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 결국 개편에 대해 한마디를. _뭔가를 접하며

무사히 도착한 알라딘발 CD 배송물을 들고 방키를 들고 방문을 열었다. 전원을 켜고 버릇같은 서핑에 들어갔는데, 새로운 화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알라딘 세일 이벤트 알림에 대한 방문객들의 원성의 덧글을 보며 미소를 짓는 것도 잠시, - 원성의 덧글을 보며 짓는 미소가 흡사 니체의 글과 베토벤의 음악으로 아리안 혈통의 순혈성을 강변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던 총통의 미소와 흡사했다고 전해진다. - 새롭게 펼쳐진 마이 페이지의 진풍경은 가히 현란했다. 숫자와 숫자, 메뉴명과 메뉴명 아무튼 모두 새로웠다.

타인의 블로그를 뒤져보고 나서야 '이글루링크'라는 네이밍이 '내가 링크한 링크 블로거가 작성한 새 포스팅의 합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감탄했다. 이러니 '국가발전'이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새천년 대운하 총력사업'이라고 바뀌어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암튼 거기에 대해서 감사.

이글루스의 개편들은 비록 실패한 실험이었지만 '가든' 생성 같이 커뮤니티의 확대와 오밀조밀한 유대를 강조한 어떤 철학이 있었다. 타 대형 블로그 서비스와 비교도 안될만치 유려한 개인 통계 서비스도 강점이었다. 이번 개편은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좋은 말을 해주기가 힘든 분위기다. 이쯤되면 훤히 보이는 일정 준수와 고투를 했을 사람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다.

그래도 뜨악했고, 무서운 대표적 기능은 '추천블로거' 기능이었다. 추천 블로거 1~3등까지는 메인 이미지 머리통 우측에다가 카네이션 비스무리한거까지 달아주었다. 이럴 땐 '님 제 블로그 추천블로거 1등 화환 달았삼 ㅋㅋ'이라고 안부라도 전해줘야 하는건가? 그런데 그럴 수 없다. 미안하게도 마이 페이지 중앙에 턱하니 자리잡은 다섯명 중 2명은 내가 블로거 취급도 안하는 인간들이었다.

물론 이건 내 성격 문제다. 이럴때마다 내 까칠함을 자기반성하게 되는 측면도 있긴 한데 아우 그래도 내가 못 그러겠다. 내가 아무리 썩은 마초라도 엄한 사람들에게 '된장*' 표식 달아주는 좆병신들을 곱게 볼 수가 없고, '제가 연애를 못하는건 말이죠. 찌질찌질 멍멍왈왈 트릴로지/사가/에픽, 찌질계의 실리말리온'까지 써대는 인간들을 애정서린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이쯤되면 이 매칭의 메커니즘이 심히 궁금해지는데, 내가 암튼 무슨 죄를 지어서 매칭이 된건지 자격지심마저 생기는 것이다.

다행히 이 리스트에 대한 삭제 기능이 있어서 처리를 한다. 그러다 아주 추천블로거 목록 자체를 안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관리 기능에서 남은 리스트를 죄다 삭제했다. 무릇 매칭 메커니즘 자체가 나에게 안 맞고, 내가 여전히 자발적으로 내 취향에 맞는 사람들을 찾는 지금의 이 방식,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알기 보다 면밀함을 가지고 이웃을 소극적으로 확대하고, 비정기적으로 정리하는 이 방식을 고수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통재라. 이젠 '주목받는 블로거'인지 뭔지하는 리스트가 추천 블로거로 올라온다.(푸하하)

살펴보니 나와 같은 성별, 나이대의 블로거 중 요즘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의 리스트인가 보다. 아 고마 됐다고 그래라. 난 지금 내 나이대의 남성들이 주식을 하던, 후배위를 선호하던, 럭키 스타를 보던, 김태희한테 침 흘리던간에 아무 관심 없다. 물론 이 리스트는 성별과 나이대를 다시 지정해서 갱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왜 필요한지 난 모르겠다. 기껏해야 이 양반들을 링크한 블로거 갯수를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내것도 못 보는 판인데 이런 정보를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오호라. 그러고보니 개편 이글루스는 이벤트로 블로그 링크 이벤트를 내걸었다. 10월말까지 50개의 블로그를 링크하면 뭘 주겠단다. 하아 이 바닥의 이합집산과 이직율이야 뻔한 사실이다만, 그동안 무슨 브랜드 철학을 말아먹은 모양이다. 이웃 블로거 갯수로 타인을 판단하고 강제적인(결과적으로는 허망한) 이웃 등록을 통해 커뮤니티의 확산을 도모할 모양인데, 이런 수치가 운영에 있어 어떤 플러스를 주는건가. 대외적 과시인가, 이벤트 아이디어 부재인가. 아 이상한 냄새가 난다. 'SK'식 '커뮤니케이션'이란 이런건가?

