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그 이후. [집히는대로 앨범담

예상대로 일어나서 활동을 해보니 목과 어깨로 내려오는 부근의 근육이 뻐근하다. 뭐 그렇게 심하게 논 것도 아니고, '소풍'이라는 컨셉에 충실했건만. 이런 저질 체력 보라지. "훠킹 소샬~ 쏘 훠킹 다이이이~"이라고 소리 치는 험한 락페에서 놀았다간 병원에 실려갔겠구려. 나름 좋은 날씨가 받춰줬고, 어디든 돗자리를 깔고 앉기 편한 이 페스티벌을 경험해보니 '갯벌 페스티벌'을 경험한 분들의 고초가 새삼 상기되었다. 어땠을까.

특정 팀만 목숨 걸고 챙겨보자가 아니었고 - 언니네 이발관 정도만 제외 - 될 수 있으면 타임 테이블 안에서 내실있게 챙겨보자여서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단위단위마다 사운드 샤워를 맞은 기분이랄까. 음악이란 참 신기한 녀석 같다. 사람들의 보컬도 신기하고, 멜로디언도 신기하고, 아코디언도 신기하고, 기타 칠 때 밟던 페달도 신기하고, 드러밍들도 신기하다. 별게 다 신기하다. 정갈히 앉아 박수 짝짝 칠 때의 기분도, 어느새 얼~하며 플레이를 빤히 쳐다보는 자신을 재확인할 때의 기분도, 고함을 지를 때도(왜 질렀냐;), 모든 쇼가 끝났을 때의 삭막한 기분도 어떤 벅참도, 손바닥을 쳐다볼 때의 기분도 제각각 다르다. 그걸 총체적으로 어떤 기분으로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아 정말 멋진 음악들이다. 이런 음악들을 만든 이들을 여전히 지지하고 챙겨 들어야지, 겸허한 자세로 듣고 잘 쓰자, 앞으로도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지지하자. 이런 다짐은 아니다. 이런 다짐들은 한다는 걸 상기하는 즉시 왜 그런 촌스러운 생각을 하는겐가하는 자기 속의 단속을 하게 된다. 그냥 앞으로 내 방식대로 듣고 내가 향유하고 소화하고 그럴 뿐인데, 그런 것들의 기준을 새로 수립하여 다짐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맡길 뿐이다.

음악 고마워~라는 인사를 건네지도 않는다. 얼얼함을 추스리게 만드는 다시금 이 일상 속에서 나는 그냥 듣다가 쉬다가 딴짓 하다가 또 듣는다. 그 반복. 싸이월드의 BoysGirls Love Music = BGM 같은 헛소리로 음악이 소비되는 꼬락서니에나 함몰되지 않게 내 소유물들을 중히 여기며.


덧글

  • 유로스 2008/10/20 13:59 #

    혹시 공식책자 읽어보셨나요? 페스티발 소개글 읽고서 뭥미 했습니다.
  • 렉스 2008/10/20 22:27 #

    가격이 5,000원이라서 안 샀는데...옹 무슨 내용이 있었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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