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집히는대로 책담

오쿠다 히데오 [라라피포]

오쿠다 히데오 저 / 양억관 역 | 노마드북스


초반부터 질퍽한 성애 묘사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성애 묘사에 공을 들이진 않는다. 이 책이 닿고자하는 목표와 다르다는 이야기. 등장인물들은 그들 스스로 성을 소비하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공급책으로서의 유통자이기도 하며, 최종 소비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가열차게 성을 소비할수록 피폐해지는 정신은 물론이거니와, 파국에 가까워진다는 것. 여기까지만 읽으면 성을 소재로 한 고루한 교훈극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엔 설교엔 관심없다. 분출하고 덕지덕지 붙는 애액처럼 반질하게 미끄러지는 문체와 시원시원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후딱 읽히는데 그만큼 재밌고, 거부감도 덜하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일본 사회를 걱정하는 근심어린 시선은 진심으로 느껴진다. 이슈성과 도색성이라는 아슬아슬한 줄을 자처하며 타면서도 너절함으로 추락하지 않는다. 잘 읽히고 웃기고 슬픈 이야기다.

+ 현재 [내 인생, 니가 알아?]라는 제목으로 표지와 표제가 바뀐 상태로 팔리고 있다. 원서 커버가 책의 내용에 완전 제대로인데 한국 출판본은 둘다 에러. 게다가 제목도 지금 바뀌었으니 에러 중첩.

by 렉스 | 2008/11/17 10:48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9)

황석영 [오래된 정원]

황석영 [오래된 정원] 1~2권 / 창비

- 내가 곁에 있었다면, 우린 다 같은 딸인데도, 내가 엄마가 되었을 것 같애. 내 손으로 쓰다듬어주면 너의 그슬린 머리카락은 푸슬푸슬 부서져내리고 손가락은 타다 남은 삭정이 같았겠지만.

- 당신은 그 안에서 나는 이쪽 바깥에서 한 세상을 보냈어요. 힘든 적도 많았지만 우리 이 모든 나날들과 화해해요. 잘 가요, 여보.



눈물을 흘리니 좀 낫다.

by 렉스 | 2008/11/14 10:52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7)

우석훈 [직선들의 대한민국]

직선들의 대한민국
: 한국 사회,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지다
우석훈 저 | 웅진지식하우스
 

 
경제이성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해도 또 다른 도덕이나 가치에 대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한국 사회는 일종의 '경제 종교'가 움직이는 단계에서의 악몽이다. 아무리 땅값과 집값이 올라도 집이 없는 50퍼센트에게는 경제적으로 아무런 이익이 없고, 뉴타운이 결정되더라도 그 당시에 결정을 한 사라들 가운데 10퍼센트만이 원래 동네에서 살 수 있다는 명백한 현실이 그들의 마음을 바꾸는 데 전혀 작용하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P69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불도저의 미학'만이 살아남고, '패권주의 미학'의 속성만 강해지고, 강한 것을 숭상하고, 거대한 것을 사랑하며, 인공적인 것을 찬미한다면, 여성.외국인 노동자.20대와 같이 힘없고 약한 존재들, 그리고 멸종 직전에 힘겹게 버티는 것들을 모두 죽어 마땅한 존재일 뿐이다. 자기 힘으로 살 수 없어 죽어가는 것들을 도와주거나 동정하면 오히려 한국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게 지금 우리가 가진 패권주의 미학이 사람들에게 세뇌하는 이데올로기다.
- P192

================ 그럼에도, 읽는 이들의 이해를 쉽게 구하는 방식이라고 치더라도 영화계와 대중음악계에서의 생태 미학 예시는 와닿지 않았다. 김규항이나 진중권의 영화 이야기를 볼 때도 느껴지는 현격한 거리감과 공감 부족의 상황. 난 이런 대목을 볼 때마다 허약한 산소통을 멘 우주복을 입은 기분이 든다.

by 렉스 | 2008/10/22 10:29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4)

우석훈씨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88만원 세대]를 제외한 우석훈씨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지승호씨와의 인터뷰집은 우석훈씨 책을 한두권 읽고 난 뒤에 읽는게 낫다 싶고, 공저 도서가 아닌 단독 저술이 좋겠죠? 머리에 뭐 좀 넣어야겠습니다. 이글루스 독서 블로거들(당근 타 블로거들도 가능)의 도움 부탁드립니다.

+ 추천 외 딴소리(예시 : 우석훈씨 솔직히 별로지 않나요. 군시렁 / 요즘 자주 보이는 개오덕체)는 바로 삭제.




by 렉스 | 2008/10/15 11:20 | [집히는대로 책담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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