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_뭔가를 접하며

충전중 포스팅.5 : 전투기 애니가 좋다.

난폭한 분류법과 막말을 쓰자면, 열혈계의 로봇 파일럿들은 감지도 않은 머리결을 가지고 소리만 빽빽 질러대고, 리얼계의 파일럿들은 약물치료나 받아야 할 우울증 환자놈들이 전장에 나서서 민폐나 끼쳐댄다.(그런데 요즘은 이런 구분법도 별 소용이 없는 듯)
굳이 분류하자면 전투기 애니의 파일럿들의 기질은 리얼계에 가까울려나.
그럼에도 좀더 차분하고 나즈막하고 침착한 그들이 좋다.
움직임
성능
임무, 이 화려한 볼거리에 자연스럽게 매료된다.

by 렉스 | 2008/11/09 16:28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덧글(18)

충전중 폭주 포스팅.3 : 양영순의 두 만화 출판본.

왼쪽이 중앙Books에서 출간한 [란의 공식](1권에서 발췌 찍음), 오른쪽이 김영사에서 출간한 [천일야화](5권에서 발췌 찍음)이다. 애초에 조금 다른 색감의 베이스로 시작한 만화들이긴 하지만 유독 [천일야화] 쪽이 출간된 버전이 좀 어둑하다. 기회가 되시면 양쪽을 한번 비교해 보시길. 읽는 입장에서 어떤 쪽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가시리라 믿는다.

아무튼 포스팅을 한 이유는 최근 이 공지(독자분들께 올리는 사과문) 때문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작가의 진정한 대표작을 하나 보기가 참 여러 이유들로 인해 쉽지 않구나라는 한숨. 아쉽다.

by 렉스 | 2008/11/08 17:30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덧글(0)

오바마, 마지막으로 몇자만 적는다.

- 심술의 근원은 그거다. 새로운 대통령이 열어갈 '변화하는 안정된 미국의 미래'가 '안정된 관련 국가의 미래'와 연관이 되는 지금(뿐만이 아니라 언제나)의 이 현실, 언제까지나 이래야 하는지 참 심술이 난다.

- 일부 네티즌들의 '잘 빠졌다. 잘 생겼다' 이야기엔 코웃음만 치겠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외모 관련 편견'의 화살촉이 돌아오는 것은 오만 손시레를 치지만, 매체를 보는 자신들의 편견서린 시선에 대한 반성은 약하기 마련이다. 자알 생겼지. 황박사나 홍막장도.

- 당선 순간의 하루를 2002년말의 우리네 풍경과 비교하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이상한 '희망의 근거'를 확인한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변화와 안정'을 택했던 뜨거웠던 한 때가 있었음을 자위하고 흐뭇해한다. 사람들의 이런 망각증 덕에 2002년 이후의 일들은 잊혀진다. 그런 사람들의 머리 속엔 2002년말의 당선 당시와 '봉하마을'만 있을 뿐, 새만금도 없고, 대추리도, 이랜드도 없다.

- 자잘한 사람들의 머릿 속을 뛰어넘는 것은 역시나 이 나라 집권당이 제공하는 거대한 개그 공개 프로그램이다. 이발을 한답시고 귓등으로 TV에 나오는 소음(?)을 듣자니 집권당 대변인이 한다는 소리가 "그 까다로운 부시 정권과도 잘 맞췄으니, 새로운 오바마 정권과도..." 운운한다. 그들이 말하는 '잘 맞췄다'는 소리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국제 사회 안에서의 합리적인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정의로운 맞다이'를 깠다는 소린지, 뭐 달라고 하기도 전에 알아서 넙죽 혀 낼름거리며 잘 갖다 바치신건지.

암튼 노선이 '같다고' 이미 그들은 자위하며, 사랑의 연서를 보낼 작정인 모양이다. 이 개그쇼는 이제 파일럿을 띄우며, 시청률을 간보고 있다. 몇 시즌까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핀 오프물인 보수(?) 논객 트랜스포머쇼도 기대하시라. 그런데 식사할 때는 보지 마라. 좆나 역겹다.

