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E] 전엔 당연히 [픽사전]을. _뭔가를 접하며

[본 포스팅에 올라가는 사진들은 직접 찍은 외부 사진 + 관람 후 구매한 소책자(대책자는 무지 비싸서)를 이용해 찍었음 - 전시회 자체가 사진 촬영 금지임 - 물론 상단의 그림은 픽사 아티스트가 아닌 내가 그린 그림....인데 이브가 크기가 다소 작군. 에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오전에 픽사전을 관람한 것은 실로 현명한 처사였다. 본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유희를 미리 봐둔 것은, 영화를 관람하는데 있어 나름 진지함을 느끼는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 룩소 주니어의 폴짝 뛰는 로고 장면부터 시작하는 픽사의 극장판 영화들은 실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그들의 애니메이션 철학을 보여준다. 캐릭터/진실됨/몰입가능한 이야기/환상/현실적 감각... 애니메이션 회사의 숱한 자료집에서 이것저것 긁어 모은 억지 전시가 아니라 꽤나 진지한 자세로 임할 수 있었던 '현대 예술' 전시회로써의 픽사전이었다 할까나.
[평일 11시에 들어서도 아이들은 문전성시, 그래도 걱정 마라. 평일 관람 정도면 제작 서플 영상, 단편, 기타 관람에 아무 지장없다. 주말만 가지 마라...; 우리도 일일이 악착 같이 안 챙겨봤어도 2시간 20분은 족히 걸렸다.]

픽사와 픽사전에 대한 개괄인 '웰컴 존'에서 각기 다른 제작 서플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주는데, 나같이 DVD가 없던 슬픈 사람들은 이 참에 제대로 챙겨보시면 되겠다. 각 제작 단계별 테마로 - 가령 기획/스토리보드/애니메이션/효과/마무리 - 집합해서 보여주는 데, 관심 가는 단계의 제작 서플 영상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겠고...

사실 안내 팜플렛에 있는 약도를 보고 행동 동선을 조정해도 되지만, 아무튼 권장하는 동선상으로는 '캐릭터존'이 우선이다. 룩소 주니어는 물론, 픽사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의 - 루카스아츠에서 따로 나올랑말랑 - 단편 시대에도 역시 중요했던 것은 캐릭터에 대한 감각이다. 이 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픽사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그 섬세한 조탁 과정이다. 설리번이 [몬스터 주식회사]에 등장하기 전까지 윗 사진처럼 다양한 버전을 거쳤음은 물론이다.
사물이나 동물을 관객에게 '말이 되는/설득을 시키게 만드는' 캐릭터로 만드는 과정은 [니모를 찾아서]도 예외는 아니다. 개의 눈썹을 통한 감정 표현에 착안해 아티스트들은 바다 속 동물들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스토리' 관련 구역이었다.(역시나 기획자 마인드?;) 그 끊임없는 브레인스토밍 과정과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자유 발언과 아이디어의 끊임없는 첨삭, 실제 제작 기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는 이 단계는 픽사 아티스트의 열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실상 거의 단편애니 수준에 다름없는 경악스러운 [인크레더블]의 스토리보드 영상은 놓치지 마시길. 간단한 영상과 성우(필시 아티스트가 했겠지) 대사, 심지어 3D 오브젝트도 간명하게 들어간다.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만든다는 것을 인지한다는 것이 실제 공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월드와 컬러스크립트' 구역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엉키고 설키는 세계관을 조성하는 아티스트들의 구역이다. 색상과 조명의 톤이 정해지고 영화의 문체가 확정된다. 각 씬마다 달라지는 색상과 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관람하면서 저런 추상적인 표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봐온 픽사 애니의 장면들이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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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크게 나눠진 3개의 테마 구역 중간마다 반기는 것은..

1) 단편영화관 :
- 앙드레와 월리B의 모험 : 무려 86년작. 기술의 한계로 간단한 기하학 도형으로 구성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 룩소 주니어 : 드디어 이곳에서 탄생! 역시 86년작. 이때부터 존 라세터는 관객들이 영화속 움직이는 오브제를 캐릭터로 인지하는 것을 깨우쳤다.
- 레드의 꿈 : 일장춘몽을 다룬 애니. 아니 일단춘몽이라고 해얄까. 룩소 주니어로 일깨운 교훈을 이곳에서 적용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외발 자전거도 캐릭터가 될 수 있다.
- 틴 토이 : 주지하다시피 [토이 스토리]의 멀고 먼 프로토 버전이 된 전설의 단편. 역시나 지금 시점에서는 상당히 이질적인 아기 캐릭터에 대한 표현. 흐 인상적이다.
- 닉낵 : 여기쯤 오면 상당히 센스와 연출의 표현이 진화되어 감을 느낄 것이다.

2) 조트롭
3) 아트스케이프
: 이들에 대한 표현은 아끼겠다. 이 전시회가 그냥 종이 몇장과 우레탄으로 빚은 조형만 있는 전시회라고 가볍게 여기는 이들에게 한방 먹이기 위해... 직접 확인하시길. 비록 부가적인 구경거리지만 이 전시회를 배부른 만찬으로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사 애니메이션과 다난한 작업을 예술적인 작업으로 인지하는 그 충만한 자신감에 부러움에 몸서리치기에도 충분하고...아.

[사진 촬영이 금지된 전시회에서 알바가 친구와 시시덕 통화하고 불러서 사진 찍는 이채로운 광경도 목격. 예술의 전당 사이트에 귀찮게 가입해서 잘하는 꼬라지라고 후기 작성해야할 판이군요]

덧글

  • PETER 2008/08/12 12:15 #

    전시회 재밌더라고요^^
  • 렉스 2008/08/13 11:19 #

    예상보다 알차서 좋았어요. 흐흐
  • 하늘처럼™ 2008/08/12 12:38 #

    오오.. 이런걸 하고 있었다니.. ㅠㅠ
    가 볼 수 있을까요.. 흑..
  • 렉스 2008/08/13 11:19 #

    일단 휴가를 잘 챙기시길 ㅜㅜ)
  • willowtea 2008/08/12 20:20 #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 글을 보고 나니 이젠 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됐네요!
  • 렉스 2008/08/13 11:19 #

    남친분과 고고싱 하는 겁니다!
  • devi 2008/08/12 22:00 #

    픽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 렉스 2008/08/13 11:19 #

    안 갔으면 저같은 사람은 큰일날뻔 했습니다. 흐흐
  • 요나 2008/08/13 19:14 # 삭제

    아. 정말 가고 싶었는데 말이죠 ㅠ_ㅠ
    같이가면 저만큼 좋아라할 친구가 너무 멀리 있어서;;;; 아 가고 싶다 ㅠ_ㅠ
  • 렉스 2008/08/14 11:02 #

    요나양은 도대체 친구 없인 아무 것도 못하는 녀석이군;;
  • 2008/08/24 23:1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렉스 2008/08/24 23:53 #

    소도록이에요. 딴데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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