션☆ at 2008/07/20 22:36
좀 들어내도 될것 같단 느낌, 저만의 생각이 아니군요.
저.. 사실....
지프, 바이크 바꿔타기가 어찌나 재밌었던지,
그대목에서 침을 뿜었습니다. ㅡ_ㅡ;;;;
어쨌든 재밌었어요. 충실한 오락영화로는 잘 빠진 영화였던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3
그 바꿔타기 장면이 바로 송강호였기 때문에 재미가 배가 된거라고 생각해요. 흐.
참 캐릭터 만들기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는 양반 같아요.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8/07/20 22:48
장화,홍련은 걸출하죠.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4
정말 걸출하죠><)
Commented by leecheie at 2008/07/21 02:02
이미 국내판 엔딩으로 볼 때 2가 나온다면
이병헌씨는 못 나오시는 것 아닙니까 ㅠ__ㅠ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5
그냥 안 나오는게 낫죠 허허;
Commented by 요나 at 2008/07/21 05:20
저는 촘 실망한 케이슨데요....ㅎㅎ
정우성은 참 길다...라는걸 다시한번 실감(?)했네요 ㅋㅋ
말도 안되게 총알을 피해가지만. 말 타면서. 총 쏘는것도 멋지고!
송강호의 쌜쭉함에 빵! 터졌네요 ㅋㅋ
이병헌은 뭐 - _-)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5
정우성은 메가패스 간지를 극복해서 다행.
은근히 복 받은 배우라는...우리나라 어느 남자 배우가 [무사][놈놈놈] 같은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단 말인가!
Commented by 다이고로 at 2008/07/21 09:42

저는 영화는 둘째치고 세 남자의 폭풍간지에 맘편하게(?) 허우적대며 보고 나왔습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6
후즐근한 마적단 아저씨들도 귀엽고 멋지더군요. 흐흐
Commented by 어둠의왼손 at 2008/07/21 09:46
추격신은 힘들여 찍어놓고 막상 편집해 내려니 버릴 장면들이 너무 아까워 꾸역꾸역 낑궈 넣다 보니 그리 된것도 같습니다.

전 초반의 기차에서 펼쳐지는 객석과 기차 외부를 막 점프해 다니는 액션 시퀀스 만으로도 황홀했으니 충분히 만족합니다. ^^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7
배우와 스탭들 고생한거 편집실에서 눈 그렁거리며 떠올랐겠죠. 흐흐.
조금만 거리감을 두고 생각하면 좋았을텐데.
Commented by Braindead at 2008/07/21 11:47
정우성의 1개중대 학살은 다시 생각해도 실소를 자아내는 장면이었죠.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7
영화에서 흔한 장면인데 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Commented by sputnik at 2008/07/21 20:01
3남자의 폭풍간지를 보기위해 외박의 소중한 2시간을 기꺼이 할애했습지요.
아놔 정우성 아찌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요 ㅠㅠ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도 모자에 구멍 하나만 뚫리는 그(...).
말달리며 라이플 돌리는 장면이나.. 트렌치 코트의 히어로를 간만에 봐서 참 즐거웠습니다.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2 14:28
가장 멋진 모습을 할당 받았으면서도 제일 낮은 비중이었죠.
그래도 이렇게 많이 거론되는걸 보면 리플란 보고 본인도 기뻐할 듯(....)

그동안 광고 등에서 이상하게 소비되어서 아쉬웠는데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scholly at 2008/07/23 15:27
만주벌판에서 말을 탄 채로 맨체스터 총을 돌려서 연속으로 쏘면서 일본군을 향해 역주행하는 정우성(숨 한 번 쉬고;)을 본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먼지구덩이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도 정우성은 빛이 날 거예요. 꺅.
Commented by 렉스 at 2008/07/25 13:34
수철님은 중년 취향이기 때문에 어이 하여?(....)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