문득 이명세 감독이 강동원을 두고 '나와 정신적 유전자가 같다'던 연예뉴스의 덧글란이 복작거린 기억이 난다.

- 샴페인 터트린 이후 그쪽들은 오늘부터 인선 만들고, 내년 집권을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우리 쪽은 시간 좀 버는 셈이지만 과연 FTA 관련 비준 문제는 어떻게 작용할까. 그 2.3개월 동안 '집권당과 오바마는 세계 변혁을 위한 같은 시선, 같은 길을 걸어요 호호' 홍보 잠금 장치를 하겠지만 언뜻 봐도 정체성은 확연히 다르고, 막상 오바마 쪽이 FTA 비준 관련 문제 다시 건드리면 '절대 재협상은 없다'고 단언하던 집권당은 어쩔까? 나는 새 정권 들어서서 한가지를 깨달았다. '설치류'는 '설설' 기어서 설치류더라.

- 오바마라는 사람은 한 나라의 성숙이라는 지표를 세계 만방에 알렸다. 그래서 희망의 근거가 되었다. 사람들은 다시 존.F.케네디의 모습을, 마틴 루터 킹의 모습을 유튜브에서 뒤지며 열띤 감정을 발화시킨다. 오바마에겐 앞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있다. 이 팬덤들은 앞으로 오바마에게 어떤 식의 시선과 손길을 보낼 것인가. 오바마도, 그쪽들도... 모르겠다. 난 왜 아직 기미도 보인 적 없는 '변화'에 대해 미리 긍정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걸까. 구경거리로 즐기기에도 이 나라의 삶이 너무 팍팍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가지를 알았다. 사람들은 과정이든 결과든 '상징적 지표'들을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나라에서 '한류'나 '웰빙' 같은 단어가 마케팅 가치를 띄고 있는 모양이다.

- 여담 :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제 이렇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여성 대통령 한번...이라는 분위기인데, 내가 보기엔 지금 있는 그 '마초'여성들은 양쪽 다 사양이다.

by 렉스 | 2008/11/06 11:32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1) | 덧글(21)

가을나들이 : 서울대공원 동물원




[슬라이드쇼 : 무려 93장이라니...ㅠ.ㅜ);;;]

여름에 노래를 부르면서 언제 갈까 재다가 역시나 선선해질 날씨를 기다리다 얼마전 다녀왔습니다. 동물원은 예상하시겠지만, 즐겁고도 스산한 곳입니다. 반야행성 기질을 지닌 동물들이 오후에 게으른 잠을 청하고, 사람들은 그 한산한 풍경을 지켜봐야 하고, 철창 안에서 풀이 죽은 동물들을 볼 때의 기분도 참 착잡한 면이 있습니다. 스펙터클 보다는 가라앉은 공기를 더 자주 느껴야 하며, 그 가라앉음을 깨는 꼬마 관객의 빽빽거리는 울음소리도 간헐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동물원이 매력적인 곳이라면 도심과 떨어진 곳에서의 공기와 더불어 게으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갇힌 동물들의 입장에선 인간들의 게으름을 위무해야 할 의무는 없건만,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곳이죠. 하아.
입구에 들어서면 홍학떼들이 방문객들을 반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들로 소통하는 그들을 보자면, 저같은 사람들의 입장에선 공룡들의 움직임을 유추해보곤 합니다.
대롱대롱 달린 건초더미를 먹는 기린. 이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전망대(?)도 설치했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이 전망대는 몇년 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늙은 오랑우탄이 안겨준 늙음과 외로움의 정서는... 좀 슬펐습니다. 그런데 들순이는 이 오랑우탄이 자신의 코딱지를 파낸 후 입에 넣은 광경을 보고 말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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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렉스 | 2008/11/05 11:18 | _뭔가를 접하며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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