게다가 인상적인 문구. (추천블로그를 삭제하는 경우, 삭제된 블로그는 일정기간 동안 추천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럼 일정기간 후엔 다시 추천되는건가? 그냥 영구 추천 불가는 안되는거야? 목록이 다시 갱신된다는 뜻인가? 아 모르겠다. 주의 문구인데 가뜩이나 뜨악한 기능이라서 협박 문구 같기도 하고...

자 나는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써클렌즈 박은 면상 하얀 애들이 나와서 인형춤 추는 노래는 싫고, 영화를 좋아하기는 한데 김상진류 조폭들이 나와서 다구리 까는 장면 나오는 영화도 싫고, 건프라를 좋아하기는 한데 유니콘 같이 프레임만 화려하고 가동률 거지 같은 킷은 싫어한다. 이런 내 취향과 매칭되는 추천 블로거를 좀 추천해다오. 그런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자신 없다고? 그럼 추천하지마라. 추천블로거라는 그럴싸한 네이밍을 걸고, 허약한 메커니즘으로 유저들을 뜨악하게 하지 마란 말이다. 그 리스트 Top5 보고 뜨악했다는 포스트와 덧글들을 돌아다보는게 오늘 17일의 즐거움이었단 말이다. 다들 난리다.

무슨 고민인지는 어렴풋이는 짐작한다. 개인간 매칭에 대한 남다른 고민 같은데, 이상하게 난 그게 권모님의 '웹 2.0 웹기획론' 같은 책 엉성하게 읽은 관리자급이 실무자가 만든 스토리보드 보고 이것도 해보자 우겨서 넣은 '빨간펜' 결과물 같다. 참 남의 일 같지 않다는거다. 이왕 하는거 페이지상에서 아예 제거하거나 위치 변동이 가능할텐데, 그것도 안한거 보면 개발자가 인상 긋는다고 제풀에 포기한 2.5년차 기획자 작품 같다. 아 갑자기 눈물이...

험한 소리 좀 뱉었다만, 순기능을 덮은 이런 단점들이 첫 페이지와 각 페이지를 뒤덮고 있다. 누가 봐도 촉박함과 공정 미완료가 눈에 띈다.(가든 관리 기능이 현재 없다. 버튼만 있고...) 왜 이렇게 된걸까? 운영진들은 이글루스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유저들이 울컥대는 성질 죽이는 몇몇 기능적인 장점과 커뮤니티의 특질을 아직도 믿고 있음을 좀 알아주시라.

사람들이 여기 괜히 들어가는게 아니란 말이다 : http://valley.egloos.com/my_valley.php


덧글

  • neungae 2008/10/17 15:35 #

    어제 오후에..순간 싸이에 들어온 줄 알고 착각했습니다..
    하기사..같은 곳일 수도 있었겠네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저는 개편마다..그다지 맘에 쏘옥 드는게..없더라구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를...도통 모르겠습니다..
  • 렉스 2008/10/18 00:12 #

    그럴때마다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음.
  • felix 2008/10/17 15:39 #

    마지막의 주소 감사합니다. 바뀌고 나서 스크롤을 얼마나 내려야 했는지.
  • 렉스 2008/10/18 00:13 #

    개편에 긍정적이고 싶지만 일부 대목이 숨이 턱하니 막혀서...허허;
  • dethrock 2008/10/17 17:20 #

    마지막의 주소 저도 감사합니다.

    전 추천블로그는 무난한데 주목받는 블로그 저건 뭐…
  • 렉스 2008/10/18 00:13 #

    무슨 근거로 주목인지도 모르겠고..갸우뚱입니다;
  • D069 2008/10/17 17:48 #

    마지막의 주소로 들어가서 사용해보니 확실히 지금보다 편리합니다.
    제 추천 블로거 목록도 어쩐지 겉핥기 식으로 비슷하나 전혀 맞지 않는
    블로거들로 포진되어있습니다. 매칭 시스템이 궁금하더군요.
  • 렉스 2008/10/18 00:14 #

    태그일까요. 카테고리 분류일까요. 밸리 테마 분류일까요. 복합일까요.
    그래도 이상;;;
  • hkmade 2008/10/17 17:59 #

    히히.. : http://valley.egloos.com/my/content/post_list.php?c=egloo
    이화면을 원하는데 말이죠. ^^
  • 렉스 2008/10/18 00:14 #

    심플한게 좋은데 뭔가...붙네요. 굳이 말이죠 흐;
  • 魔神皇帝 2008/10/18 08:21 #

    어라... 그런 신기능도 생겼나요;;;
    전 대문(?)만 바뀐거 보고 그냥 밸리 돌아다니느라 그런거 신경도 못썼는데...(...)

    이글루 변화야 '니네는 일안하고 돈만 받삼?' 이라는 상부의 압박에 못이겨 만든거 같습니다.
    라지만 왜 변하는게 다들 개악이련가요;;
  • 렉스 2008/10/19 00:14 #

    이번 개편이 상당히 그렇게 보인다는게 저만의 의견이 아니라는거...
    그게 참 정말 문제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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